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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T Jun 07. 2020

창바이산으로 변한 백두산

■ 그 주재원의 서글픈 기억들 (5편 중국 여타 도시-01)

해외 주재 근무 14년간의 기억을 적은 이야기

Paris, Toronto, Beijing, Guangzhou, Taipei,

Hong Kong, Macau

그리고 다른 도시들에서의 기억......



중국 여타 도시


사진) 2013년 9월 백두산 방문 시 찍은 천지 모습.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등 여러 왕조들을 거치면서도 천여 년이 넘는 오랜 기간 이곳은 온전히 우리 민족 영토였다. 하지만 역사와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천지 면적의 약 45%는 중국 영토가 되어버렸다.


베이징과 광저우에 거주했던 것 외에도, 중화권(中華圈)에 근무하면서 출장 등의 사유로 백두산과 같은 중국 내 여러 지역과 도시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워낙 땅이 넓고, 또 지역별 역사나 구성 민족도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방문하는 도시마다 서로 매우 다른 독특한 자신만의 색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언어에서부터 완전히 다른 경우도 많았다. 특히 광둥(廣東) 푸젠(福建), 장쑤(江蘇), 저장(浙江) 등의 토박이들은  지역 언어로 상호 소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언어가 표준어와 워낙에 차이가 크다 보니 나 같은 외국인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한족 중국인들도 그런 지역의 언어는 전혀 못 알아 들었다. 면적이 너무도 넓은 국가가 중국이고 또한 그중에는 과거 역사도 상이한 다른 지역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이러한 차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 아닐지 모르겠다.


천지가 있는 백두산과 그 북쪽 만주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은 오랜 기간 우리 민족의 영토였고, 또 몽고, 거란, 만주 등 북방 민족들의 영토였다. 하지만 이제 중국 영토가 되어버렸고 중국 한족 인구 비중이 무려 90%가 훌쩍 넘는 한족이 가득한 땅으로 변해버렸다. 백두산부터 북쪽의 만주 지역까지 이미 완전히 한족화 되어버린 셈이다.


하지만 과거 한족과는 다른 민족의 영토였고 또 그 역사도 한족의 역사와는 분명하게 차이가 있었던 만큼 만주 지역의 도시들을 방문하면 그래도 아직까지는 중원 한족 지역과는 뭔가 좀 다른 특색을 느낄 수도 있었다.


중국 주재기간 출장 등을 통해 주재 근무 도시에서 벗어나 처럼 다양한 중국의 도시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 기억과 느낌을 지역별, 도시별로 정리하여 글로 올린다.



1. 창바이산으로 변한 백두산


많은 한국인에게 그렇겠지만 중국에 근무하면서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이 우리 민족의 영지(靈地)라고도 불리는 백두산 천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천지에서는 그다지 멀지 않은 베이징에 근무할 때는 좀처럼 백두산에 가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오히려 천지에서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중국 남쪽 끝의 홍콩에 근무할 때 우연히 천지에 가게  기회가 생겼다.


홍콩법인에서 근무하던 2013년 9월 중국지역 전략회의를 백두산 인근 호텔에서 실시하니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드디어 천지에도 가게 되는구나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출장 준비를 했다. 그런데 막상 홍콩에서 백두산에 가려고 하니 항공편이 정말 마땅치 않았다. 백두산 천지와는 직선거리로 약 30km 정도 떨어진 곳의 장백산(長白山) 공항에 도착을 해야 했는데, 백두산이 홍콩인들이 자주 가는 곳이 아니라 그런지 홍콩에서 장백산 공항으로 가는 직항 노선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중국 대륙에 있는 몇 개 도시를 거쳐 가는 길을 찾아야 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중간에 숙박을 하지 않고 당일에 도착하려면 1개 도시만 경유해서불가능했고 2개 이상의 도시들을 경유해야만 했다. 한참을 찾아본 끝에 홍콩에서 상하이, 그리고 상하이에서 다시 선양, 그리고 또 선양에서 장백산 공항으로 가는 노선을 찾아 표를 예약하고 출발했다 직항만 있었다면 4시간 정도면 도착할 거리를 중국 곳곳을 돌아 거의 하루를 다 소비해 가면서 도착하게 된 셈이었다.




백두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08년에 완공했다는 장백산 공항에 도착해 보니, 예상대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작은 공항이었다. 하지만 완공된 지가 년도 되지 않은 신축 공항이라 그런지, 공항의 내부 시설은 상당히 깨끗했고, 또 일반적인 중국의 공항과는 달리 사람도 별로 많지 않았다.


(장백산 공항 모습)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anyoomi&logNo=220054017894&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kr%2F


그런데 공항을 떠나 차를 타고 이동해 숙박할 호텔이 있는 백두산 인근 지역에 와 보니, 작고 조용했던 공항과는 달리 그 지역 일대는 이미 대형 호텔과 다양한 식당이 즐비하게 들어선 꽤 큰 관광단지로 개발되어 있었다.

 

중국의 대형 호텔 체인들만이 아니라 Westin, Sheraton, Crowne Plaza, Holiday Inn 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외국계의 호텔 체인점들도 백두산 인근 지역에 이미 들어서 있었고, 관광단지 내 식당 등 유락시설도 많았는데, 외관과 운영 수준 또한 중국의 웬만한 지방 소도시 수준이 아니라 베이징, 상하이 등과 같은 대도시의 수준과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미 그렇게 상당한 규모와 수준을 갖춘 시설들이 완비되어 있었음에도, 단지 안의 곳곳에서는 여전히 시설 확대를 위한 건설 공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사진) 백두산 인근 중국 영토 내 숙박시설 및 부대시설 (2013년 9월)   


사진) 투숙했던 호텔의 로비 창 밖으로 보이는 호텔 인근 조경 (2013년 9월)


(백두산 인근 관광단지에 있는 호텔 소개 자료)

1. https://befrend.tistory.com/m/1064

2. https://m.blog.naver.com/bada0235/221340328033

3. https://blog.naver.com/shinwoocnt/221773831192




그런데 사실 백두산 한반도와 인접한 곳에 있는 산으로서 중국 입장에서 보면 중국 동북 끝 변경 오지에 있는 산이다. 아울러 백두산이 전통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5대 명산만큼 중국인들에게 익히 알려진 산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굳이 공항까지도 새로 건설해 가면서 천지 일대를 그렇게 대규모 관광단지로 개발을 해왔,  추가로 확대하는 공사까지 하고 있는 이유가 좀 의아했다.


(중국의 5대 명산)

https://m.blog.naver.com/1472hsk/221172288923


그러던 중 그 배경에는 중국의 역사 왜곡 정책으로 유명한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주는 물론 심지어 한반도 지역까지도 모두 중국 지방 정부의 역사일 뿐이라고 왜곡하는 악명 높은 '동북공정' 말이다.


 동북공정 일환으로 한국인뿐 아니라 백두산 인근 지역에 다수 거주하고 있는 우리 동포 조선족도 오래전부터 민족의 영지(靈地)로 간주하고 있는 그 백두산이 결국에는 중국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각인시키고 또한 지역을 보다 더 빨리 한족화 또는 중국화 하기 위해서 그런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백두산 일대는 물론 그 훨씬 북쪽 지역까지온전히 중국의 영토였다고 보기만은 어렵다. 고구려, 발해가 있던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근세 조선 시절에도 조선 정부는 그 지역을 간도(間島) 또는 서간도(西間島) 등으로 부르며 관리를 파견해 관할할 정도로 영토 관할권을 강하게 주장해 왔던 지역이다. 실제로 당시에는 그 지역에 거주하던 주민 역시 조선인이 다수였고 그 지역의 농지도 대부분 조선인이 개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중 1905년에 조선의 외교권이 일본에 의해 박탈된 이후, 일본이 조선 대신 청나라와 협의하면서 남만주 철도 부설권을 청나라로부터 얻어내는 대가로써 그 땅을 청나라 영토로 인정해 버렸다. 그 협약이 바로 1909년에 체결됐던 '간도협약인데, 조선과 청나라 두 나라가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분쟁지역을 당사자인 조선을 제쳐두고서 일본이 맘대로 청나라에 넘겨준 그런 치욕적인 협약이다.


(간도협약)

https://m.terms.naver.com/entry.nhn?docId=1055780&cid=40942&categoryId=33398

(간도협약, 조선의 팔이 잘려 나가다)

https://m.blog.naver.com/autoclassic/220804752136




백두산이 워낙 한국인에게는 관심이 높은 곳이다 보니 과거 한때는 백두산에 오는 관광객들은 한국인이 거의 전부였고, 따라서 주변의 호텔이나 시설들도 주로 한국인이나 한국계 자본으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한다. 그런데 2006중국 정부가 환경보전 등을 이유이러한 호텔들의 철거를 명령했고 결국 대다수가 철거되거나 소유권이 중국인에게 넘어가게 되었.


그리고 그 이후에는 중국 정부와 중국인이 주도하는 백두산 지역 투자가 본격화되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인이 주도하던 백두산 지역의 관광 사업이 중국인과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온전히 대체되어 버린 셈이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나니 백두산 인근의 깨끗한 신축 장백산 공항, 화려하고 편리한 대규모 시설들이 그저 기분 좋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마치 백두산 일대에 그나마 남아 있던 우리 민족 영혼의 흔적들을 도려내고서 중국 한족의 것으로 바꾸는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왜곡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백두산내 한국인 소유 호텔 철거, 2006년 기사)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2&aid=0000129492

(중국 리조트만 남은 백두산 관광지, 2013년 기사)

http://news.kbs.co.kr/news/view.do?ncd=2611228




사진) 백두산 천지 인근 지역 모습. (2013년 9월)


백두산 일대는 원래는 조선족 자치주인 연변 자치주 정부가 관리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은 1986년에 백두산 천지 일대를 국가급(國家級) 자연보호 구역으로 설정하면서  관할권을 자치주에서 박탈하여 이제는 국가가 직접 관리를 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는 한때는 중국에서도 일부 혼용되어 사용하던 백두산이란 명칭 사용을 금지시키,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한 '창바이산(長白山, 장백산)'이라는 명칭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우리가 독도(獨島)라고 부르는 섬을 일본에서는 굳이 다케시마(竹島, 죽도)라고 바꾸어서 부르는 것과 같은 행태인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2006년 유네스코에 백두산을 창바이산이란 이름으로서 '중국의'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했었던 바도 있다. 그 이전에 2004년에는 만주의 고구려 유적지를 역시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은 백두산과 그 일대에 대해 다양한 방면에서 완전한 중국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조만간 백두산이라는 지명은 중국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사회에서도 철저히 잊히고 그 산은 오로지 '중국의 창바이산'이란 이름으로만 통용되고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이미 구글 지도에도 백두산은 'Changbaishan'으로 표기되어 있다. 백두산이라는 한국 이름은 단지 괄호 안에 병기되어 있을 뿐인데 그 조차도 한국어식 발음이 아니라, 중국식 발음인 '빠이토우산(Baitoushan)'으로 표기되어 있다. 천지 역시 한국식 발음인 'Chunji'가 아니라 중국식 발음인 'Tianchi(티엔치)'로 표기되어 있다.  압록강과 두만강 또한 모두 중국에서 부르는 발음대로 'Yalu River' 및 'Tumen River'로 표기되어 있다.


(구글 지도의 백두산 및 천지 영문 표기)

https://goo.gl/maps/VQvmrFZp2ydxuPk59


안타깝지만 이미 백두산과 천지 그리고 백두산이 발원지인 압록강과 두만강은 국제적으로는 중국의 창바이산, 티엔치, 얄루, 먼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동해라고 부르는 바다가 전 세계 대다수 국가의 지도에서는 일본해로 표기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이곳에서도 이미 굳어버린 이다. 오죽하면 국내 공영방송에서 조차 창바이산이라는 명칭으로 방송을 하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겠는가?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15&aid=0004222824

(백두산은 창바이산으로 바꾸려는 중국의 야욕)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36




백두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연해주 지역에서도 우리는 이미 비슷한 아픈 역사를 경험한 바 있다. 연해주에 거주하 18만 명에 달하는 그 많은 우리 동포 고려인들 1937년 러시아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고, 이후 러시아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도시와 항구를 건설하고 러시아인들을 대거 그 땅으로 이주시켜 그 땅은 블라디보스토크처럼 이제 너무도 철저하게 러시아의 땅이 되어버렸다.


블라디보스토크를 한번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도처에 백인 천지였다. 그런데 2018년 기준 블라디보스토크 총인구가 약 60만 명이라 하니, 90여 년 전 연해주에 거주하던 18만 명의 조선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지 않고 그 땅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현재의 블라디보스토크 인종 구조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 백두산 천지도 1962년 북한과 중국 간 체결된 '조중 변계조약(朝中邊界條約)'에 의하면 면적의 55% 북한 영토로 인정되어 있다고 한다. 즉 천지로만 보면 중국보다 오히려 북한의 영토가 더 크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그토록 백두산 일대에서 우리 민족의 흔적을 지우고 중국의 으로 열심히 대체해 가고 있는 실정에서도 북한은 오로지 핵개발에 집착하여 먹고살기조차 급급해 전혀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니 너무도 안타깝다.


사진) 백두산 천지 인근에 있는 북한과 중국 간 국경 경계비 사진 중앙에 '조선'이라는 한글이 선명하다. (2013년 9월)


중국화 되어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당장 백두산 일대의 관광 수입 또한 중국만이 독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을 통해 백두산에 접근할 수 있는 한국인은 없으니 한국인 관광객도 모두 중국을 통해서 중국에서 숙식하며 백두산 관광을 해야 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아무리 많아져그 경제적 혜택은 북한은 전혀 지 못하고 모조리 중국인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우리 일행 100여 명이 백두산에서 2박 3일간 회의하면서 지출한 숙박비, 식비, 유흥비 등도 꽤 될 텐데, 그 지출 역시 모두 중국인 손에만 넘어간 것이다.


백두산 천지에서 만났던 관광객 또한 한국인이 여전히 적지 않기는 했지만 이미 다수는 중국인들이었다. 백두산찾는 사람 역시 이제는 중국인이 주류 된 셈이었다. 한국 말을 구사하는 우리 동포 조선족도 일부 보였지만 그들은 관광을 온 사람들은 아니었고 백두산에 온 중국인이나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 주거나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었다.


백두산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난 이유는 2004년 중국 정부가 백두산을 중국의 10대 명산 중 하나로 지정했던 그 이후부터라고 한다. 10대 명산에는 대만과 티베트의 산 등 중국에서 실질적으로 분리되어 있거나 분리되려는 지역의 산도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중국 정부가 전통적으로는 한족의 영토 외부에 있던 그런 산들까지 굳이 중국의 10대 명산으로 포함해 지정했던 저의가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한편 이제는 중국인도 그렇게 많이 구경하러 오고, 그 멀리 한국에서도 관광하러 오는데, 어쩌면 백두산의 주인이라고 볼 수도 있는 우리 동포 조선족들은 관광이 아니라 오로지 관광객 대상 영업을 하기 위해 백두산에 오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같은 동포로서 마음이 좀 씁쓸하기도 했다.


사진) 백두산 천지로 가기 위해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계단. 승용차나 버스는 사진 윗부분에 보이는 주차장까지만 이동 가능하며, 이후 천지까지는 이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사진에 보이는 시설 모두 중국이 만든 시설이다. 주차장에 좌판을 깔고 물건을 파는 상인들도 있었는데 그들의 일부는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중국 내 우리 동포 조선족이었다. (2013년 9월)




중국에서는 백두산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도시 중 하나인 홍콩에서 어렵게 항공기 3편을 갈아타고 마침내 백두산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기대에 부풀었던 백두산 방문이었는데 정작 도착해 보니 기분이 썩 좋지 만은 않았다. 초등학교 부터 아마 수천번도 더 불렀을 애국가에 등장하는 우리 백두산이 중국의 자본과, 중국어와, 중국 문화와, 중국인들이 가득한 중국인의 창바이으로 이미 변해버린 것을 깨우치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린 셈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과는 백두산 땅에서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한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못해 안쓰러웠다. 그리고 국토가 반으로 잘려서 백두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한국은 그 땅을 실효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고 있으니 대응할 논리와 근거조차 희박한 실정도 안타까웠다.   


몇 년 전 그리스와, 인접한 이웃 국가 북마케도니아 간에는 국명에 '마케도니아'란 지명이 사용되고 있것과 관련된 이견으로 매우 심한 갈등이 있었고 심지어 전쟁 직전까지 가기도  한다. 북마케도니아가 마케도니아란 지명을 국명 사용하는 것에 그리스가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마케도니아 관련 그리스의 반발)

https://www.yna.co.kr/view/AKR20190121001600109?input=1195m


기우인지 모르겠지만 유사한 상황이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역시 발생해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애국가의 가사에 중국이 시비를 거는 날이 혹여 오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수십 년에 걸친 동북공정 작업을 통해서 고구려, 발해 천여 년의 역사를 통째로 중국 지방 정부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이제는 그것이 마치 당연한 정설인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언급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만나는 자리에서 묻지도 않은 한국 역사에 대해 언급하면서 원래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고 한반도는 중국 영토였다고까지 말했다는 것이 현재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의 판단력 수준인 것을 보면 러한 걱정이 정말 기우라고만은 보기도 어려울 것 같다는 걱정도 든다.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70420/839529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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