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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Oct 01. 2019

밤이 화려한 라스베이거스 Las Vegas

루나 세계여행/미국 횡단 캠핑여행 3



라스베이거스 밤거리를 가다.


아침에 잠을 깨니 잔잔 음악이 흐르고 커피 향이 코끝에 와닿는다.

캡틴의 부지런함에 감탄하며 이런 거였어. 그래, 이것이 내가 바라던 진짜 여행이지.

베이글 빵에 쨈을 듬뿍 바르고 커피 향을 음미하며 식사를 시작한다.

낯선 땅, 낯선 방에서 피곤이 수면제가 되어 잠을 잤다.


새로운 땅에서 경험하는 신선한 자극  일상에 활력을 넣어주는 아침을 맞이한다.

평생 다닌 학교와는 영영 이별이다. 그동안 찌들었던 혼탁한 머리를 훌훌 털고 하늘을 나는 거다.



오늘은 모하비 사막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산과 언덕을 지나 넓게 펼쳐진 벌판을 배경으로 15번 도로를 따라 버스는 달린다.  지도에서 수없이 찾아보았던 모하비 사막의 황량한 한 자락을 지나 네바다주의 밤이 화려한 도시로 이동한다.(5시간 소요)



로스앤젤레스 - 라스베이거스 이동


점심은 라스베이거스 도착 전 작은 휴게소.

인 앤 아웃 IN-N-OUT에서 햄버거로 간단히 해결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한참을 기다리나 지친 끝에 겨우 먹을 수 있었다.

지방에 사는 나는 가끔 서울에 올라가면 가장 힘든 것이 도로 정체, 그리고 맛집이라 하여 찾아가면 식당 대기실에서 기다리려야 하는 일이다. 이것은 나의 일상은 아니기에 좀처럼 적응이 안 된다.

이곳 버거 집도 겨우 기다려 우리가 식사를 하는데 입구를 보면 현지인과 관광객이 섞여 줄의 끝이 안 보인다.

어렵게 한 끼를 해결했다. 캠핑장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1880년대 몰몬 교도들이 정착했던 건조하고 황량한 벌판.

1905년부터 시작된 사막 속 신기루.

1930년대 후버 hoover댐 건설 시 노동자들의 휴식 공간으로 환영받던 도시.

1930년대 도박이 합법화되면서 세계인이 찾는 도시.

여기는 라스베이거스.


바로 벨라지오 Bellagio 호텔로 향했다.

세계적인 볼거리가 있다 하니 구경은하고 가야지.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가 막 시작되었다.

감미로운 리듬을 타고 현란하게 춤을 추는 물줄기는 15분간 이어진다.

사진을 찍으려니 관광객이 몰려 북적이는 사람 틈새에 끼어 카메라를 들 수가 없다.

커다란 2개의 원형 분수 중 하나밖에 넣지 못한다.

표준렌즈의 한계다. 카메라를 배우기 전이라 초점도 맞지 않은 흔들리는 사진들이다.

사진보다 여행의 추억이 가슴에 남아 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벨라지오 호텔 분수 쇼 직전의 잔잔함


벨라지오 Bellagio 호텔 분수쇼


라스베이거스는 세계 최대 카지노 거리.

레스토랑, 다양항 쇼, 액티비티, 명품 아웃렛 등 먹거리와 놀이가 즐비한 도시이다.

분수쇼가 끝나니 주변 호텔의 화려한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에펠탑을 반으로 줄여 파리 옮겨 놓은 파리 호텔.

이탈리아 베니스를 축소해 놓은 베니스 호텔.

불쇼로 유명한 볼케노 Volcano호텔.

다양한 콘셉트를 띠고 있는 호텔 자체가 관광 자원이다.

눈앞의 야경이 화려하다.



벨라지오 호텔 안으로 들어서니

형형색색의 스태인드 글라스(유리 공예 작품)가 천정을 멋지게 장식하고 층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카지노를 찾아 잠시 머물렀다.

20달러 교환해서 기계에 넣었는데,  처음 몇 번 동전이 떨어지더니 금방 바닥이 났다.  

층마다 매우 넓고 복잡해서 다시 돌아 나가는 방향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참을 헤매다가 처음 약속 장소로 걸어 나왔다.


천정 스태인드 글라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미리 예약한 O Show('O'는 프랑스어로 Eau '물')를 관람했다.

물 무대를 배경으로 물속에서 진행되는 수중 서커스.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의상, 물이 빠르게 빠지고 다시 채워지는 무대가 기억 속에 아물거린다.

그리고 미라지 호텔 화려한 불쇼도 규모가 대단했다.

촌사람이 화려한 도시에 오니 눈에 보이는 화려함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일행과 다운 타운으로 향한다. 카지노 발상지인 프리몬트 거리 Fremont Street Experience에 도착 헸다. 1950년대  침체된 다운타운 재개발 계획으로 만들어진 빛의 거리란다.

약 500m의 반원형 천정을 400여 개의 전구로 장식하여 LED 조명과 음악이 환상적인 유흥의 거리이다.

LG전자에서 대형 전광판을 제공했다는.


1시간 간격으로 이어지는 아치형 천정을 물들이는 전구쇼가 펼쳐진다.

음악과 함께 시작하는 찬란한 불빛 쇼와 주변 상가의 조명으로 휘황 찬란 화려하다.

그리고 크고 작은 공연들이 거리를 꽉 채운다.

천정에서 검은 물체가 휙 지나간다.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액티비티, 라인을 타는 모습이다.


아구, 난생처음 보는 장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예쁜 여자 두 명이 옷을 훌훌 벗더니

거의 알몸 상태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얼굴은 애교 넘치는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이게 웬일이야.

사람들은 생각보다 무심하게 구경하며 지나간다.

잠시 후 경찰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다가와 그들을 제지하는 눈치다.

웃는 얼굴로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는다.

그러나 경찰이 돌아가자 다시 훌렁 벗고 몸을 흔든다.

내 눈에는 참 신기하고 이상하여 처음 대하는 현란한 밤이다.


라스베가스 프리몬트 거리
거리 음악가들의 다양한 공연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렀다. 

상품 포장 단위가 장난이 아니다.

어마하게 큰 사이즈의 고기, 우유, 아이스크림...

맥주와 와인도 종류가 너무 많아 도대체 고를 수가 없다.

주류는 캡틴의 선택에 맡기고 삼겹살과 야채, 과일을 샀다.


집에서는 왜 밥은 꼭 내가 해야 하냐고 외쳤는데 여행 중에는 식사 준비도 재밌다.

그저 기꺼이 모두가 분주하다.  

캡틴은 모닥불을 피워 숯을 만들고 그 위에 고기를  얹는다.

맛나게 익어가는 고기 향이 좋다.

식탁을 차리고 고기를 접시에 담고 분주한 손놀림 끝에

한입 넣으니 향긋하게 불내 나는 맛.

그저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간다.

어둠이 내리고 밤은 깊어가고 모닥불이 정답다.

맥주가 맛있다고 멤버들이 자랑하기에 술 못하는 나도 한 모금 넘겨본다.  

크아... 어머나 톡 쏘는 맛이 괜찮네. 사이다잖아!

술 못 먹는 나도 홀짝홀짝 마셔댄다.

어 시원해.


출발할 때부터 나의 위장 기능을 걱정했지만 아직까지 아무 일도 없다. 여행이 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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