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부산, 광주, 군산, 청주, 수지

■ 도시의 향수 (12)

by SALT

공군 학사장교로 군 복무를 했던 나는 대전에 있는 공군 교육부대에서 6개월 훈련받고 임관 후 바로 그 부대에서 3년간 군 복무를 했다. 따라서 내게 대전은 피 끓는 젊은 시절 3년 반의 각별한 추억과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하는 오랜 해외 근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2020년 1월에 대전에 갈 기회가 있을 때 찍은 사진들인데, 대전도 대전역 앞 등 시내 중심을 보면 오래된 건물들이 그대로 방치된 곳도 많고 과거 대비 정말 많이 변하지 않은 도시 중 하나인 것 같다.

대전 동구 역전 4길에 있는 폐가. 3층 건물로 한때는 꽤 화려했던 건물 같은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폐가로 방치되어 있었다.



대전 동구 계족로 383번지 인근의 주택 모습. 건물에 균열이 있어 위험하다는 표지가 이 건물 앞에 부착되어 있었고, 주택에는 거주하는 사람도 없었다. 지도 거리뷰를 보니 과거 기준 거리뷰도 이런 모습 그대로였다. 몇 년 이상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것 같다.



동구 우암로 109번길 13 근처의 건물 모습. 사람도 거주하지 않는 것 같은 매우 낡은 건물 두 채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방치되어 있었는데 두 건물 모두 외벽이 너무 지저분해 인근 동네 전체 분위기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위 장소 거리뷰 사진)

http://naver.me/50tVXDuM



대전 역 바로 앞의 동구 중앙로 198에 있는 건물. 꽤 오래된 건물로 보였는데, 대전에서 군 복무 시 3년 반 동안 이 근처를 여러 번 지나다녔을 텐데도 신기하게도 그때는 본 기억이 전혀 없었던 건물이다.


검색해 보니 이 건물 관련 자료가 있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오래전 일제강점기인 1937년에 건축된 건물로 당시에는 조선 식산은행 대전 지점이었다 한다.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건물이다.


(사진 속 건물 소개 자료)

https://daejeonstory.com/m/6427




사진 좌측의 검은 옷은 그냥 걸려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사람이 있다. 지방에 갈 일이 있어 KTX를 타고 자리에 앉았는데, 어떤 젊은 여성분이 들어오더니 내 자리 옆에 앉자마자 바로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상의를 얼굴에 온통 뒤집어쓰고 잠을 잤다. (2017년 6월 사진)


서울역에서 타고 한 2시간 정도를 가다 나는 목적지에 도착해 먼저 내렸는데 이 여성분은 그때까지도 2시간 내내 이 상태 그대로 있었다. 정말 많이 피곤했던 것 같은데 잠에 떨어져 목적지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기를 바란다




초등학교 때 가본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 40여 년이 지나 오랜만에 2016년 6월 부산에 간 적이 있다. 이하는 그때 찍었던 부산역 인근 지역의 사진들이다.


부산역 인근 지역을 배회하다 꽤 오래돼 보이는 건물이 있어 찍었던 사진이다. 동구 중앙대로 209번길 16에 있는 건물인데 현재는 'Brown Hands'라는 카페로 사용되고 있었다. 검색해 보니 역시 꽤 오래된 건물로 약 100년 전인 1922년 지어진 부산 최초의 개인 종합병원 '백제병원' 건물이었다 한다.


1932년 병원이 문을 닫은 이후에는 봉래각이라는 중국 식당 → 일본군 장교 숙소 → 해방 후 치안대 사무소 → 중화민국 영사관 → 결혼식장 → 1972년 화재로 5층 소실 → 카페 순으로 그 용도가 바뀌었다 한다.


병원, 중국 식당, 군인 숙소, 결혼식장에 화재까지 지난 100여 년간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쳐온 건물인 셈이다.


(사진 속 건물 소개 블로그)

https://blog.naver.com/ljblkd/221330839803



중구에 있는 작은 시장 앞 치킨집 모습 (초량중로 5번길 1). 이 사진을 찍은 날은 6월임에도 꽤 쌀쌀했는데, 2층 창밖 작은 공간에 내어 놓은 화분들이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꽃을 활짝 피워 놓고 있었다.



부산역 7번 출구 근처에 있는 2층 건물. 1층은 식당이고, 2층은 이름도 정겨운 '백조'라는 다방이었다. 인근에 있는 Brown Hands 건물만큼 오래되지는 않았겠지만, 이 건물도 외관을 보면 나름 꽤 오래전에 건축된 것으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나 아니면 해방 직후쯤......

시내 거리에서 다방이란 간판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부산역 앞 '상해거리'에 있는 차이나타운 모습. 이곳이 부산 최대 차이나 타운으로 중국인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일 정도로 오래됐다고 한다.


여기에는 화교학교도 2개나 있지만 화교들의 거주는 점차 줄어들고 대신 사진의 간판에서 보는 것처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러시아나 중앙아시아계 사람들의 거주가 점차 늘어난다고 한다.


부산역 앞 '상해거리'의 술집 모습. 해가 떨어지면 이 거리의 술집들 앞에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 출신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나와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치안도 그다지 좋지 않아 저녁에 혼자 다니기에는 다소 위험한 곳이라 한다.


실제 그래서 그런지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청소년은 아예 통행이 제한되어 있었다. 바로 이 거리 근처에 화교학교가 2개나 있는데 학생들은 어떻게 통행했을지......







광주 출신의 부인을 만나 결혼하더니 아예 광주로 내려가 그곳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만나러 2015년 7월 광주광역시에 갔던 적이 있다.

아래는 그때 광주의 거리를 거닐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광주 궁동이라는 곳에 있는 '중앙 초등학교'인데, 건물 모습이 특이하고 오래돼 보여 검색해 보니 113년 전인 1907년에 개교한 학교라 한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되기도 3년 전에 이미 개교한 매우 오래된 학교인 셈이다.



'중앙 초등학교'에서 멀지 않은 서석동의 '서석 초등학교' 모습. 이 학교는 중앙 초등학교보다 더 오래돼서 1896년에 개교한 학교라 한다. 사진 속 저 건물은 1930년대에 건축된 것이라는데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한다. 사진 속 바위에는 '개교 100주년 기념비'라 적혀 있다. 역사가 오래된 초등학교들이 광주시 이 근처에 꽤 있는 것 같다.



동구 동명로 18에 있는 건물 모습. 그래도 4층짜리 건물인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특이하게도 건물 두께가 건물 아래 주차한 차량 폭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매우 얇다. 폭이 2m 정도밖에 안된다는 얘기인데, 굳이 저렇게 밖에 건축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쨌든 건물 안에 들어가면 좀 답답할 것 같다.



동구 동명로 20번길 1에 있는 카페 모습. 조용한 골목길에 있는 카페였는데, 외부에 걸어놓은 특이한 표정의 어린아이 광고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인적이 없고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한 아파트 단지. 전부 빈집이고 문짝이 부서진 곳도 있었는데, 아마 재건축 직전이라 그런 모습이었던 것 같았다.



조선대학교 치과 병원 앞 도로 맞은편 가로수길. 무성한 나뭇잎으로 만들어진 터널 속을 지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위 가로수길 바로 뒤에 있는 골목 모습. 오래된 골목길의 냄새가 정겹게 느껴지는 것 같다.



광주에서 영광으로 이동하면서 중간에 들러 식사를 했던 바닷가 식당. 역시 소문대로 전라도 음식 맛 정말 좋았는데, 게다가 탁 트인 바다 경치까지 구경하며 식사를 하니 오랜만에 입과 눈이 호강했던 시간이었다.




오래전 고교 야구가 한참 인기 있던 시절, 고교 야구팀 중 '군산 상고'가 꽤 유명했었다. '역전의 명수'라고 불릴 만큼 뒤지던 경기를 9회 말에 뒤집어 역전시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https://blog.naver.com/hjinland/221189848944


전라북도 군산은 한 번도 가본 적도 없고, 군산에 대해서는 오직 그 '군산 상고'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군산 구경 한번 가자고 해서 하루 날 잡아 생애 처음으로 군산에 갔다 왔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군산에 구경할만한 장소가 많이 나오는데, 다른 일정이 있어 모두 다 가보지는 못했고, 경암동의 '철길마을'이라는 곳과 일제 강점기 시절 건축된 일본풍 가옥인 '히로쓰 가옥'이 있다는 신흥동 두 군데를 방문했다.


군산에는 히로쓰 가옥뿐 아니라 군산 세관 등 일제 강점기 시절 지어진 건물들이 꽤 많이 집중되어 있는데, 이유는 군산 일대가 한반도의 최대 곡창지대로 일본이 그 곡물을 수탈하여 일본으로 가져갈 때 군산을 거점으로 삼았기 때문이라 한다.


외관은 아름다운 일본풍 건축물들이 많은 곳이지만 그 이면에는 아픈 역사가 있는 셈이다. (이하 모두 2019년 3월 사진)


'철길마을'이라는 곳이다. 날이 흐리고 쌀쌀해 오래 머물지는 못했는데, 70~80년대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었다.


과거 이곳에 공장이 있었는데 그 공장의 물건을 군산항까지 운반하기 위해 철길이 만들어졌고, 이후 오갈 데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철길 주변에 모여들어 판잣집을 짓고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이 철길마을이 형성되었다 한다.


(철길 마을 소개 블로그)

1. https://blog.naver.com/tjsrud203/221896247443

2. https://blog.naver.com/jooyung421/221399652173



히로쓰 가옥이라는 건물이다. 첫 번째 사진이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공간이고, 두 번째 사진이 정원에서 건물을 찍은 것이다. 목조 2층 가옥인데, 1925년에 등록된 건물이라 하니 약 95년 전에 건축된 건물이다. 군산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던 일본인 '히로쓰 게이사브르'라는 사람이 거주하던 주택이었다 한다.


정원도 그렇지만 건물도 꽤 아름다웠는데, 이 아름다운 주택에서 일본인 한 가정은 나름대로는 풍족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 건너 멀리서 온 그들이 이렇게 넓고 아름다운 주택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바로 그 시간, 원래부터 군산에 거주하던 우리 한국인들은 곡물까지 수탈당하고 '토막집'이라 불리는 너무도 허름한 주택에서 살았다고 하니, 멋진 가옥을 보면서 전달되는 아름다움이 꽤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군산 일제강점기 달동네 토막집 복원 추진 관련 기사)

https://www.jjan.kr/news/articleView.html?idxno=2054128&replyAll=&reply_sc_order_by=C



오래된 일본풍 주택인 히로쓰 가옥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히로쓰 가옥 주변에 새로 건축되는 주택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 일본풍으로 건축되고 있었다. 동네 전체가 일본풍 주택이라 잠시 일본에 온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지인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청주에 있는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 거리의 가로수가 나무에 혹이 붙어 있는 것 같은 특이한 모습이라 찍어 두었던 사진이다. (2016년 1월 사진)


그런데 거리뷰를 통해 이 나무에 나뭇잎이 붙어있는 초여름 사진도 볼 수 있었는데, 나뭇잎이 붙어 있는 모습 역시 꽤 독특해 보인다. 이 거리 주변은 모두 같은 종류의 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었는데 수종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5월에 같은 장소를 찍은 거리뷰 모습)

http://kko.to/CPQPsBkjT




수지구청역 인근 식당 앞모습. 점심 먹고 슬슬 나른해지기 시작하는 오후 3시경에 찍은 사진인데, 식당 뒷문 쪽에서 식당 사장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바쁜 점심시간을 마치고 나른하게 주무시는 모습이다. (2016년 9월 사진)


재미있는 것은 자세히 보면 그렇게 주무시는 사장님 바로 앞에 강아지 한 마리도 몸을 둘둘 말고 같이 자고 있다. 식후 나른한 오후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견디기 힘든 모양인데 잠자면서도 이왕이면 주인의 체취가 느껴지는 주인 가까운 곳에서 자고 싶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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