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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빅 Sep 12. 2020

파리의 여름밤은 마레에서

파리ㅣ 마레에서의 유쾌한 저녁식사

출국을 하루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이날 저녁은 살짝 힘을 줘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미리 특정 레스토랑예약을 해 놓은 것은 아니었다.  


파리와 걷기에 최적인 도시에서는 목적지와 동선을 딱히 정해두지 않는 편이다. 지도에 점점이 찍힌 랜드마크를  줄로 그어 순회하는 여행법이 이를테면  도시에 대해    있게  준다던가 혹은 인상적이고 특별한 경험을 갖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리고 파리에서는 그랬다.





흐느적흐느적 걸어보는 생경한 거리 끝에는 갈래길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마음이  끌리는 방향으로 몸을 틀고 걸음을 내디뎌 그저 나아가 보는 것이다. 알듯 말듯한 이정표는 확인하는  마는 . 골목을 나와 또 다른 골목으로  흐르듯 발길을 겨다니는 '자발적 미로 게임' 처음부터 목적지나 도착점은 .


다만 확실히   은 것 한가지는 있다. 이 도시는 이토록 싱거운 게임에 동참해준 이들에게만 자신이 알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를 속삭여준다.


파리에서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레스토랑들이나 혹은 궁금해서 이름을 기억해놓았던 브라스리가 있다한들 미리 시간 약속을 하고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의 미로 게임에 마침표를 찍는 지점이 어디가 될지 우리는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가 기울 무렵 우리는 라틴쿼터라 일컬어지는 파리 5구 어디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낮에 느꼈던 활기와는 다른 종류의 생동감이 퍼지기 시작하는 무프타르 거리를 벗어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어서 맞닥드린 팡테옹에 머문 노을 하며 그 옆에 있는 고색창연한 성당에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파리에서의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다 끄러모아 그들에게 모조리 내어주기로 했다.

 



좌) 무프타르 거리Rue Mouffetard         중) 생 에티엔 뒤 몽 성당Saint-Étienne-du-Mont         우)팡테옹 Panthéon


이럴때 현실의 나로 재빠르게 포지셔닝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들 녀석 입에서 흘러나오는 그 만의 애창곡이다. 굳이 소개해보자면 '배고파' 그리고 '피곤해' 따위의 직관적인 가사가 특징인 흥얼거림이랄까. 차츰 비트가 빨라지면서 볼륨이 커지기 시작한다면 호텔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전에 호텔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레스토랑 중 한 곳을 택해 무작정 가보기로 했다.






마레에서 내가 고른 그 레스토랑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레스토랑을 가리키는 사인을 발견하고 화살표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접어든 순간 우리 앞에 의외의 상황이 펼쳐졌다. 식당 쪽에서 시작된듯한 사람들의 행렬이 거리 밖까지 길게 이어져있는 것이 아닌가.  


예약을 해두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일말의 가능성을 가지고 찾은 것은 맞다. 하지만 그에 앞서 기나긴 행렬 끄트머리에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단지 우리만 몰랐을 뿐 나는 마레에서 가장 힙한 레스토랑을 고른 것일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분위기에는 납득이 가지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식사가 가능할 것 같지 않다는 것. 반복해서 허기와 목마름을 호소하던 아들의 채근이 고조에 이르자 긴 줄에 합류하느니 다른 곳을 물색하는 것이 나은 판단이라는 데에 의견 일치를 보았다. 하지만 나는 마음속에 남은 한 가지 의구심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발길을 돌리기 전에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이 모호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잠시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혼돈의 카오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세히 보니 줄을 선 이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티켓으로 추정되는 그 물건이 없거나 뒤늦게 우리 뒤로 속속 도착한 이들은 건물 앞 부스로 가서 똑같이 생긴 그것을 건네받은 후 줄 끝으로 이동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다.


격식을 갖춰야 하는 포멀 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은 아니라고 들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줄 서있는 사람들의 면면이 식사를 위해 방문한 것 같아 보이지 않았던 데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사실이 있었다. 레스토랑 건물 바로 옆에 50년 가까이 된 유서 깊은 카페식 극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 없었다. 때마침 쇼 시작시간이 임박했던지 닫혀있던 출입문이 분주해지면서 줄 서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열린 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안뜰을 점령했던 사람들의 장벽이 사라지자 레스토랑의 전면부가 드러났다. 우리가 고른 레스토랑은 마레의 번화가 한편에서 사방이 석조 건물에 둘러싸인 코트야드 안쪽으로 들어와야만 만날 수 있었다. 나지막한 건물에 안겨있는 안뜰의 테라스석 규모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이었다.


먼저 인사를 건네는 홀 매니저가 반가운 한편 좀 전까지 어리바리했던 우리 모습에 실소가 터져 나와 웃음이 감춰지지 않았다. 우선 예약을 하지 못한 상태임을 알리고 식사가 가능한지 물었다. 앞서 온 사람들로 빼곡하게 채워진 테라스석을 보고 예상은 했다. 풀북이라 어렵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데 그는 곧이어 잠시만 기다려보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실내석이라면 한 테이블 정도 가능할 것 같다고 이어서 말했다.


그런데 더할 나위 없는 날씨의 파리의 여름밤,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가 선선한 미풍에 휘감아도는 아름다운 안뜰의 테라스석을 내 눈이 이미 봐버린 게 문제였다. 야외석에서의 식사가 가능하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는 마음을 표하며 정중하게 청해 보았다. 젠틀함이 체화된 매니저에겐 안된 일이지만 쉽게 풀리기를 바라며 그에게 건넨 일종의 과제였다. 풀기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면 하는 수 없고.


즉답을 하지 않은 채 모니터를 응시하던 그는 우리에게 양해를 구할 것이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9시 이후에 예약된 테이블이 있다고 했다. 양해 혹은 조건이라는 것은 그전에 우리가 식사를 마쳐줄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저기, 잘생긴 매니저 양반! 지금 나랑 장난해요? 당연히 가능하죠.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오늘만큼은 저 테라스를 가득 메운 당신의 손님들처럼 저녁식사에 4시간 가까이 할애할 만큼의 여유가 없어요'


우리도 나란히 자리한 양 테이블에 앉은 그들처럼 요리에 따라 와인을 바꿔가며 여유롭게 잔을 부딪히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 종일 정수리가 타들어가는 듯한 따가운 여름 햇볕을 받으며 장시간 바깥 활동을 하다 보니 체력 소진도 상당했던 데다 다음날은 해가 뜨기 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바쁘기도 했다. 미적지근한 와인보다는 타는 목마름을 잠재울 차가운 맥주 한잔이면 충분했다.


식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 후 안내하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그렇다고 실내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차분한 분위기의 홀 내부는 커플이 방문하여 조용한 식사를 하기에 제격이었다. 특히 18세기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품고 있는 벽면이 인상적이었다. 흔적과 시간의 켜로 미루어 보아 오래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레스토랑이라는 현재형에서 과거로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한때 이곳은 와인 저장소였으며, 보다 앞선 그 옛날에는 마차들이 머물던 여관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테라스석은 우리보다 앞서 도착한 사람들로 이미 가득 채워져 있었다. 사람들의 손에 하나같이 들려 있는 것이 와인잔이라는 점이 다를 뿐 프렌치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마치 영국의 가든 펍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와인 리스트는 무르고 차가운 맥주를 청했다. 주문한 맥주를 내려놓는 서버는 시간 내에 식사를 할 수 있는지 되묻길래 한번 더 답을 주어 안심을 시켜야 했다. 그의 도움을 받아 일사천리로 메뉴도 정했다.





맥주를 마시며 주문한 식사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그제야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사방이 고풍스러운 석조건물에 둘러싸여 있는 코트야드는 아주 특별했다. 야외석 선호도가 높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드느라 몰랐는데 이 레스토랑을 방문하게 되면 테라스석에 앉아야 할 이유가 적어도 한 가지는 더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길가로 이어진 입구 쪽에서 고만고만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안뜰을 향해 속속 도착하더니 레스토랑 건너편의 열린 문으로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지고 있었다. 그곳은 다름아닌 댄스 스튜디오였다. 걸음걸이와 음성이 우아한 강사의 구령에 맞춰 수강생들은 뜻대로 안 되는지 서툰 스텝을 반복하느라 여념이 었었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일과를 마친 후 수업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총총걸음으로 안뜰에 들어설 때부터 어째서 그들은 하나같이 숨길 수 없는 설렘 가득한 표정이었는지 나는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연신 엉키는 스텝으로 인해 수시로 웃음바다가 되는 초보 댄서들을 구경하는 사이에 주문한 스타터가 테이블에 놓였다. 생강향이 감도는 식전 빵도 인상적이었지만 올리브 오일은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드는 향과 풍미를 지니고 있었다.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접시를 핥을 뻔 했다.






참치 타타키가 스타터 메뉴 제일 상단에 있길에 선택해 보았다. 아보카도 소스와 고추냉이 향이 도는 샤워크림이 곁들여 나왔다. 익숙한 맛, 그러므로 실패가 있을 수 없는 맛이었다. 서버의 추천을 받아 골라본 또 다른 스타터는 마치 예전부터 즐겨먹던 닭다리 모양의 스낵을 닮아 있었다. 채소와 고기를 다진 후 아티초크에 채워 튀겨 낸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 집, 스타터부터 톡톡 튀는 개성이 심상치 않았다. 셰프가 어떤 사람인지 호기심이 일었다.  






육류를 즐기는 편이 아닌 남편의 메인, 오늘의 피시는 대구라 했던가 농어라 했던가. 메인 디시를 내려놓으며 서버는 이번에도 설명을 잊지 않았다. 북대서양에서 건진 자연산임을 두 번이나 강조하고 사라졌다. 평소 음식에 관하여 좀처럼 찬사나 칭찬의 말을 보태는 법이 없는 남편은 여행 중 먹었던 생선 요리 가운데 제일 좋았다고 덧붙였다.


나와 아들은 추천해준대로 양고기 요리를 먹어보겠다고 했다. 당근과 자두 등을 조려내어 은근한 단맛을 품고 있는 흑임자 소스 위에 양고기가 살포시 누워 있는 플레이트를 보며 이미 눈으로 음식을 넘기고 있었다. 메인에서도 셰프가 지니고 있는 에너지와 개성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를 담당했던 서버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지니고 있던 프로페셔널함 때문이었다. 서비스 마인드야 두말할 나위 없었고, 셰프와 레스토랑에 관한 여러가지 궁금증이나 식사중에 이것저것 건네는 질문들에도 늘 그 자리에서 완벽하고 충분한 답을 전해 주었다.   






식사를 하며 이야기에 열중하느라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어느 순간 안뜰을 휘감아 도는 피아노 선율이 귀에 닿았다. 청아한 피아노 음색 위에 간간이 중저음의 우렁찬 구령이 겹쳐져 들리기도 했다. 소리가 나는 곳은 건너편 2층 창가였다. 올려다보니 그곳에서는 발레 수업이 한창이었다.


창가에 있는 피아노에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할아버지 선생님이 앉아 있었다. 선생님은 피아노는 그토록 나긋나긋하게 연주하면서 수강생을 향한 구령은 호령에 가깝게 쩌렁쩌렁했다.


그제야 목을 빼고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댄스 스쿨 말고도 요가나 필라테스 수업이 목적인듯한 공간도 눈에 들어왔다.





야외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잔잔한 말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와인잔 부딪히는 소리가 나지막이 깔리면 거기에 댄스 스튜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리드미컬하고 귀에 익은 라틴음악과 맑은 피아노 선율까지 묘하게 녹아들어 어우러진다.


이에 더하여 식당 옆 오래된 극장에서는 스탠딩 코미디 쇼가 한창인 것인지 장내에 있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열린 창을 통해 와락 쏟아져 나왔다가 사그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아늑하고 사랑스러운 이 안뜰은 동시에 활기차고 유쾌함이 흐르는 공간이기도 했다. 기대한 적 없는 특별한 여름 밤이었다.






기분 좋은 식사를 끝낸 후 디저트로 화이트 초콜릿을 골라 보았다. 초콜릿과 요구르트 그리고 패션 후르트 셔벗이 만들어낸 색감과 텍스쳐도 더할 나위 없었다. 그만의 특별함과 개성은 디저트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맥주 한잔이 아쉬웠지만 수저를 놓자마자 잊고 있던 피로함이 몰려와 에스프레소를 끝으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계절에 맞는 엄선된 식재료를 가지고 세련되고 개성 있는 플레이팅을 내는 프렌치 레스토랑이었다. 단순히 열정과 실험정신이 투철한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라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식재료와 조리법 그리고 플레이팅에서 전하고자 하는 셰프의 열정이 고스란히 맛으로 구현된 듯한 느낌이었다.


프랑스에 꽤 오래 머물고 있는 분께 전해 듣기로 이 곳은 명성이 자자한 한 유명 셰프가 파리에 오픈한 세컨드 레스토랑이며, 그런 이유로 파리에 오픈할 당시부터 현재까지도 인기가 상당 곳이라고 한다. 모나코와 인접한 프랑스 남동부 끝자락에 있는 도시인 망통에 위치한 본래의 레스토랑은 최근까지도 월드 베스트 상위를 유지하는 수준 높은 프렌치를 선보이는 곳이라고 하니 없던 호기심이 하나 더 늘었다.


식사도 부족함이 없었지만 아늑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매우 좋은 와인 리스트도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가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물론 선선한 여름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파리에서 레스토랑을 방문하게 되면 감내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더딘 서빙일 것이다. 이 날 우리가 전에 없이 이 부분에서 고충을 겪지 않았던 데에는 담당 서버의 노력이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못지않게 우리 다음으로 테이블을 점유할 고객의 약속도 지켜야 할 것이므로. 덕분에 이 날은 그들의 시간보다는 우리에게 템포를 맞춘 쾌적한 식사가 가능했다.


느긋하게 몇 종류의 디저트까지 맛보고 나왔음에도 저녁 식사에 소요된 시간은 두 시간 남짓이었다. 물론 우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자리하고 있던 주변 테이블에서는 나올 때까지도 여전히 식사는 뒷전이고 와인잔만 부딪히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 있던 파리지앵 중년 어머니는 비좁은 좌석이 내내 불편했던지 연거푸 고쳐 앉으셨다. 그럼에도 음식은 만족스러우셨는지 다음에 오면 비건 메뉴도 시도해보라고 권해주신다. 너무 괜찮다고 하셨다. 남편이 육류를 잘 못 먹는다고 하니 베지테리안인 줄 아셨나 보다.


이곳 또한 다른 곳처럼 테이블 간격이 좁다 보니 좌석에 따라선 생면부지의 옆 사람과 어깨 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틀 수도 있다. 그러다 부지불식 간에 옆 테이블 대화에 자연스럽게 끼어들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이는 물론 내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며 프렌치가 가능한 당신에 국한된 이야기이다.


나는 요리를 잘 모른다. 그럼에도 비루하고 얕은 경험치에 비추어 감히 전해보자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준이 아닌 플레이트를 너무나도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하루 일과를 마무리할 즈음 파리지앵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한 공간에서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오감이 즐거운 선물 같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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