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원철 Oct 05. 2016

7.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 시리즈

나의 닌통사고 주범들.

드디어 이 게임에 대해 이야기할 순간이 왔습니다. 제가 2부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게임이죠. 바로 '5세대' 포켓몬스터 시리즈인,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와 그 "속편"인 포켓몬스터 블랙 2·화이트 2 이야기입니다. 저의 실질적인 포켓몬스터 입문작이죠. 시대는 3DS의 '6세대'를 넘어 '7세대' 타이틀 포켓몬스터 썬·문의 발매가 약 1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 아직도 '5세대'를 소중히 여기고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달랐다.


아직 DS를 구입하여 본격적인 닌텐도 팬이 되기 이전부터 이 게임에 대해 접하고 영상을 본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이거 진짜냐?" 하고 놀란 일이 몇 번 있습니다. 걷는 방향에 따라 건물이 빙빙 돌지를 않나 난데없이 캐릭터 일러스트가 나타나면서 자기 말을 하기도 하고, 간단한 대화라면 말풍선으로 커버하는 등, 포켓몬 게임이 가지고 있던 이전까지의 평면적인 이미지를 깨트리는 무언가가 나타났으니까요.


이후, 본격적으로 포켓몬부터 닌텐도 게임을 시작한 2012년, 하트골드에 이어 이 게임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고 첫 마을로 향하면, 플라스마단을 이끄는 게치스라는 인물이 사람들을 불러 모아 포켓몬을 자유롭게 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이것을 주인공이 우연히 듣게 되며, 그리고 N이라는 인물과 만나 포켓몬 배틀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다른 포켓몬 게임과는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체감할 수 있게 됩니다.

5세대 포켓몬스터 게임의 핵심인물 N.

이후에는 정석적인 포켓몬 게임 진행, 즉, 체육관을 돌고 배지를 따면서 때때로 악당들과 싸우는 등의 이야기가 되지만, 그 사이에도 N과의 만남과 충돌이 이어지고, 원래는 '마음 편하게 하는 최후의 도전' 정도였던 포켓몬 리그가 '플라스마단과 N이 포켓몬과 사람 사이를 떼어놓는 것을 막기 위한 숙명의 결전장'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야기의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결국 N에게 마지막 승리를 거두고, 본색을 드러낸 게치스까지도 어렵게(처음 도전할 때 정말 어렵게 이겼습니다.) 이긴 다음, N이 주인공에게 깨달음의 메시지를 남기고 떠나는 장면은 제가 생각하는 포켓몬 애니 최고의 엔딩 1위입니다.


속편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포켓몬스터 블랙 2·화이트 2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은 2라는 숫자를 대단하게 여기시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포켓몬스터 게임 시리즈는 단 한 번도 2라는 이름이 붙은 타이틀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포켓몬스터 게임 발매의 패턴은 최초의 버전(2개) → 최초 버전에서 개선을 거친 일종의 1.5 버전(1개) 혹은 그 세대의 구성요소를 기반으로 과거작을 리메이크한 버전(2개)입니다. 그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 2 붙은, 이른바 속편입니다. 같은 구성요소를 기반으로, 무대를 2년 후로 옮겨 새로운 지역과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속편다운 속편이 포켓몬스터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지요. 사실 제가 여기까지 포켓몬을 해온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이 속편이라는 물건을 플레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해 먼 길을 달려온 것이죠. 결국 2013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있던 그날(공교롭게도 한글판 발매일이 그날이었습니다.) 저는 게임을 입수해 플레이를 시작했죠.


이 속편은 전편에 비하면 더욱 정석적인 포켓몬 진행에 가깝습니다만, 그 사이에 양념처럼 들어간 요소들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각 체육관에 들어갈 때 체육관 배경음악이 각기 달라서 색다르고 새로운 느낌을 주고, 새로 추가된 곳을 여행하면서 전작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포켓몬 월드 토너먼트라는 곳을 찾아가서 추억의 캐릭터들과 대전도 가능합니다. 저는 블랙 2를 먼저 하고 화이트 2를 나중에 했는데요. 블랙 2 클리어 데이터를 이용해서 화이트 2는 한층 더 어려운 난이도로 도전했습니다. 이것도 포켓몬 게임 최초죠. 난이도 조절.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한 것은 '포켓우드'라는, 일종의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미니 게임입니다. 제작사 측에서 지급받은 포켓몬을 사용하여 어느 정도 약속된 플레이를 하고 대사를 잘 골라주면 영화는 속편에 완결 편까지 그럭저럭 완성됩니다만, 특정 행동을 트리거로 이른바 '컬트 무비'를 찍을 수 있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그 '컬트 무비'라는 것을 한번 찍으면 비유적인 의미로 천만 관객 동원합니다. 컬트 무비가 원래 영화 각본보다 한층 깨면서도 웃음이 터지는지라 반복적으로 하는 재미가 있죠. 게다가 두 번째부터는 자기 포켓몬을 영화에 내보낼 수도 있게 되어서 나도 포켓몬도 스타가 되는 경험이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제가 블랙 2·화이트 2를 손에 넣고 재미있게 플레이하던 2012년 말, 2013년 1월 8일에 '포켓몬이 모두에게 전하는 최신 정보'를 공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날 이후, 제 게임 인생에도 큰 변화가 발생합니다. 이제부터 제멋대로 게임 회상기 2부에서 이야기할 내용은 바로 그 변화와 경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다음 편에서 다룰 게임은 이제까지의 내용과는 좀 다른, 어떤 특별한 게임에 대한 이야기이며, 전체이용가에서 19금으로 수위가 올라가니 정식 8편으로는 넘버를 매기지 않고, 번외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2013년 1월 8일에 일어난 일과 함께 새로운 매거진에 대한 계획도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6. 포켓몬스터 하트골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