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혀 있던 길, 의지로 열다

by 최영남


“불가능하다”는 말 앞에서 — 옥천면 군 관사 이전 이야기

옥천면 외진 곳에 20여 세대의 오래된 군 관사가 있었다. 단독 주택 형태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여주–춘천 간 고속도로가 지나며 철거 대상이 되었다. 군부대는 이전을 검토했지만, 적합한 대상 지는 하수처리구역이 아닌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Ⅰ권역에 위치해 있었다. 법적으로 800㎡ 이상 건축물은 증축이 제한되므로, 이미 그 기준을 통과한 규모였다.


답보 상태의 민원, 그리고 첫걸음

2007년 8월, 환경관리과장으로 발령받았을 때 이 문제는 양평군의 주요 현안 중 하나였다. 군부대 인력이 많은 만큼, 민선 군수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민원이었다. 하지만 전혀 진전되지 않고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환경부를 방문했지만, 담당자는 부정적이었다. “굳이 새로 짓지 말고 읍내로 전세 얻어 이주하라.” 그 말은 현실을 외면한 조언이었다. 환경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완벽한 논리 개발이 필요했다.


현장 조사와 논리 구축

우선 면밀한 현장답사를 진행했다. 기존 관사는 낡았고, 정화조는 연결 관로조차 찾기 어려워 오수가 거의 그대로 방류되고 있었다. 군부대도 예산 확보의 어려움 속에서 간절히 이전을 원했다. 환경부를 여러 차례 찾아가며 설득했고, 실무자는 “양평군에서 명분을 제시하라”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기존부지와 대상지를 비교 분석했다.


전문가와 교수들과 함께 현장을 확인하고, “이전이 수질관리 측면에서 월등히 유리하다”라는 의견서를 작성해 환경부에 제출했다. 국방부와도 공조하여 압박을 병행했다.


마침내 열린 문 — 환경부의 승인

여러 차례의 설득과 논리 개발 끝에 환경부 실무자는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고, 2008년 4월, 이전 가능하다는 공식 의견을 받았다. 법적인 제약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이었지만,

합리적인 논리와 끈질긴 노력으로 해결해 낸 결과였다. 양평에서의 뜻깊은 선물이었다.


“옮길 수 없다”는 말 앞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옮길 수 없다.”라고 했다. 수많은 제약과 상황의 벽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단념 대신 열정을, 망설임 대신 확신을 품었다. 매 순간 부딪히며 깎여 나간 인내는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군 관사 이전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행정 성과가 아니라, 공직자의 사명감과 리더십이 어떤 결과물을 가져오는지를 알게 해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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