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을 방해하는 것들
요즘 나는 한 가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검색을 반복하고 있다. 그것은
아이폰 6S 플러스를 2017년 4월 이후에 사는 것이 좋은가?
이다. 이미 출시로부터 15개월이 경과하여 보조금의 제한도 없고, 삼성 갤럭시 S8이나 LG G6의 출시가 가시화되면 통신 3사는 경쟁적으로 구형 프리미엄폰의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나설 것이기 때문에, 의외로 싼 값에 구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폰이라면 안정적으로 OS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때처럼 새 OS가 나와도 제조사만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은 없어진다. 하지만, 아이폰 6S 시리즈에서 발생한다고 하는 배터리 강제 방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안드로이드에서 iOS로 넘어가는 것에서 오는 불편, 그리고 보조금과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부담이 큰 기기값 등. 여러 가지 장점과 단점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인터넷 검색을 반복하여 정보를 모으고 있다. 아이폰 6S의 전문적인 평가부터 개개인의 사용 후기 같은 것들을 찾아보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검색 결과는 별로 신통치 못했다. 15개월 경과 구형 프리미엄 폰을 사는 의의에 대한 글을 찾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들이 바로 과도한 홍보성 글, 혹은 글이라고 볼 수 없는 아무 의미 없는 단어의 조합을 블로그에 포스팅한 경우였다. 나는 그런 글들을 '정크(Junk) 정보'라고 부르기로 했다.
정크 정보는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 뉴스'도 정크 정보의 하나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날조하여 읽는 이를 현혹시키고, 감정적인 선동으로 진실을 가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사회혼란을 부추긴다. 이런 가짜 뉴스 이외에도 정크 정보의 종류는 다양하다. 닥치는 대로 인기 검색어를 나열하여 블로그 클릭을 유도하는 것은 양반이다. 봇처럼 비슷비슷한, 혹은 같은 홍보성 정보를 수없이 올려 다른 좋은 글들을 뒤로 밀어내는 행태나, 제목만 그럴듯하게 지어놓고 실제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HTML 코드를 날것으로 올려놓은 블로그 글도 목격하였다. 심지어는 내가 검색으로 얻으려고 하는 정보와 아무 상관없는 정보가 올라오는 사례도 있었다. 아이폰 6S 플러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검색한 사람에게 암보험에 대한 홍보성 글이 관련 정보처럼 올라오는 행태는 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블로그를 누르자마자 강제로 다른 사이트로 접속시켜버리는 행태도 여러 번 겪었다. 이외에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각자 정크 정보를 접한 사례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와 카페, SNS를 통해 정보와 의견이 빠른 속도로 교환되고, 이렇게 교환이 반복된 정보의 가치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뒤편에서 이런 정크 정보들이 끊임없이 공급되어 사람들 사이의 정보 교환을 방해하고, 상업적, 혹은 악의적인 목적으로 정보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들을 뿌려 호객행위나 선동을 시도하는 사람이나 기업, 집단이 많아졌다.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정크 정보들은 검색 사이트 차원에서 바로바로 필터링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런 필터링이 작동하는 것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크 정보의 한 종류인 가짜 뉴스는 이른바 '팩트체크'가 여러 방법으로 이루어지지만, 다른 정크 정보들의 경우 필터링이 이루어지지 않아 검색창에 그대로 노출되고 만다. 결국 정크 정보에 떠밀려 제대로 된 정보를 찾지 못한 정도면 다행이겠지만, 정크 정보를 클릭한 사람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악성 소프트웨어가 침투하면 역으로 개인정보가 털릴 수도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의 범람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팩트 체크 시스템을 만들어 프랑스 대통령 선거기간부터 운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정크 정보와의 전쟁의 시작에 불과하다. 정크 정보의 종류는 많고 그 목적도 아무 의미 없는, 이른바 '분탕질'부터 악의적 여론 왜곡까지 다양하다. 사이버 공간을 오염시키는 정크 정보들은 잠재적으로 빅 데이터 사회의 커다란 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범람하는 정크 정보들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장 정크 정보에 대한 엄격한 필터링부터 시작하여, 더 나아가서는 개인과 기업, 집단이 올바른 정보의 생산에 대해 고민하고 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브런치는 엄격한 가입 제도를 가지고 있고, 많은 작가분들이 좋은 글로 브런치를 채워주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크 정보에 의한 오염이 매우 적은 축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방심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