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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Jan 20. 2017

1-2 스위치

닌텐도 스위치는 권기종 국제심판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닌텐도 이야기'라는 매거진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닌텐도에 관심 있는 브런치 작가 여러분의 글을 받습니다. 참고로 일전 썼던 '닌텐도 지킴이 스위치' 글도 새로 닌텐도 이야기 매거진으로 옮겼습니다.


'1박 2일'의 신 스틸러 중 한 명이 바로 권기종 조명감독이다. 국제심판이라는 이명을 지닌 권기종 조명감독은 1박 2일이 시작한 이후 멤버들이 하는 게임의 심판을 맡아왔다. 친한 사람들끼리 여행 가면 꼭 한 사람은 맡는 포지션이고, 권기종 씨 본인의 입담이나 예능감도 출중하여 멤버 못지않은 인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는 권기종 씨가 가지고 있던 심판의 자리도 기계로 대체될지도 모른다. 닌텐도 스위치와 새로운 게임 '1-2 스위치'의 등장 때문이다. 친구들끼리 하는 게임 심판에 알파고 같은 최고의 인공지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1-2 스위치는 충분히 권기종 국제심판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일단 닌텐도 스위치부터 설명하자. 닌텐도 스위치는 거치형 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의 완전한 융합을 콘셉트로 만들어진 게임기이다. 스크린이 들어간 태블릿 형태의 본체를 TV에 연결한 거치대에 끼워 TV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거치대에서 분리한 본체를 컨트롤러를 붙여 휴대용 게임기처럼 사용할 수도 있으며, 본체를 지지대로 세운 다음 컨트롤러를 붙이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



본체 못지않게 컨트롤러인 '조이컨'도 결합과 분리가 자유롭다. 2개의 조이컨을 한 그립에 붙여서 일반적인 컨트롤러로 사용할 수 있고, 2개를 각각 사용할 수도 있으며, 조이컨 1개를 다른 사람에게 줘서 2인용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조이컨에는 본체 결합부에 숨겨진 버튼 2개가 있어서 1개로도 기본적인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이컨에는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 센서, 그리고 닌텐도가 'HD 진동'이라고 부르는 신형 진동 피드백 기능을 탑재했다.



1-2 스위치는 이런 닌텐도 스위치의 다양한 특성을 살린 게임으로 기획되었다. 1-2 스위치의 최대의 특징은 화면을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명이 서로 마주 보거나, 화면 이외의 곳을 보아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조이콘을 2명이 서로 나눠가진 다음, 게임기 본체에서 내리는 음성 지시에 따라 게임을 진행한다. 이후 결과는 게임 화면에 출력된다. 즉, 게임 심판을 전담한다. 그리고 내장된 게임도 약 20여 가지라고 한다. 


'건맨'이라는 게임은 서로 마주 보고 게임기에서 외치는 "FIRE!" 소리에 맞춰 누가 더 빨리 상대를 향해 조이컨의 버튼을 누르느냐를 겨루는 승부다. 게임기는 버튼이 눌린 시각을 0.001초 단위까지 측정하고, 올바른 각도로 조이컨을 향하게 하였느냐도 판단해서 승자를 가려준다. 그리고 HD 진동 기능을 이용하여 감각만으로 상자 안에 들어있는 공의 개수를 알아내는 게임도 있고, 1인 기록 게임인 햄버거 먹기 게임도 있다. 오른쪽 조이컨에 탑재된, 거리와 동작 같은 것을 감지할 수 있는 IR 카메라를 이용하여 먹는 동작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를 기록한다.


맨 처음 했던 이야기로 돌아가자. 만일 닌텐도 스위치와 1-2 스위치가 1박 2일에 정식으로 협찬되어서 저녁식사 복불복이나 잠자리 복불복 게임을 1-2 스위치로 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물론 방송 멘트 상으로는 적당히 얼버무리고 상표도 모두 가린다. '심파고(심판+알파고)'가 나타났다고 하면 된다.) 김준호는 김종민과 마주 보고 '건맨' 게임을 할 때 얍쓰라는 별명처럼 편법을 쓸 수 없지만, 동작만을 기록하는 햄버거 먹기 게임에서는 데프콘을 이길 가능성이 있다. 기계가 심판을 맡아주기 때문이다. 아마 권기종 씨는 심판 역을 하는 대신, 본업인 조명감독 일에 충실하게 될 것이다.


닌텐도 스위치와 1-2 스위치는 전자 게임에서 친구들끼리 하는 면대면 게임의 감성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게임의 승패를 판단해주기도 한다. 친구들끼리 게임을 하면서 한 번은 심판 역의 친구에게 잘 봐달라고 조르거나, 친구끼리 이른바 '금 넘었네 안 넘었네'로 싸우는 일도 많고, 잘못하면 의가 상하기도 하는데, 1-2 스위치는 언제 어디서나 공정한 게임을 준비하고 공정한 심판을 해준다. 이런 게임이 널리 퍼진다면 최소 친구끼리 여행지에서 게임 때문에 싸우는 일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게임이 더욱 즐거운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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