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쇼와 디아스포라

한국이 낯설어질 때 서점에 갑니다.

by cy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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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20여년.
이 도시의 평범한 시민이자
직장인으로 사는 동안
퇴근을 하고 침대에 누우면
어느 날은 각박한 서울살이에
혼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어느 날은 진저리치며
이 재미있는 서울에 만족하곤 했다.
.
그때의 나는 분명 경계에 있었다.
끼어들 틈 없는 이 도시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방인으로서의 감각으로 겉돌았고
시간이 지나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좁힐 수 없는 거리감에
그들인 척, 때로는 아닌 척
경계의 이쪽 저쪽을 넘나들었다.
.
고등학교 1학년 때
최인훈의 광장을 읽으며 배운 디아스포라.
김주성 작가의 책을 읽으며
아주 오랜만에 겉돌던 시절의 나를 떠올렸다.
디아스포라는 이제 우리에게
지리적, 이념적 개념 대신
사람과 사회 속에서 느끼는
정서적 개념이 된지 오래다.
농담과 재치 사이에 묻어나는
작가의 이방인으로서의 거리감과
관찰자로서의 시각은
결국 탈북자뿐 아니라 모든 시대인들이 겪는
일상적 우울과 닮았다.
.
모국어를 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누구나 얼마든지 쉽게 이방인이 되는 세상.
그러니 그가 느끼는 먼 듯한 괴리는
충분히 이해 받을만 하다고
멀리서 잘 모르는 이의 격려를 보낸다.

일본에서 태어나 북으로 건너가
사춘기와 학창시절을 보내고
작가로 활동하다 남한으로 탈북해
이제는 대한민국인으로 살아가는
작가 김주성.
자유와 행복을 찾아 온 그에게
좌파냐 우파냐를 묻는 이들을 향해
행복에도 방향이 있어야 합니까,
되묻는 사람.
제목에 끌려 읽었다가
외로웠던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한 그가
오늘도 좋아하는 삼겹살과 묵은김치로
이 정도면 살 만하다,
소소한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
.
#김주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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