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대만에 부임했다. 그로부터 약 2년간 대만에서 근무했는데, 그때 찍은 2007~2008년 시절의 대만 사진들을 공유한다.
대만 부임 초기 몇 주간 숙박했던 타이베이 Westin 호텔 사진. 당시 타이베이 시내에서 가장 고급 호텔은 Hyatt 호텔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Westin 호텔도 나름 고급 호텔로 5성급 호텔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숙박할 수 있도록 당시 우리 대만법인과 장기 계약이 되어 있던 곳이라 출장자들도 거의 대부분 이 호텔에서 숙박했다. 대만법인 근무기간 중 출장자들을 만나러도 너무도 자주 왔던 곳이다.
부임 초기 이곳에 숙박할 당시 해프닝도 있었는데, 아침 식사하러 가는데 식당에 들어갈 때 방 번호 보여달라 해서 보여 줬다. 그런데 식사 중 다른 근무자가 오더니 또다시 방 번호를 보자고 해서 벌컥 짜증을 냈던 기억이 있다. 불쾌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냥 다시 보여줘도 되는데 이미 상황은 저질러진 후였다. 대만 사람들 중에는 한국 사람은 좀 투박하고 거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결국 나도 그런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일조했던 셈이다.
시내 중심가에 있던 호텔이다 하지만 지금은 폐업하고 건물은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한다. 주소는 No. 133, Section 3, Nanjing East Road, Zhongshan District, Taipei
1~2주 정도 Westin 호텔에 머물다 역시 타이베이 시내에 위치한 Agora라는 주거형 호텔로옮겨 주택을 구할 때까지 약 2달 정도 숙박했다. 부엌과 주방도구가 구비되어 있어 출출하면 언제든 라면 같은 간단한 음식도 방 안에서 직접 끓여 먹을 수 있어 꽤 편했다.
위 사진은 호텔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를 찍은 사진인데, 2007년 무려 9일이나 되는 장기간의 구정 연휴로 타이베이 시민들이 모두 지방이나 해외로 떠나버려 그런지 거리에는 차량이나 사람도 별로 없고 적막과 고요함만이 느껴진다. 그런데 구글 지도를 검색해 보니 이 호텔 건물도 헐리고 이제는 그 자리에 최신식 새 건물이 대신 들어서 있었다.
역시 Taipei 시내 중심가에 있었던 호텔. 주소는 No. 38, Songren Road, Xinyi District, Taipei)
베이징에 주재하던 중, 대만 법인 발령을 받아 1월에 우선 급하게 대만으로 왔지만, 대만 비자 등 관련 서류를 해결하러 한국에 잠시 가야 했었고, 2월 초에 비자 등 행정 처리를 마치고 다시 대만으로 왔다.
그렇게 대만에 부임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바로 구정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 해 대만의 구정 휴가는 전술한 것처럼 유난히 길어 해외나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버린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에 보이는 상가도 '恭賀新禧(공하신희)'라는 새해를 축하하는 문구만 입구에 붙여놓고 문이 굳게 닫혀 있다.
9일이나 되는 연휴 기간 할 일도 없고 해서 타이베이 시내 지리도 익힐 겸 구석구석 걸어 다니면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에 보이는 다리는 타이베이를 가로지르는 지룽(基隆) 강의 민취엔(民權) 대교다.
민취엔(民權) 대교 위에서 내려다본 지룽(基隆) 강. 사진 우측 상단 안개 사이로 대만의 최고층 건물인 101 빌딩이 희미하게 보인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대만 최고층 건물 101 빌딩 모습.
강을 건너니 벽이 거의 다 뚫린 폐건물 같은 것이 보였는데, 입구 철문은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역시 연휴기간 찍은 사진인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도로와 인도 모두 오고 가는 차나 행인을 보기 어려울 만큼 한적했다. 이 사진을 보니 마치 유령도시를 걸아 가는 것 같았던 당시의 기억이 새삼 다시 떠오른다. 참고로 대만이 면적은 작지만 총인구는 약 2,400만으로 호주 전체 인구와 유사하며, 타이베이 인구만도 약 270만 명이나 되는데, 그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연휴 기간 타이베이를 떠나버린 것 같다.
타이베이 거리의 특이한 점 중 하나가 시내 인도 중 많은 부분이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회랑 형태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마 비가 많이 오는 아열대 지방이라 그랬던 것 같은데, 같은 아열대 지방에 속해 있는 홍콩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라 특이했다. 법인 인근 네이후(內湖區) 지역의 인도 사진이다.
시내 중심가 회랑.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사진에 보이는 이러한 회랑 구조의 인도를 통해 이동하면 우산을 쓸 필요도 없이 매우 편리했다.
역시 시내 중심가에 있는 회랑식 인도
시내 중심가의 또 다른 회랑식 인도. 이 근처에 안마를 아주 잘하는 곳이 있었는데, 대만 주재기간 내내 거의 매주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그곳에서 안마를 받았다. 한국에 귀국한 이후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대만, 중국 등지에서 매주 받았던 그 시원한 안마를 못 받는 것이 꽤 아쉬운 것 같다.
중정기념관이나 101층 빌딩처럼 꽤 크고 웅장한 건물도 타이베이에는 있다. 하지만 그 외 건물들은 대부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드는 것들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꽤 특이하거나 묘한 디자인의 건물도 있었다. 위 사진 속 건물도 네이후(內湖區) 지역에 있는 건물인데 그렇게 큰 건물은 아니지만 꽤 인상적인 디자인의 건물이다.
같은 건물의 지하 부분인데, 천장이 개방되어 있어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구조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돌로 만든 작은 연못에는 자세히 보면 빨간색 붕어들도 보인다. 대만인들의 섬세한 미적 감각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시내를 걷다가 우연히 보게 된 교회 건물. 폭이 승용차 1대 정도의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저 좁은 공간에 실제 사람이 들어가서 예배를 보는 그런 건물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대만의 최고 명문 대학은 '대만 대학'인데, 그 대만 대학의 의대 건물 모습이다. 일제시대 설립된 대학으로 건물도 일본풍 건물 느낌이 많이 든다.
서울에도 남대문 동대문 등이 있는 것처럼, 타이베이에도 북문, 남문, 소남문, 동문, 서문 등 5개 문이 있는데 이 문들은 청나라가 대만을 지배하던 시절인 1880년대에 건축되었다 한다. 위 사진은 이 5개 문 중 하나인 동문(東門, 景福門)의 모습이다. 총통 관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대만의 외교부 건물이다. 중국의 국제적 압력으로 이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나라는 몇 되지 않지만, 한때 대만은 중국 대신 UN의 상임이사국 지위를 누렸던 시절도 있었다. 사진 속 대만 외교부 건물 위로 펄럭이는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가 대만의 그러한 과거 영광과 현재의 굴욕을 기억하고 또 목도하고있는 듯하다.
한국의 대통령과 유사한 직책인 대만의 총통 관저 모습. 일본의 대만 식민지배 기간인 1919년 3월 완공된 건물로 일본인 건축가에 의해 디자인되었고 과거에는 일본의 대만 총독 집무실로 사용되던 건물이다.
일본의 조선 총독부로 사용되던 서울의 중앙청과 같은 의미의 건물인데, 한국에서는 일제 잔재를 제거한다는 의미에서 중앙청을 철거해 버린 반면, 대만에서는 아직도 일제시대 이 건물을 총통 관저로 사용하고 있다.
시내에서 마주친 건물들인데, 일본풍인지, 중국풍인지 아니면 유럽풍인지 좀 헛갈리는 모습의 건물들이다. 스페인, 네덜란드, 청나라, 일본 등 너무 많은 외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대만의 과거 역사가 이러한 건물들의 외관에도 스며있는 것 같다.
법인이 있던 네이후 지역에 있는 특이한 디자인의 건물. 내부에는 식당도 있었는데 사람을 소개받느라 이 안에서 식사를 한번 한적도 있었다.
중국어로는 '城市舞台(청스우타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연극, 오페라 무대가 있는 The Metropolitan Hall의 외관이다. 내부에 들어가 보진 못하고 오고 가며 지나가면서만 봤지만 외관으로도 독특한 예술성이 느껴지는 건물이었던 것 같다. (No. 25, Section 3, Bade Road, Songshan District, Taipei)
길을 걷다 너무 낡고 오래된 건물이 보여 찍은 사진인데, 어느 곳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의외로 타이베에는 이렇게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방치된 상태로 있는 경우가 꽤 있었다.
역시 시내 거리를 걷다 우연히 보게 된 건물인데 매우 독특한 건축미가 느껴지는 전통 건물이다. 검색해 보니 '馥園餐廳(푸위엔 찬팅)'이라는 식당이었는데, 들어가 보진 못했지만 꽤 비싼 정통 중국식 음식을 파는 고급 식당 같았다. (No. 17, Linyi Street, Zhongzheng District, Taipei)
대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101 빌딩. 101층 건물이라 101 빌딩이라 불린다. 대만에는 지진과 태풍이 너무도 흔하고 심해 대부분 건물을 초고층으로 건축하지 않는데, 이 건물은 특수한 방진 공법을 적용해 초고층으로 건축했다 한다. 위 사진은 101 빌딩 바로 아래에서 찍은 사진인데,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이 높은 건물이 쓰러져 내릴 것 같은 현기증이 들기도 했다.
2004년 완공된 이 건물은 2009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하지만 이후 '부르즈 할리파' 등 더 높은 건물들이 중동이나 중국에서 생기면서 이제는 1위 자리를 넘겨주었다..
101 빌딩 앞 광장. 항상 인파로 붐비는 곳이다.
대만은 바다 한 복판에 있는 외딴섬이라 그런지 공기는 참 좋았다. 공기가 그렇게 좋다 보니 청정지역에만 산다는 동물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길을 걷다 보면 사진에 보이는 것 같은 달팽이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서울에서 달팽이를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달팽이 본지가 너무도 오래된다. 그만큼 서울의 환경이 안 좋아졌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대만 거주 기간은 이런 달팽이는 물론 역시 청정지역에서만 산다는 도마뱀까지 주변에서 자주 보고 살던 그런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