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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산, 섬, 바다 (10-09)

■ 2009 ~ 2014년간 홍콩 체류 시 찍은 홍콩의 모습

by SALT

이하는 약 5년 반 홍콩에 체류하면서 여행 다녔던 작은 섬들과 산, 그리고 바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홍콩은 크게 홍콩섬, 구룡, 신계 등 3개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홍콩에는 홍콩섬 외에도 무려 250여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그 크고 작은 섬들 중에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섬도 꽤 있어서 유명한 홍콩배우 주윤발(周潤發)도 홍콩의 작은 섬 중 하나인 인구 천여 명의 'Lamma(南丫)'라는 섬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南丫의 '丫'는 알파벳 Y가 아니라, '가닥'이라는 의미의 한자)


홍콩의 돈 많은 부자들은 개인 요트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홍콩섬 남부 고급 주택 단지에 거주하고 있던 거래선 사장도 개인 소유 요트가 있었는데, 본사에서 사장님이 출장 오셨을 때 그가 집으로 초대해 같이 식사를 한 후 그 요트를 타고 집 앞바다로 나가 요트 안에서 홍콩의 시원한 야경을 즐기면서 찍은 사진이다.


전 세계 어디나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빈부차가 특히 심한 홍콩도 돈 많은 사람들에겐 정말 살기 좋은 곳 같다. 바다 위 요트에서 홍콩섬 남부 지역을 향해 찍은 사진이다.


홍콩의 산에는 Trail Course라 불리는 잘 정비된 등산로가 많다. 대부분 영국이 홍콩을 지배하던 시절 영국인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 하는데, 홍콩섬, 신계 등 홍콩 곳곳에 산재해 있다.


휴일이나 주말에 가끔 이 Trail Course를 지인들과 함께 다니곤 했는데, 이 사진은 Dragon’s Back이라는 홍콩섬 동남부의 Trail Course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 Trail Course에는 Paragliding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두 번째 사진 하늘에 떠 있는 작은 풍선 같은 것들이 바로 그들의 모습이다.


홍콩섬 남부 Aberdeen이라는 지역 인근의 Trail Course에서 남쪽을 향해 찍은 사진. 사진 중앙에 보이는 것은 공동묘지인데, 홍콩에는 번화한 시내 한복판에도 공동묘지가 곳곳에 있다. 특히 경마장이 있는 Happy Valley 근처에 유독 많은데, 그곳의 묘지들은 종교별로 나누어져 있어, 천주교, 유태교, 이슬람교, 심지어 Parsee라는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이란계 인도인들만의 공동묘지도 따로 구분되어 있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것처럼 온통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를 보면 홍콩이 아파트 천국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위치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신계 지역 Sai Kung 인근의 산에서 Tracking 할 때 찍은 사진인 것 같다.


Sai Kung 부둣가에는 수조에 살아 있는 신선한 해산물을 손님이 직접 골라서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식당들이 많은데, 법인이 있던 홍콩섬에서는 좀 멀었지만 분위기가 좋고 더 다양하고 신선한 해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출장자들이 오면 종종 찾아가곤 했었다.


(Sai Kung 해산물 요리 거리 소개 블로그)

https://blog.naver.com/do_blin/221340391141


홍콩섬 주변의 작은 섬에서 해산물 요리에 와인 한잔하며 찍은 사진. 홍콩섬 인근의 작은 섬에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바다를 바라보며 해산물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이 많았다.


그런 식당에 가려면 사진에 보이는 저런 배들을 타고 홍콩섬에서 출발해야 했는데 이 배들 대부분은 홍콩섬 Central역 인근 Central Ferry Pier에서 출발했지만, 그 외에도 Stanley, Sai Wan Ho, Aberdeen 등에 주변의 작은 섬을 왕래하는 배들을 위한 부두가 또 있었다.


각 부두별로 취항하는 섬이 달라, 특정 섬에 가려면 사전에 어느 부두에서 출발하는지 확인해야 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배를 타려면 신분증 확인 등 거쳐야 하는 몇 가지 절차가 있지만, 홍콩에서는 아무런 확인 절차가 없고 그저 배 타는 비용만 지불하고 승선하면 끝이다.


배를 타고 홍콩의 작은 섬들에 접근해 가면서 배 안에서 찍은 어느 섬의 해안가 모습. 2013년 11월 사진인데, 섬의 이름은 안타깝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작은 섬들과 해변과 산들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 홍콩섬이나 구룡에는 쇼핑을 주목적으로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너무도 많다. 한편 한국에서도 종종 그런 모습이 목격되어 인상을 찡그리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홍콩에 온 중국 관광객들 중 일부는 길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등 공공질서를 잘 안 지키는 경우가 있어 홍콩인들도 그런 중국인들을 비난하거나 불편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 속에 보이는 곳과 같은, 외딴섬이나 산속의 Trail Course는 중국인들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중국인들이 별로 없었는데, 일부 유명 해안가는 이미 중국에 알려지기 시작해서 중국인들이 너무 많이 몰리다 보니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당시 홍콩 인구는 약 700만 명 수준이었는데, 1년에 약 3~4천만 명의 중국인들이 홍콩을 방문하곤 했으니, 그 많은 사람들이 특정 지역, 특정 장소에 몰리기 시작하면 그 지역, 그 장소는 모든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기 어렵게 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인과 홍콩인은 복장 등 외관에서도 비교적 쉽게 구분되지만, 광둥성 출신이 아니라면 무엇보다 언어가 달라 말을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일요일에 Tracking 하던 중, 갑자기 본사 사장님의 문자를 받아 답을 하기 위해 잠시 멈추고 핸드폰에 열심히 답을 적고 있는 모습이다. 같이 Tracking 하던 지인이 일요일 등산길에도 회사 업무로 본사에 답을 해야 하는 내 모습이 불쌍해 보인다고 찍은 사진이다.


요즘은 더 하겠지만 당시만 해도 핸드폰으로 문자 교환은 물론, 전자 결재, 공문 수발신, 각종 실적 조회 등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해 핸드폰이 일종의 족쇄 같은 존재였는데, 핸드폰을 끄고 있어야 하는 항공 이동시간에만 유일하게 그 족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2014년 초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후임자가 부임할 때까지 약 2개월 정도는 거의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매 주말 홍콩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홍콩의 자연을 마냥 즐길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홍콩의 어느 해변가에서 찍은 사진


역시 사표를 제출한 이후 주말에 홍콩 곳곳을 여행할 때 찍은 사진. 머리를 삭발한 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고, 당시 반복되는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 정수리 부근에 진물까지 생기는 버짐 같은 것이 있었는데, 홍콩의 날씨가 습하고 더워서 그런지 도통 치료가 되지 않아 통풍이 잘 되라고 삭발해 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삭발 덕분인지, 아니면 사표 제출한 이후 스트레스가 사라져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실제 머리를 삭발한 이후 버짐은 말끔히 없어졌다.


Aberdeen 인근 산속 Tracking Course에서 남쪽의 South Horizons라는 섬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작은 섬 위에 아파트가 너무 많고 너무 높아, 마치 섬이 아니라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바다에 떠 있는 것 같다. 아파트 천국 홍콩의 모습이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너무도 화창한 어느 날 홍콩의 해변가에서 찍은 사진. 90년대 초 본사에 근무할 때 중남미 카리브해에도 출장을 자주 다녔는데, 이 사진만 보면 뜨거운 햇살과 파란 바다로 마치 중남미 카리브해의 어느 섬에서 사진을 찍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2013년 12월 사진


홍콩섬 남쪽 Stanley에 있는 Blake Pier라는 부두. 사진에 보이는 저 부두에서 인근 지역의 작은 섬들을 오고 가는 배들이 출발했는데, 나 역시 이곳에서 작은 배를 타고 인근 섬을 여행한 적이 있다.


첫 번째 사진 부두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Murray House라는 건물인데, 170여 년 전인 1844년에 건축된 것으로 원래는 Central에 위치한 영국군 부대의 장교 숙소였다. 그런데 그 위치에 현재의 Bank of China 빌딩이 들어서게 되면서 이 건물은 1982년 해체됐고, 이후 2001년 현 장소로 이전되어 다시 조립되었다. 현 장소로 이전하기 전 2차 대전 기간에는 홍콩 주둔 일본군 헌병대의 본부로 한동안 사용되기도 했다 한다.


(Murray House 모습을 볼 수 있는 글)

https://brunch.co.kr/@suakeoz/31


이 부두 근처에는 Stanley Market이라는 유명한 재래시장도 있는데, 온갖 잡다한 물건들을 저렴한 값에 살 수 있었다. 또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다양한 유럽풍 식당들도 근처에 밀집되어 있어, 그 맛과 분위기를 즐기러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곤 했다.


홍콩에서 가장 큰 섬은 사실 홍콩섬이 아니라, 공항이 위치한 Lantau섬이다. Lantau섬에는 홍콩의 관문인 Chek Lap Kok 공항도 있지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Ngong Ping 360'이라는 총길이가 무려 약 5.7km나 되는 매우 긴 거리의 Cable Car도 있었다.


출장자들과 함께 주말에 이 Cable Car를 타 본 적이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Cable Car 밑바닥이 투명 유리라,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었던 나는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약 25분 내내 오금이 저릴 정도로 짜릿한 경험을 했었다. ('Ngong Ping'은 지명으로 한자 '昂平'을 영어로 표기한 것인데, 홍콩 현지 광둥어로는 '옹펭'이라고 읽는다)


단합대회 겸 홍콩에 있던 계열사 주재원들이 모두 모여 Tai Koo인근의 Tracking Course를 등산할 때 사진.

산 아래 안갯속으로 빽빽이 들어서 있는 홍콩의 수많은 건물들이 보인다.


Chai Wan 인근 지역 Tracking Course 등산 시 찍은 사진. 사진 위쪽에 보이는 것들은 Holy Cross Catholic Cemetery라는 공동묘지의 건물과 묘지들이다. Lantau 섬에서 등산하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작은 옹관묘 같은 개인 묘지를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홍콩에는 이처럼 종교별로 구분된 대규모의 공동묘지도 많은데 산속뿐 아니라 시내 도심에도 여기저기 있었다.


Lantau 섬 등산길에 찍은 산 아래 모습인데, 이 Tracking Course 길가에 작은 옹관묘가 있어 처음에는 꽤 놀라기도 했다. 이후 자주 다니다 보니 다소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Lantau 섬 Tracking Course 등산할 때 길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바나나와 파인애플 사진. 홍콩이 역시 아열대 지방이라 그런지 이런 열대 과일들을 등산길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사진을 자세히 보면 나무에 바나나가 달려 있는 것이 보이는데, 바나나가 달려 있는 것은 중남미 출장 다니면서도 본 적이 있지만, 세 번째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파인애플이 실제 달려 있는 것을 본 것은 이곳에서가 처음이었다.


사실 파인애플도 바나나처럼 큰 나무에 열매가 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직접 보니 키가 작은 풀에 달린 열매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하루는 법인의 주재원이 한밤 중에 극심한 가슴 통증을 느껴, 급하게 자택 근처의 홍콩 Public 병원에 입원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연락을 받고 아침에 그 병원에 가 보니, 환자도 너무 많았고, 병원 시설도 정말 끔찍할 만큼 열악했다.


그런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아, 법인 총무과 직원을 통해 다른 병원을 다시 찾아서 시설이 좋다는 Matilda International Hospital이라는 Private 병원으로 그 주재원을 옮겼는데, 알고 보니 이 병원은 홍콩섬 정상 Peak 인근에 있는 병원이었고, 시설이나 의료진 평판, 주변 풍광까지 너무도 좋아 방금 전 방문했던 그 Public 병원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었다.


하루에 홍콩 최악의 병원과 최고의 병원을 모두 경험한 셈이었는데, 이 병원은 환자도 거의 없어 매우 조용했었고, 약 110여 년 전 1907년경 완공되었다는 병원 건물도 유럽의 궁전 같은 모양으로 매우 아름다웠다.


사진 속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법인의 현지인 총무과 직원인데, 30이 넘은 그녀도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에서 자랐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병원에 와 본 것은 처음이라며 열심히 사진도 찍고 주변 경관을 구경하고 있었다. 홍콩섬 정상 부근에 있는 이 병원에서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사방으로 홍콩의 바다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주재원은 진단 결과 심장 근처의 혈관 일부가 막혀 있었는데, 팔에 있는 혈관을 통해 기구를 삽입, 막힌 부분을 넓혀 주는 수술을 이 병원에서 받고 며칠 후 퇴원했다.


홍콩 부임 초기 2009년 6월에 진행된 법인 Service 부문 단합대회 겸 저녁 식사 장면. 홍콩섬과 구룡반도 사이에 있는 Victoria Harbour라는 바다 위에 배를 띄워놓고 배안에서 진행됐는데, 배를 임대하는 비용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았고 바다 위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홍콩섬과 구룡의 주변 경치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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