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마드리드 공항 노숙

자동차로 캠핑하며 돌아다닌 유럽축구 여행기

by 라이터래
내가 짐인지 짐이 나인지

이튿날 아침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리스한 차량을 수령하기로 한 우리는 공항에서 밤을 새야했다. 실제로 sleepinginairports.net에 들어가보면 전세계 노숙하기 좋은 공항과 그렇지않은 공항들이 평가되어 있다. 바라하스 공항은 별특징이 없다. '자유도가 높고 모닝콜 서비스 이용 가능' 정도가 특이점이다. 드문드문 경찰이 돌아다니는데 정말 아무 터치도 없다. 괜히 그들을 쳐다보는 우리가 그들의 수다삼매경을 방해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다 딱 한번 아침 7시가 되면 일어나라고 모닝콜을 준다. 철수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앉아 있으라는 제재다. 사진처럼 저 정도 몸을 일으키면 통과다.

그래도 우리는 풍수지리를 활용해 기둥을 등지면서 식수원이 정면에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입돌아 갈까봐 짐을 이용해 침대도 만들었다. 다른 노숙인들에 비해 이 정도면 동방예의지국의 품위를 지켰다고 할 만하다.

노숙하는 공항 좀비들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통로 중간에 좀비처럼 널부러진다거나,

이게 연인이다!

이렇게 시선을 한 몸에 받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삼면이 둘러싸인 이곳이 진짜 명당이다. 여자친구와 공항에서 저럴 수 있다는게 부럽기도 하고. 언감생신 한국에서는 정말 불가능한 시추에이션이다. 아마 코너에 몰려 맞을 것이다.

마드리드 공항 명물

우리의 아침식사. 총 10유로 가까이하는 고가의 음식이다. 환율 1650원대에 유럽여행을 다녀온 겁없는 아이들(?)이었다.

일요일에 수고하는 리스사 직원

아침 9시가 좀 넘어서 리스사 직원 한명이 공항으로 우리를 픽업나왔다. 그가 유창한 스페인어로 이야기하는 바람에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사무실에 가서 리스 계약을 완료했다.

앞으로 고생할 애마와 한컷

이제 애마를 몰고 마드리드의 첫 숙소인 민박집으로 출발이다. 다행히 우리와 핸들 방향이 같다. 섬나라 영국이 반대편이다. 일본도 그렇지 않은가. 두 나라다 괜히 특별해 보이고 싶어하는 요상한 취미가 있다. 진짜 이유가 뭘까?아무튼 스페인에서 운전이라니! 감개무량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4. 드디어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