4대강 사업, 이상과 현실

by 최영남

4대강 사업, 이상과 현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을 공약하고 당선되었다. 가능성 논란과 반발이 일자, 2008년 6월 포기하고, 1년 후 2009년 6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가뭄 등에 대비한다며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예비타당성조사ㆍ환경영향평가 등 사전절차와 공사 발주ㆍ입찰 등 거쳐 2009년 10월부터 사업이 시작되어 2012년 말 주요 공사가 완료되었다.


오랜 기간 우리 사회의 이슈였다. 시작 무렵 필자는 양평군 환경위생과장이었다. 군수가 회의 중 “사업 추진이 가능하느냐”라고 물었다.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 이행 등을 고려하면 현 정부에서 착수가 어려울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환경영향평가는 사계절 영향분석하고, 결과를 정리해야 하는데, 최소 1년 6개월에서 2년이 걸리고, 행정절차 이행 기간 등을 고려하면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토해양부 국장이 주관하는 환경영향평가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한강유역환경청 환영영향평가과장, 교수, 전문가 및 팔당 상류 시군 환경과장이 참석했다. 평가를 빨리 진행하는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일방적 회의 진행과 굳은 표정의 한강유역환경청 과장, 당황해하던 교수, 전문가의 모습이 생생하다. 끝난 후 참석한 과장과 합의 서명하지 않고 바로 왔다. 양평군 지역 담당했던 평가업체가 찾아왔다. 4억 원 예산을 들여 진행한 양평군 자연생태 조사 결과를 주었더니 고마워했다. 환경영향평가는 약 4개월 만에 이뤄졌다.

공사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2010년 필자가 경기도에 전입한 때 보상과 동시에 공사가 한창이었다. 환경단체, 야당이 반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진행됐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는 대국민 홍보에 주력했다. 특히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가장 적극적으로 기획관실에 홍보 T/F를 만들어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 등 주민 홍보에 집중했다. 현장에서 가까운 경기도팔당수질개선본부도 덩달아 바빠졌다.

팔당호 주변 지역에서 영농하던 농가들 반발이 거셌다. 두물머리 인근에서 농촌체험장을 운영하던 농가. 11 가구 중 네 가구가 이전에 끝까지 반발하며 오랜 기간 공사가 지연됐다. 시민단체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관여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신자들이 교대로 매일 미사 드리며, 반대 여론화와 정부 정책에 맞섰다. 매일 동향을 파악해서 도지사실에 보고하였고, 동향 파악을 위해 주말 미사에 여러 차례 참여도 했다.

2012년 많은 우여곡절 속에 완료되었고, 지금은 남, 북한강을 따라 자전거길이 이어지고, 여주보 등 3개 보는 관광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보 설치는 물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갈수기 수량이나 수질에 도움이 되고 있다. 남한강의 수질은 보 설치 이전보다 좋아졌다. 단기간 무리하게 추진하여 반대 여론과 정치적 입장들이 맞물리면서 과학적인 근거보다는 이념논쟁으로 변질된 측면이 있다. 정상 추진이면 100년 가까이 걸릴 공사를 4년 만에 했다고 하니! 무리한 추진은 비난받을 수 있지만, 과학, 경제적인 분석 없이 무조건 해체주장은 국가적으로나 자연환경보전 차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한강의 여주, 이포, 강천보만 해도 녹조의 발생이 거의 없으며, 다수의 지자체나 기업이 용수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여주와 양평의 가뭄과 홍수 피해 감소가 데이터로 나타나고 있다. 보 해체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해체 시 적응이 끝난 생태계는 또다시 급격한 변화를 겪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금강수계 보 처리 방안이 2020년 금강유역관리위원회에서 의견 제시하고, 2021년 8월 국가유역관리위원회에서 의결되었다. 세종보 해체를 제안하되 해체 시기는 자연성 회복 선도 사업의 성과 및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고, 공주보는 교각은 그대로 두는 부분 해체, 백제보는 장기간 관측(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평가한 경제성 분석, 안전성, 수질․생태, 지역 인식 등을 고려하여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논의 과정은 전문가, 시민단체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금강 유역관리위원회 정책분과위원회에서 이뤄졌으며, 2021년 5월부터 지자체 의견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기도는 당연직으로 도지사 대신 필자가 논의 과정에 참여했다. 지자체에서 온 공무원들은 대부분 해체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시도지사가 민주당 소속이므로 반대의견을 제사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민간위원은 소수만이 문제를 제기할 뿐 대부분 위원이 해체에 찬성하거나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한강, 금강 보 관련 논의할 때, 일부 학자, 시민단체 관계자는 논리 없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 사항으로 제시하고, 국민의 동의를 받았다며 과학적인 근거 제시 없이 해체를 주장했다. 환경부는 급히 결론 내려는 분위기가 강했다. 세종시, 충남․충북도 등이 환경부의 설문조사 결과와 방식에 이의제기하여 2020년 7월 다시 했다. 설문 내용이 지역 주민보다는 전 국민의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결과는 해체 의견이 많았다. 실제 가보거나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으므로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많은 난제가 있다. 해체 시기를 뚜렷하게 명시하지 않았다. 해당 지자체나 주민들의 반발도 크다. 공주보 개방으로 농민들의 지하수 관정 운영비가 개방 전 2, 3만 원에서 20만 원 이상 들어간다는 보도도 있었다. 당시 환경부는 개방으로 지하수의 수위 저하나 지하수량 분석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지하수를 이용하는 경우 양에 대한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지하수 관정으로 인한 추가 비용(전기세 등)과 지하수 오염 문제는 어떻게 할지도 숙제다.

보령댐 저수량 부족으로 충남 서부권 8개 시군(서산, 당진, 홍성, 태안, 보령 등)에 2015년 10월 8일부터 2016년 2월 16일까지 132일간 용수 20%를 줄이는 제한 급수가 시행됐다, 주민들은 용수 감량으로 수압이 낮아져 물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많은 불편을 겪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부여군 규암면 백제교 인근에서 외산면 반교천 상류까지 21㎞를 연결하는 금강∼보령댐 도수로 설치하여 보령댐으로 흘려보내는 길을 열었다. 보령댐 저수율과 가뭄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가뭄 극복 대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녹조 발생 등 깨끗한 원수 확보 대책으로는 미흡하다.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물 부족은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우리의 일상, 건강, 그리고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다. 개인, 지역사회, 그리고 정책 차원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접근을 통한 근본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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