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에 쥐가 나는 이유 2

by cypress

소파에 기대 있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을 때

불현듯 신체를 급습하는

기묘한 감각에 눈을 뜨곤 한다.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하체를 짓누르고

피가 통하지 않아

허리부터 발가락까지 몸에서 이탈한 듯한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매번 이 고통스러운 감각에 눈을 뜨는 이유.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제발 일어나 달라고 깨워보지만

이 자는 이미 혼이 잠시 이탈한 상태.


점점 화장실이 급해진다.

콧잔등에 땀이 서린다.


두 다리를 움직여보려 애쓴다.






'시방 니가 내 단잠을 깨웠냐.'


노여움에 눈을 뜬 자.






'너를 절교한다'

(20세기 소년 참고)


잠자는 삯을 깨웠을 때 받을 수 있는

지옥에서 온 처단자 같은 눈빛.






하지만 곧 귀여웁게

눈빛과 몸짓을 갈무리한다.






'옴마 깨떠?'






'우웅?'



닥쳐! 나는 아직 이 눈빛을 기억한다고!






지옥의 처단자.


꽈르릉 쾅 쿠구구구구......

(만화책에 자주 나오는 불길한 징조의 asmr)






'아. 그런 건가. 들킨 건가.'


뒤늦게 온 현타.






'흐음...'


빛의 속도로 거둬내 버린 영롱한 표정.

급 노화.





'카아아함 졸리웁다 이불 깔아라~'

하품으로 면피.


너 때문에 혈액순환제를 못 끊어.

제발 자고 있을 때 하체 좀 짓누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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