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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Jun 30. 2017

이것은 게임 광고입니까?

게임 소개 장면 없는 한국의 게임 광고

TV에서 심심치 않게 모바일 게임 광고를 볼 수 있게 된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나는 가끔씩 게임 광고를 보고 있으면 이것은 게임 광고인지 다른 무언가의 광고인지 혼동하게 될 때가 많다. 게임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이 대략 14초~29초 동안 화면을 수놓고는 남은 1초 정도에 게임명을 잠깐 보여주는 광고... 과연 이 '게임 광고'는 좋은 광고일까?


광고의 목표는 무엇일까?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의 시각과 청각, 필요하면 미각 등의 감각을 자극시키고, 뇌에서 "이 상품을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품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신조이지만, 가끔씩 보는 맥주 광고 속의 맥주는 시원함과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즉, 맥주 광고는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에게도 맥주를 매력적인 음료로 보이게 한다. 그리고 그 광고를 보고 맥주를 구입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맥주 광고의 목적은 성공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보고 있는 게임 광고는 게임을 어느 정도 아는 나의 시선으로 보아도 게임의 매력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게임 광고에서 난데없이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장면을 보여주거나, 아이돌만 내보내기도 하고, "우리 게임은 운영진과 유저와의 소통이 원활합니다."라는 멘트를 하는 기업광고 같은 게임 광고도 있다. 그리고 이런 곁다리 같은 메시지들이 나가는 동안 정작 게임 플레이 화면은 별로 보여주지 않는다. 게임 광고에서 게임 플레이 장면을 반드시 많이 보여주어야 좋은 게임 광고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게임 광고는 가끔 너무 심하다 싶을 때가 많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게임 광고를 보고 이게 무슨 게임인지 파악할 수 없다. 유저들과의 소통이 활발한 게임. 좋다. 서버가 잘 안 터지는 게임. 좋다. 그런데 정작 게임이 어떤 내용인지, 재미가 있어 보이는지를 파악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게임에 대한 의욕은 자연스럽게 식어버리고, 오히려 저래도 되나 싶은 걱정까지 들게 된다.


오래전 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출연진들끼리 광고 만들기 대결을 한 적이 있었다. 한 출연자가 아이스크림 광고를 만들었는데, 잠깐 아이스크림 이름을 읊어주고는 바로 댄스로 넘어갔다. 심사위원이 그 광고를 보고는 홍보 효과가 약하며, 속된 말로 "저렇게 만들면 감 떨어진다." 소리를 듣는다며 그 출연자를 비판했다. 그리고 대결에서도 그 출연자는 상대 출연자에게 패배했다. 한국의 게임 광고가 화려함과 덜 중요한 메시지에만 집착하는 나머지 게임 광고에서 진정으로 전해야 하는 것을 잃고 광고 대결에서 패배한 출연자와 같은 길을 가려하는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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