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옛날에 머무르고 있는 인터넷 쇼핑에 대하여.
서노송예술촌(구 선미촌)을 우연히 간 것이 계기가 되어 나는 "왜 이런 곳이 생기게 되었나?"하는 의문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하여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에 협력하고 있는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를 찾아가 물었다. 그러자 센터 측에서는 '유곽의 역사'라는 책을 소개시켜 주었다. 이제 과제는 책을 찾는 것이다. 나는 우선 주변의 서점들을 주욱 둘러보았다. 없었다. 서점 주인분께 물어보니 절판되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인터넷 쇼핑을 이용해야 했다.
사실 나는 지난 몇년간 인터넷 쇼핑을 이용한 적이 손에 꼽는다. 옛날에는 게임이나 건담 프라모델 등을 구입하기 위해 상당히 자주 이용했지만, 어느 순간 그러지 않게 되었다. 문제는 결제 시스템이었다. 어느 순간 내 체크카드로 물건을 제대로 살 수 없었다. 이상한 프로그램은 자꾸 깔리고, 그런 주제에 실제 결제과정은 진행되지 않기 일쑤였다. 일종의 우회 루트로 체크카드와 연결된 통장 계정을 이용한 '실시간 계좌이체' 방법도 사용했지만, 그것조차도 그만두게 되었다. 귀찮기 때문이다. 아마도 윈도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브라우저를 익스플로러에서 크롬이나 엣지 등으로 바꾸면서 최신 운영체제가 쇼핑몰 등지에서 사용되는 구형 프로그램과 충돌을 일으켰기 때문이리라. 그 대신 나는 발품을 파는 쪽을 택했다. 주변의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높은 등급의 회원 같은 것이 아닌 나에게는 이쪽이 더 싸게 사는 방법이기도 했다. 시간과 운이 맞아떨어진다면 할인 덕을 볼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는 '발품'으로도 구할 수 없는 제품에 한정하였다. 이번 '유곽의 역사'가 그런 케이스였다.
전자상거래 환경 개선 이야기가 나온지 벌써 몇 년째다. 그동안 액티브X 퇴출이니 뭐니 했어도 솔직히 체감이 잘 되지 않는다. 앱 쇼핑도 아직 내게는 조금 멀게 느껴지고. 사실 내 소망은 단순하다. 쇼핑을 해야 할 때마다 익스플로러를 실행하는 일 없이, 별도의 프로그램이 내 컴퓨터에 깔리는 일 없이, 쇼핑 결제과정이 순수 웹 브라우저상에서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것. 아직 이것도 먼 이야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