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쿵. 이 생명의 행복을 책임지고 싶은 것
비효율적인 소비가 비효율로 느껴지지 않는 것
주말에 같이 포장해 온 베이글을 월요일 아침으로 먹는 것
내 휴일날에 상대의 일정에 맞춰 일찍 일어나고 싶은 것
영하 10도에 옷을 5겹 껴입고 같이 걸어 주고 싶은 것
굳이 불편하게 내 옆에 몸을 착 붙여 자고 있는 이마를 쓰다듬으면서, 이 존재가 없어질 날을 상상하고 아득해지는 것
관심 없는 가수의 콘서트를 함께 가 주는 것
당신의 독서록을 읽는 것
수육을 삶으면서 함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김장김치 한 포기를 기꺼이 가져다주고 싶은 것
야구 룰을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부터 설명해야 해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것
별것 아닌 일에 괜히 짜증 나고 서러운 것
웃는 얼굴에 마음이 아린 것
나는 글을 끄적이는 사람인데, 아무리 뜯어봐도 마음이 글에 도무지 담기지 않는 것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엽서를 사다가 편지를 써 주는 것
털을 밀고 나면 드러나는 점박이들이 사랑스러운 것
불행해서 티비에 나온 사람이 이제는 행복해졌는지 SNS를 눈팅하는 일
글을 쓰는 일
좋아해서 조바심이 나는 일
고작 30분을 걷고 와서는 꿈뻑꿈뻑 조는 까만 코에 입을 맞추는 것
도서관에서 신간 도서를 조심히 펼쳐낼 때
사이즈가 잘못 맞춰진 반지를 먼저 껴 보고 “헉! 손가락에 살쪘나!” 하는 기분을 안 느껴도 되도록 먼저 껴 보고는 사이즈가 잘못된 거라고 해 주는 것.
뒤돌아보면 자다 깬 개의 맑은 눈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내가 책에 정신팔려 언제 돌아볼 줄 알고.
티없이 맑은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가을에 딴 꽃을 우려 꽃차를 나눠 마시는 일
더위를 많이 타는 개에게 선풍기가 향하도록 하는 것. ㅅ 수의사 선생님이 개는 선풍기가 무용지물이라고 했지만서도... 이게 인간의 마음.
책을 읽는 동안 엉덩이를 딱 붙이고 조는 개.
낮잠 자는 강아지의 눈을 가려 주는 일
이사 소리를 무서워하는 개를 위해 창문을 전부 닫아 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