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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에 쥐가 나는 이유 2
by
cypress
Oct 21. 2020
소파에 기대 있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을 때
불현듯 신체를 급습하는
기묘한 감각에 눈을 뜨곤 한다.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하체를 짓누르고
피가 통하지 않아
허리부터 발가락까지 몸에서 이탈한 듯한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매번 이 고통스러운 감각에 눈을 뜨는 이유.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제발 일어나 달라고 깨워보지만
이 자는 이미 혼이 잠시 이탈한 상태.
점점 화장실이 급해진다.
콧잔등에 땀이 서린다.
두 다리를 움직여보려 애쓴다.
'시방 니가 내 단잠을 깨웠냐.'
노여움에 눈을 뜬 자.
'너를 절교한다'
(20세기 소년 참고)
잠자는 삯을 깨웠을 때 받을 수 있는
지옥에서 온 처단자 같은 눈빛.
하지만 곧 귀여웁게
눈빛과 몸짓을 갈무리한다.
'옴마 깨떠?'
'우웅?'
닥쳐! 나는 아직 이 눈빛을 기억한다고!
지옥의 처단자.
꽈르릉 쾅 쿠구구구구......
(만화책에 자주 나오는 불길한 징조의 asmr)
'아. 그런 건가. 들킨 건가.'
뒤늦게 온 현타.
'흐음...'
빛의 속도로 거둬내 버린 영롱한 표정.
급 노화.
'카아아함 졸리웁다 이불 깔아라~'
하품으로 면피.
너 때문에 혈액순환제를 못 끊어.
제발 자고 있을 때 하체 좀 짓누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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