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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Apr 05. 2019

어른 자아와 아이 자아 2

'더 어린아이 자아'발견과 타이르기.

'아빠', '엄마', '여동생'이라는 단어 앞에 '죽여버리고 싶은'이라는 단어를 붙여버린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던 나의 어른 자아와 아이 자아는 나의 자아 속 공간에 제3의 자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자아는 나의 아이 자아보다 '더 어린아이 자아'였다. 나의 아이 자아는 초등학교 6학년이며 대략 12살이다. 반면 나의 '더 어린아이 자아'는 막 말을 배우고,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3살에서 4살 정도의 어린이였다. 아마 6개월 전의 이미지도, 지금의 접두사도 그 '더 어린아이 자아'의 소행이 분명하다. 그 자아는 천방지축이었다. 표현하는 법을 막 배웠는지 거침이나 자제라는 것이 없었다. 아마 우리가 가졌던 불안은 저 '더 어린아이 자아'가 그린 그림이나 말이 우리에게 쇼킹하게 다가왔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이번 '죽여버리고 싶은' 건은 아무래도 '더 어린아이 자아'를 혼낼 필요가 있다. 지난 시간의 사건들에 비해 강도는 약하지만, 확실히 타일러둘 필요가 있다. 나는 아이 자아 둘을 앉히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는 아마 무심결에, 장난 삼아, 악의 없이 그런 말을 한 걸 거다. 진심으로 가족들에게 해를 입힐 의도는 없지. 하지만 말이야. 말하면 그 말에 휘둘려버려. 지금은 아니더라도 '죽여버리고 싶은'이라고 말하고 다니면 정말로 죽여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지 모른다고. 정작 가족들은 네게 그 어떤 심한 짓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럼 더 크게 불안해질 거고, 우울해질 거고, 더 힘들어질 거야. 아무리 장난 삼아, 무심코 나온 말이라고 해도, 그런 가시 돋친 단어는 안 쓰는 게 좋겠어. 우리 모두가 말이야. 

이제부터 우리는 죽인다에 관한 말을 쓰지 않기로 하자. '죽인다'는 표현 대신 '해친다.'처럼, 더욱 순한 말을 쓰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접두사도 사용하지 않기로 하자. 

아빠는 그냥 아빠일 뿐이야. 엄마도 그냥 엄마일 뿐이고, 여동생도, 산도, 강도... 그저 있는 그대로 모든 걸 바라보면 된다고 생각해. 공황도 불안도 우울도 우리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데서 생겨.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그런 감정들이 눈을 흐리게 한 거야. 그랬기 때문에 자신조차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그런 공포감을 품었던 거지. 그런 의미에서 지난 4일간 글을 쓰고, 부모님과 이야기한 것은 참 잘했어.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려 노력했고, 불안과 공황이 사실은 예민함이 만든 이미지의 함정일 뿐이라는 것을 간파했지. 조금만 더 하면 돼. 그럼 분명히 모든 불안이 사라질 거야.

이제 힘을 풀어. 

아무래도 감시 강박이 완전히 빠진 것 같지는 않아. 아직 너는 너 자신을 완전히 믿고 있지 못해. 어느 정도는 일부러 그런 생각을 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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