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과 8 사이의 이야기 세 번째
7과 8 사이의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지금까지 몇 차례 언급했고, 실제 동영상도 업로드하면서(왜인지 모바일 환경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계속 '닌텐도 다이렉트'라는 단어를 글로 쓰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전략) 닌텐도의 게임 정보를 정기적(현재는 거의 비정기적이 되었습니다만)으로 인터넷 프레젠테이션 하는 '닌텐도 다이렉트'의 포켓몬 호외판입니다. 여기서 '닌텐도 다이렉트'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므로, 닌텐도 다이렉트에 대한 내용도 7과 8 사이의 이야기에 넣겠습니다.(후략)
- 7-1. 2013년 1월 8일에 무엇을 보았는가 중
(전략) 2012년 10월 31일, 한국 지역에서 방송한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섬란 카구라 버스트」의 한국 다운로드 서비스 계획을 발표합니다. 많은 한국의 닌텐도 팬을 충격으로 몰고 간 일대 사건이죠. 당시에는 속칭 아청법이라는 이슈가 덕후들을 뒤덮고 있던 시기라서 그것을 거스르는 발표와 그 파장은 엄청났습니다.(후략)
- 7-2. 섬란 카구라는 대체 무엇인가 중
오늘 그 '닌텐도 다이렉트'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브런치에서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다이렉트'라는 문자는 '디렉트'로 변환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일괄적으로 '다이렉트'라고 표기하겠습니다.
닌텐도 다이렉트는 2011년부터 닌텐도가 정기적(현재는 위 문단의 언급처럼 비정기적으로 변경)으로 인터넷을 통해 자사의 신작 게임 정보를 프레젠테이션 하는 영상을 송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당시 닌텐도는 자사의 게임이나 신작 비디오 게임기 등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인터넷에 떠도는 것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그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닌텐도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사장이 '직접' 말이죠. 여기서 '직접'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것은 이 다이렉트의 진행자였으며, 작년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와타 사토루 전 닌텐도 사장이 닌텐도 다이렉트를 시작하면서 양 손을 곧게 펴 귀 부근에 위치하게 한 다음, 앞으로 손을 쭉 뻗으면서 말하는 단어가 바로 '직접'입니다. 일종의 유행어 개념이죠.
이 닌텐도 다이렉트가 제게 감명 깊은 이유는 2013년, 본격적으로 닌텐도 팬으로 들어서게 된 계기인 '포켓몬 다이렉트'를 본 것도 있지만, 조금 다른 시선에서 보면 프레젠테이션 자체가 재미있고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여러 모로 배울 점도 많고요. 보통 프레젠테이션의 귀재라고 하면 많은 분들은 아마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잡스 이외에도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는 유명인을 아신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저에게는 이와타 사토루가 바로 그 귀재였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슬라이드와 설명, 중간중간에 곁들이는 부담 없는 유머, 그리고 작품의 이미지를 최대한 드러내는 공간 디자인 같은 것들이 말이죠.(닌텐도 사내에 모션 캡처 룸과 무향실 등이 있어서 그곳에서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촬영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사장 본인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고객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간 점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타 전 사장 본인도 처음에는 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속으로는 반응이 좋지 않을 것을 걱정했지만, 호의적인 인터넷의 반응을 보고 조금 더 편하게 진행하기로 했다는 일화도 있다고 합니다. 이와타 전 사장뿐만이 아니라 북미 닌텐도의 레지 피서메이 사장도 자신이 직접 나서서 닌텐도의 게임을 홍보하면서 유머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북미 지역 유저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닌텐도 다이렉트는 많은 닌텐도 팬들로부터 얻은 호의적인 반응을 토대로 점점 발전하여 특정한 한 게임을 소개하기 위한 다이렉트를 개최하거나, 경쟁사인 소니 등에서 벤치마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국닌텐도도 5회 정도 다이렉트 영상을 만들어 방송했습니다.
다만, 이와타 사토루 사장이 2015년 세상을 떠나고(대신 다이렉트 방송을 담당할 사람을 생전에 지명해두었다고 합니다.), 닌텐도 자체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닌텐도 다이렉트 영상을 보는 즐거움이 지난해나 지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점은 꽤 아쉽습니다. 그리고 한국닌텐도도 긴 적자의 늪을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여 올해 사업 규모를 대대적으로 축소하게 된 점도요. 네 번째 이야기에서 다룰 내용이 바로 한국에서 닌텐도 팬 하는 게 얼마나 고난의 행군(?)인지를 말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