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속 삶, 소통의 정치 배우다.
기술서기관으로의 승진, 그리고 의정의 현장
2019년 1월, 기술서기관(4급)으로 승진하며 나는 경기도의회 도시 환경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부임했다. 도시주택실, 환경국, 수자원본부, 보건환경연구원, 경기도시공사 등 도민의 삶과 밀접한 기관들을 담당하였다. 행정의 현장에서 정책의 현장으로, 나는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열었다.
환경직으로서 이 자리에 오른 것은 두 번째이자 마지막 사례였다. 현재는 환경직이 갈 수 없는 자리이기에, 나의 경험은 더욱 귀하고 소중하다. 제10대 의회 당시, 도시환경위원회는 14명 전원이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덕분에 안건 심의와 의사 결정 과정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었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의정의 본질을 조금씩 체득해 나갔다.
수석전문위원의 역할은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선다. 의원들이 예산심의, 조례 제·개정, 일정 관리 등 의정 활동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집행부와의 소통을 조율하는 중간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정책의 흐름을 이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행정과 의정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고도의 전문성과 섬세한 조율 능력을 요구했다.
이 시기는 나에게 있어 행정의 깊이를 더하고, 정책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 기술직 공무원으로서의 전문성과 의정 지원자로서 책임감이 조화를 이루며, 공직자로서의 시야가 한층 넓어졌다. 나는 그 속에서 또 한 번 성장했고, 공직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겼다.
인간적인 유대와 정치의 현장 — 의회에서의 또 다른 성장
정치적 성향을 떠나, 인간적인 유대 속에서 재미있게 근무했던 시간이었다. 지역 행사에 함께 찾아가 힘을 실어 주고, 기고문과 축사, 연설문, 홍보자료 등 수많은 글을 써 주었다. 주요 사업 현장을 함께 둘러보고 토론하며, 때로는 밤늦게까지 술잔 기울이며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었다. 행정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가 있었다.
물론 갈등도 일부 있었다. 해외 연수 과정에서 자신이 추천한 업체가 탈락했다며 거세게 항의하던 의원이 있었다. 그 의원은 수원 지역 구에서 여행사 사장을 인사시키는 등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북유럽 연수에는 5개 여행사가 지원했고, 4명의 의원과 내가 함께 심사했다. 대부분의 업체는 책자까지 준비해 열정적으로
설명했지만, 그 의원이 추천한 업체는 단 몇 장의 제안서에 무성의한 태도로 응했다. 결국 다른 업체가 선정되었고, 이후 그 의원의 항의가 이어졌다.
몇 차례의 항의를 견디다 못해, 나는 해당 의원에게 강하게 입장을 표시하고, 다른 의원들에게도 상황 설명을 한 후 공식 석상에서 여행사 선정에 문제가 없음을 명확히 밝혔다. 이후 직원 들은 그 의원에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지만, 나는 연수 과정에서 오히려 더 배려했더니, 그는 미안해하며 친근하게 대했다. 이후 별다른 문제없이 잘 지냈다. 그는 약간 튀는 행동으로 같은 당 의원들에게 눈총을 받았지만, 정작 본인은 이를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결국 다음 공천에서 밀리자, 탈당 후 다른 당으로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반면, 지금까지도 끈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의원들도 여럿 있다. 그들과의 인연은 단순한 업무를 넘어선 삶의 교차점이었다. 오랫동안 행정에서만 일하다가 의회에서 근무하며, 나는 새로운 방향을 보게 되었다. 정치와 행정의 연결점, 그리고 지방자치의 진짜 의미를 체감했다. 단 1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는 또 하나의 성장을 이루었다. 사람을 이해하고, 갈등을 넘어서며, 공직자로서의 시야를 넓힌 값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