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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거리, 골목, 건물 (10-08)

■ 2009 ~ 2014년간 홍콩 체류 시 찍은 홍콩의 모습

by SALT


홍콩 전철 West Rail 노선 종점이 있는 곳으로 홍콩의 서쪽 끝에 있는 Tuen Mun이라는 지역의 쇼핑몰 Tuen Mun Town Plaza 출입구 사진. 홍콩은 전철역 중심으로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몰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도 그런 경우로 전철역 인근에 상가와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었다.


Tuen Mun은 다소 외진 곳이고 관광객을 끌만한 시설도 별로 없어 이곳에서는 중국인 포함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볼 수 없었던 곳이다. 한국인도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여기까지 온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Tuen Mun 인근의 도로 교통 표지판. Tuen Mun의 어느 육교 위에서 찍은 사진인데 홍콩은 한국보다 훨씬 많은 한자를 사용하고 있어, 공업촌(工業邨)이라는 한자 옆에 있는 글자도 한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한자로 오해해서 그 뜻을 홍콩인들에게 문의하니, 그것은 한자가 아니고 그저 공장 단지를 표시하는 그림이라 했다.


그림을 글자로 오해했으니 우습기도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한자는 애당초 상형문자로 저런 그림들이 나중에 결국 문자가 되었을 것이니 그런 면에서 그림과 문자를 혼동하게 되는 것도 어찌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인 것 같았다.




Tsim Sha Tsui의 Carnarvon Road. 전형적인 Tsim Sha Tsui 뒷골목 모습인데, 이 거리 근처에는 한국식품점들이 여러 개 몰려 있어, 주말이면 거의 매주 이런 거리를 지나 그 식품점들에서 이것저것 한국 식품을 사 오곤 했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막걸리가 한참 유행이었는데, 이 근처의 한국 식품점에서 시원한 막걸리도 사서 집에 가서 마시기도 했던 기억도 있다.


이 거리 인근 Kimberley Street에 '신세계 마트'라는 단골 식품점이 있었는데, 당시 한류가 홍콩에서도 유행하던 시절이라 작고 좁은 식품점 안에는 한국인보다는 오히려 젊은 홍콩 여성들이 더 많아 좁은 통로를 지나다니기도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그 많은 홍콩인들이 그렇게까지 한국 식품을 찾아 주니 기분은 좋았다.




우리 세대의 한국 남자들은 아마도 누구나 기억할 홍콩 영화배우가 한 명 있는데, 그가 바로 이소룡(李小龍, Bruce LEE)이다. 그는 1973년 7월 불과 32살이라는 너무도 젊은 나이에 사망했는데, 그가 사망 당시 거주했던 집이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거리에 있었다. 집 주소는 41 Cumberland Road, Kowloon Tong이었는데, Kowloon Tong 전철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약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그 집은 내가 방문했던 당시 낡은 빈집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개보수를 해서 이소룡 박물관으로 사용하자는 주장과, 너무 낡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되어 있다가 결론적으로 2019년 철거하기로 결정된 것 같다.


(이소룡 주택 철거 관련 기사)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350576&plink=ORI&cooper=NAVER


어린 시절 한때 이소룡에 한껏 심취해 있었기에 홍콩에 부임한 이후 2010년 5월 9일 이소룡이 생전 살았던 동네를 찾아 간 적이 있는데, 위 사진들은 그때 찍었던 사진들이다. 돈도 많이 번 워낙 유명한 영화배우가 살았던 동네라 그런지, 주변에는 역시 고급 저택들이 많아서 누가 봐도 확실히 부자 동네처럼 보이던 곳이었다.


게다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거리에는 지나가는 행인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을 만큼 너무도 조용한 주택가였다. 아름다운 주택들의 정원에는 마지막 사진 두 장에 보이는 것처럼 온통 빨간 꽃이 피는 나무도 보이는데, 이전에 근무했던 중국 광저우에서도 이런 나무를 봤던 기억이 있다. 아열대 지방에서만 자라는 나무라 서울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한편 이소룡이 살던 집 바로 옆 집이 또 다른 유명한 홍콩 배우 주윤발(周潤發)의 주택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 곳을 방문할 당시에는 그런 사실은 몰랐다.


Tsim Sha Tsui의 Ferry Terminal 바로 앞에 있는 1881 Heritage라는 건물 외부와, 외부 보수공사 모습인데, 사진에 보이는 오래된 나무가 넘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하기 위해 외벽 보수 공사를 하는 것 같았다. 이 사진은 2009년 2월에 찍은 사진인데, 구글 거리뷰를 확인해 보니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도 이 나무는 그대로 이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동일 장소의 최근 거리뷰 모습)

https://goo.gl/maps/chQ7SHo13pUNGkcP7


나무가 잘 자라는 아열대 지방이라 그런지, 홍콩 곳곳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오래된 고목들이 꽤 많았는데, 때로는 그 고목들의 나무 가지가 갑자기 부러지면서 그 아래를 지나가는 행인을 덮쳐 행인들이 부상을 입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1881 Heritage라는 이 건물은 영국이 홍콩을 지배하던 시기인 1884년에 건축된 건물로 당시에는 홍콩의 해양경찰 본부로 사용되었다 한다. 하지만 현재는 유명한 명품 매장들이 즐비한 쇼핑센터로 사용되고 있는데, 영국 Victoria 시대 스타일의 고전적인 건물이 아름답고 유명해서인지 건물을 구경하는 관광객도 적지 않았고, 또 대학 졸업생들이 이곳에 와서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홍콩의 기자들을 불러 놓고 신제품을 소개했던 행사장 외부 사진. 행사가 이미 시작되어 법인의 관련 인력과 기자들은 모두 행사장 안으로 들어간 상태라, 방금 전까지 수많은 인파로 붐비던 행사장의 이 외부 공간은 순식간에 사람 하나 없는 조용한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건물 천장과 바닥, 그리고 벽까지 모두 붉은색 계통의 건축자재를 사용한 건물이었데, 온통 분홍색으로 보이는 공간이 아름다워 찍어 둔 사진이다.


2012년 7월 Vincente라 불리는 초강력 태풍이 홍콩을 강타했을 때 찍은 사진. 당시 태풍 바람이 얼마나 강했는지 법인이 있던 Central Plaza 건물 외벽 석재 일부가 바람에 파손되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 석재가 떨어질 때 그 아래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면 당연히 큰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홍콩에는 태풍이 정말 많은데, 홍콩에서는 태풍의 등급을 정해 놓고 일정 등급 이상의 태풍이 접근하게 되면 미리 공지하여 아예 출근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법인이 있던 Central Plaza 건물 1층 광장. 잎이 무성한 울창한 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그 앞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꽃밭도 있었다. 행인들은 대부분 사진 윗부분에 보이는 육교를 통해 이 근처를 지나다녀 광장은 항상 이렇게 오고 가는 행인도 별로 없이 한적했었다.


첫 번째 사진 상단에 보이는 건물은 Central Plaza 앞에 있던 Hong Kong Exhibition Center라는 건물인데, 내가 홍콩을 떠나던 2014년 재건축을 위한 건물 해체 작업이 시작되고 있었다. 최근 구글 거리뷰를 통해 다시 확인해 보니 이 자리에는 이제 'The St. Regis 호텔'이라는 신축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저 건물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셈이다.


Central Plaza 빌딩에서 Golden Bauhinia 광장으로 가는 길에 있던 회랑을 찍은 2010년 11월 8일 사진. 약 155년 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던 홍콩이 마침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것을 기념하는 상징탑이 이 광장 안에 있어서 그런지, 이 광장은 중국 본토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곤 했었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갖고 찾아왔던 반면, 정작 홍콩인들은 그 상징탑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점심시간 산책할 때 이 길을 따라 광장으로 가서 Victoria Harbour의 바닷바람을 즐기며 산책을 하곤 했었는데, 최근 구글 거리뷰를 보니 무슨 공사를 하는지 이 회랑은 현재 모두 철거되었고 한참 뭔가 새로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회랑도 이제 전술한 Hong Kong Exhibition Center처럼 과거 기억으로만 존재하게 되었다.


Golden Bauhinia 광장 주변의 산책로. 오른쪽이 홍콩섬이고 왼쪽으로 보이는 바다가 Victoria Harbour인데 Victoria Harbour 너머로 구룡반도의 건물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하루 종일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인데, 아침 일찍 산책할 때 찍은 사진이라 그런지 인적이 없다.


홍콩 Lantau 섬에 있는 Chek Lap Kok 공항의 2008년 9월 18일 모습. 저 멀리 산 아래 보이는 아파트가 공항에서 가까운 Tung Chung 아파트 단지인데, 군대 동기가 그곳에 거주하고 있어 주말에는 종종 찾아가서 같이 Lantau 트랙킹 코스도 다니고 또 트랙킹이 끝나면 한 잔 하기도 했었다.


공항에서 가까운 아파트 단지라 그런지, 친구를 만나러 Tung Chung 아파트 단지로 가면 그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스튜어디스분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2011년 8월 14일 일요일 한참 무더운 홍콩의 한여름 거리 사진. 이 근처 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점심 식사하러 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홍콩을 떠나기 직전에는 이 사진에 보이는 거리 근처로 이사를 해서, 집에서 교회까지는 걸어서 2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매주 일요일 이 길을 걸어 교회로 다녔다.


내가 거주하던 Elements 아파트 단지 내 모습. 사진에 보이는 아파트는 Sorrento라는 아파트인데, 이 아파트도 7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였다. 워낙 높아서 그런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안개가 끼거나 흐린 날은 건물 상단부는 구름에 가려 지상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홍콩은 역시 아파트 천국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장면이다.


아파트 단지 Elements 바로 앞 도로 모습.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 스포츠카가 주말 새벽마다 내 잠을 설치게 만든 차인데, 소음기를 제거하고 굉음을 내며 새벽에 한적한 이 길을 돌아다녀 Elements에 거주하는 내내 그 소음으로 꽤나 고생했었다.


한편 때로는 이런 차가 한대가 아니라 십여 대가 떼 지어 다니는 경우도 있었는데, 근처 아파트에 사는 홍콩 주민 모두 그 엄청난 소음에 꽤 시달렸을 것 같음에도, 민원 제기가 단 한건도 없었는지 아니면 제기해도 제제할 방법이 없었는지 그 소음은 내가 이 아파트를 떠날 때까지 3년 이상 주말만 되면 변함없이 반복되곤 했었다.


그런데 한국에 오면 이런 소음으로는 더 이상 시달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10여 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보니 한국에도 똑같이 고급 외제차 소음기 떼고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너무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결국 요즘에도 역시 같은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인데, 한국이나 홍콩이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이웃에게 피해 주는 것을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Wan Chai 역 근처에 있는 The Pawn이라는 유명한 식당 외관. 1888년 건축된 건물로 예전에는 이 건물에 꽤 유명한 전당포가 있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서 식당 이름이 '전당포(The Pawn)'가 되었다 한다. Wan Chai 인근에서는 보기 드문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Tsim Sha Tsui에 있는 Clock Tower 모습. Victoria Harbour 바로 앞에 있는 종탑으로 100년도 넘는 1915년에 세워진 건축물이다. 당시에는 중국 광저우까지 가는 기차의 종착역이 이곳에 있었다 하는데, 그 기차역 시설 중 하나로 세워진 종탑이라 한다.


1975년 기차역이 Hung Hom으로 이전되면서 기차역 건물은 철거되었으나, 과거 기차역이 있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유일하게 이 종탑만은 남겨두게 되었다 한다. 이 종탑 인근에서 바라보는 홍콩섬의 야경이 가장 멋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저녁에는 그 광경을 구경하거나 사진으로 찍기 위해 꽤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홍콩섬 Mid-Levels 근처의 주택에 있던 아담한 규모의 수영장. 주말에 산책하면서 찍은 것인데, 수영장이 길거리 계단 바로 옆에 있어 외부에서도 수영장 내부를 훤하게 볼 수 있었다.


Wan Chai와 Tsim Sha Tsui를 왕복하는 Ferry에서 바라본 구룡지역 모습 및 Ferry 내부 사진. 이 Ferry는 신분 확인이나 신고 등 별다른 절차 없이, 버스 탈 때 비용 지불하듯 Octopus라는 교통카드로 배값만 지불하면 간편하게 탈 수 있었다. 홍콩에 오는 관광객들도 한 번쯤은 타보는 Ferry지만, Wanchai에서 Tsim Sha Tsui로 갈 때는 이 Ferry를 타면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어, 출퇴근하는 홍콩인들도 꽤 많이 애용하는 Ferry 였다.


아파트 단지 Elements에서 나와서 육교를 너머 오른쪽에 있는 동네로 산책할 때 육교 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왼쪽이 고급 아파트 단지인 Elements이고, 오른쪽이 허름하고 낡은 아파트가 가득한 곳이었는데, 너무나 호화로운 Elements에서 이 육교 하나만 건너면 전혀 다른 낡고 허름한 아파트가 가득한 또 다른 세상의 홍콩이 나타난다.


2009년 초 홍콩 부임 초기 주택을 구하기 전 약 1달여간은 회사 인근 Novotel 호텔에 체류했다. 당시 그 호텔에 체류하면서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는 길을 그대로 찍은 동영상이다. 부임 초기 매일 이 길을 걸어 다녔는데, 그렇게 시작한 홍콩 생활이 이후 5년 반이나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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