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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Oct 06. 2019

그랜드 캐년 스카이워크 Skywalk

루나 세계 여행/미국 횡단 캠핑여행 5



□ 그랜드 캐년 Grand Canyon 트레킹


오늘부터 미국 서부의 5대 캐년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가장 거대한 그랜드 캐년부터 가장 작은 수많은 봉우리로 형성된 브라이스 캐년까지 미서부의 잘 알려진 국립공원의 웅장한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후버댐을 지나  93 도로를 타고 그랜드 캐년 Grand Canyon으로 이동한다. (2시간 30분)



후버 댐-그랜드 캐년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곳 1위 그랜드 캐년.

비바람과 콜로라도 강 침식으로 만들어진 복잡한 형태의 Canyon(협곡峽谷)으로 지난 20억 년 지층과 그 지질학적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단면이 드러나 있는 계곡이다. 


그랜드 캐년은 크게 세 지역으로 나뉜다.

* 노스 림 North Rim - 겨울이 길고 개방 기간이 짧아 접근도가 낮으며 가장 북쪽에 위치.

* 사우스 림 South Rim - 연중 개방이 가능하고 자동차로 쉽게 접근 가능하여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

* 웨스트 림 West Rim - 국립공원에서는 벗어난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이글 포인트와 구아노 포인트.



□ 그랜드 캐년 - 이글 포인트 Eagle Point(스카이워크)


우리의 여행 코스는 그랜드 캐년 웨스트 림이다.

이글 포인트 Eagle Point(스카이 워크)와 구아노 포인트 Guano Point 트레킹.

두 지역 모두 콜로라도 강을 바로 옆에 끼고 있다.

절벽 위에 서면 아래족으로 깎아지른 90도 경사가 관광객을 맞이하는 곳이다.


그랜드 캐년 방문 지역


안내소에서 셔틀버스(15분 간격) 티켓 구입하고 스카이워크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다. 관광객으로 꽉 채운 버 시에 올라 문 가까이 기대어 흔들리며 메마른 초원과 원주민 마을을 지나 스카이워크로 향한다.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이글 포인트는 독수리 모양의 계곡이 보인다 하여 '이글'이 붙었다. 스카이워크 건물 옆 코너에서 점심 도시락을 받았으나 바로 눈앞에 캐년 때문인지 밥 생각이 별로 없다. 맛도 그러그러하고...  대신 청명한 하늘 아래 야외 의자에 걸터앉아 잠시 눈부신 햇살과 끝없이 켜켜이 펼쳐진 캐년을 마주한다.


스카이워크 3층 건물로 입장하면 반드시 가방과 카메라 등은 보관소에 맡겨야 한다. 캐년 사이로 공중 부양하듯 내밀고 있는 설치물 난간을 잡고 스카이 워크로 슬슬 전진한다. 계곡 바닥으로부터 1,200 높이에 만들어진 바닥이 훤하게 보이는 말굽 모양(U자 형태)의 투명 다리이다. 조심조심 전진하는데 그곳에 상주하는 사진가가 손님들 사진 찍는다고 막무가내로 비켜 달란다.

우리도 입장료 내고 들어왔는데...

이곳 그랜드 캐년은 원주민 생활구역이다. 원주민 후알라파이족이 관리하는 땅으로 그들이 주인이다. 그저 순순히 따를 수밖에.



Eagle Point - Skywalk



영국인의 미국 개척은 동부에서 시작되었고 인디언은 밀리고 쫓겨(강제 이주도) 서부로... 앞으로 여행하는 미서부 캐년은 원주민이 관리하는 지역이 많다. 원주민은 관광객 입장료나 전통 수공예품 가게 등을 통한 수입으로 살아간다. 발아래 웅장한 캐년을 눈에 담으며 한 바퀴 돌고 더듬더듬 빠져나왔다.


스카이워크를 나와 넓은 평지에서 고개를 드니 수평 지층과 협곡이 파노라마로 눈에 들어온다. 갈색-보라색-회색-분홍색이 어우러진 수십억 년 지층과 콜로라도가 깎은 웅장한 협곡이다. 영상으로 보던 풍경이 눈앞에 있다. 단면을 보면서 붉은 팥고물을 넣어 층층이 쌓아 올린 우리의 붉은 팥고물 시루떡이다. 

시루에서 쏟다가 깨진 모습을 하고 있다.

앞으로 여행하는 캐년도 대부분 건조 기후로 식생은 거의 분포하지 않고 현재 침식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해저에서 수억 년 쌓인 수평 지층이 오랜 세월 서서히 융기한 뒤 풍화 침식이 계속되고 있는 지형이다. 건조한 기후 탓에 침식이 더욱 활발하리라. 절벽 사이사이 흘러내리는 모래가 많이 쌓여있는 모습이다.


아래가 보이지 않는 직각 절벽 쪽으로 가서 인증 사진 찍기... 

그러나 조심조심해야지.

안전시설 아라고는 없는 곳이니.



문득 떠오르는 사건 하나. 여기 스카이워크에서 20대 젊은 관광객이 투신을 하여 수색에 들어갔다는 보도(2019)가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꽃다운 나이에 그리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

왜 그랬을까...

생을 마감한 이유도 생의 마지막 장소로 이곳을 택한 이유도 알 수 없지만 거대한 자연 앞에서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인간의 삶이 단순하지 않음을 문득 느끼게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지난 세월이 그래도 평범하고 순탄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절벽 끝에 앉아 깨어진 그랜드 캐년의 단면을 켜켜이 마음에 쌓는다.





수평층과 계곡으로 어우러진 그랜드 캐년을 눈에 담고 뒤돌아 서면 이쁜 그늘막과 테이블이 세트 된 언덕이 보인다. 아름다운 한 폭 그림이다. 끝없는 지평선과 투명하고 푸른 하늘, 그리고 흰 구름, 그랜드 캐년과 청정 공기에 취하는 시간. 고대하던 가슴 설레는 여행길이다.


구글 포인트 & 스카이 워크 언덕과 파라솔


언덕을 넘으니 작은 윈주민 마을어린아이를 포함한 일가족이 관광객이 들어서는 걸 보더니 공연을 시작한다. 어설프지만 한 가족이 전통 춤과 노래로 소박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산책로를 슬슬 걷는데 위로만 자라서 키가 매우 큰 식물이 눈에 들어온다. 보통 사람의 2배 정도 크기이다. 쳐다보다가 한 발짝 물러서서 사진을 담아 본다. 이름이 무얼까. 아직도 그 이름은 모른다.





그랜드 캐년 - 구아노 포인트 Guano Point


다시 셔틀버스에 올라 2번째 포인트로 출발한다.

구아노 포인트!

차장 가까이 휴게소가 있고 그 뒤로 커다란 바위들이 엉켜 험하고 수평 지층과 협곡이 잘 어우러져 있다.

푸른 하늘에는 역시 구름이 흰색으로 잔잔한 뭉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휴게소에서 옥수수 하나, 음료수 한잔 마시고 트레킹 시작이다. 이곳 원주민의 옥수수가 지금은 각 대륙으로 전파되어 세계인의 식량이 되었다.

옥수수 원산지에서 사 먹는 맛이 남다르다. 휴게소 천막 아래 바위를 의자 삼아 쉬고 주변을 걸었다.


구아노 포인트

수평 지층이 켜켜이 쌓이고 삼각형 모양의 끝이  뾰족한 정상.

구아노 포인트 트레일 주변 벽과 바.

그 어느 곳보다 풍화가 활발한 수행자의 쉼터 Hermits Rest.

헥헥거리며 올라서니 캐년이 한눈에 들어온다.


절벽 뒤로 새의 배설물인 구아노(Guano, 공업원료)를 실어 나르던 정지한 케이블카 시설 보인다. 지금은 한 마리 보이지 않으나 한때는 새 떼가 서식했었나 보다. 한때 공업 원료로  배설물(구아노)을 채취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구아노 포인트.


구아노 포인트의  수행자의 쉼터 Hermits  Rest


협곡 사이로 콜로라도 강이 보인다. 계곡을 씻어내는 걸쭉한 흙탕물처럼 보이는 강물이 유유히 흐른다. 그랜드 캐년 현장에 도착했다는 기념으로 두 팔 들어 인증 사진을 남긴다. 캐년의 독특한 색상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콜로라도가 깎아 놓은 절벽이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속삭인다. 사진을 열지 않아도 눈앞에 나타난다. 

얘들아, 나 그랜드캐년 왔다. 

부디 먼 미지의 세계를 꿈꾸며 오늘을 열심히 살기를... 꿈은 이루어진다.


콜로라도강 앞에서


어린 마음에 태어난 시골보다 도시 생활을 꿈꾸었지만, 나는 도시보다 자연경관에 쉽게 마음이 열린다. 산골 태생이라 그런지 산이 옆에 오면 내고향 같고 마음이 평화로와진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는 편이다. 미 서부는 거대한 대륙의 다양한 지형을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록키산맥을 잇는 높은 산, 거대한 협곡, 큰 강, 직선 도로가 뚫린 끝없이 이어지는 평원 등.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사막과 건조 초원 지역 등 독특한 자연환경은 마주할수록 흥미로운 곳이다.



우리 팀을 이끌고 가는 캡틴(교포 2세-운전 및 일과 총괄)은 매사 섬세하고 친절한 분이다. 미국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한국적 정서를 지닌 베스트 드라이버이자 가이드, 운전 중에도 지역 안내가 이어지고미국 생활에 대한 어떤 질문에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는 10년 전쯤의 생활 모습으로 인식하고 계신 듯.  세월이 빠르니 미처 현재를 파악하기에는 거리가 먼 탓이겠지. ㅎ

운전하며 때때로 튀어나오는 유머로 차내는 웃음꽃 만발이다. 한마디 말로 행복 바이러스를 뿜뿜이다. 우리는 운 좋게 섬세한 일정과 여행을 즐겁게 이끌어 주는 훌륭한 분을 만났다. 비록 캠핑 트레일러에서의 아침이지만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 먼 이국땅에 와 있음을 때때로 잊는다. 목적지를 향해 달리다 차에서 내리면 전혀 못 보던 거대한 풍경은 여행을 행복하게 해 주었고 글을 쓰며 사진을 찾다 보니 우리 차 멤버들과 캡틴이 아직도 잔잔히 그립다. 그들은 지금 나를 기억하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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