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ome in we come out〉(제람)
내가 동성애자로 추측되는 상대와 만나 커피를 마신 기록을 보고 내가 ‘당연히’ 그와 성관계를 가졌을 거라 단정했다. 나는 커피만 마셨다고 했는데 동성애자가 그럴 리 없다며 억측을 굳혔다.
나는 관심병사가 되었다. 나에 대한 압박은 심해졌다. 이것이 나를 지치고 우울하게 했다. 증상은 심해져 군 정신과를 전전하다 결국 군대에서 나오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히스테릭성 인격장애와 자아이질적동성애라는 병명을 얻어 현역복무부적합자로 분류되어 군 정신병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국가가 공인한 동성애자가 된 셈이다.
내가 거짓으로 성소수자인 척한다고 했다. 군 당국은 군 전역심사 자리에서 나에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눈동자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말을 어눌하게 연기하라고 시켰다. 나는 두 차례나 거부했다. 나는 부당하다고 항의했고 그런 나에게 병원 측은 아침과 저녁에 강제로 약을 먹였다.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하다가 독방에 갇혔다. 두 팔과 다리가 침대에 묶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