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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Jan 26. 2021

스텔렌보스 Stellenbosch를 아시나요?

루나 세계여행


아프리카 여행/남아프리카 공화국(9)/스텔렌보스(1)



나는 술에 대해 잘 모른다.

케이프 타운에 오니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세계적인 와인 생사국이란다(세계 7위).

케이프 3박 4일 중 마지막 날.

오늘 하루는 케이프타운 외곽의 이름도 생소

 스텔렌보스 Stellenbosch를 방문다.

와이너리가 많기로 유명한 동네이다.



스텔렌보스로 출발하기 전 시내 브런치 카페에 들렀다.

문을 들어서은 홀에 칠하지 않은 높은 천장.

천정에 드러나 있는 철골 구조물.

그리고 크고 작은 기둥들... 이 눈에 들어온다.

어딘지 익숙한 카페~.

한때 인테리어 하다가 중단한 듯한 우리나라 카페.

집을 짓다 말고 문을 열었나 하는(주관적인 나의 판단) 생각을 했는데

이곳 분위기를 닮았나. 비슷한 분위기이다.

남아공의 카페 원조라는 케이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어보자고 들렀다.



케이프 타운의  브런치카페


넓지만 온갖 복잡한 장식들로 정신이 없다.

코너를 돌면 또 하나의 코너가 있고

크고 작은 테이블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어마한 크기의 로스팅 기계와 커피 도구들.

자세히 보니 모든 도구들은 깨끗이 청소되어 있다.

새벽에 로스팅과 블랜딩 완성하고 청소 마친 것일까.

아니면 그저 장식.


원래 나는 향만 마시고 실제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다. 위장을 편하게 하기 위해.

그런데 이탈리아 여행 시 달콤한 에스프레소를 너무 맛있게 맛보 그 맛에 홀려

바리스타 2급 강의를 신청한 적 있다.

(지금 생각하니 좀 우습지만)

자격증 딸 즈음 내가 사는 동네에도 브런치 카페가 문을 열기 시작하였다.



거대한 로스팅기(커피를 볶는 기계)


나의 키보다 더 큰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았다.

다른 이들과 분리시켜 주는 분위기이다.

브런치 메뉴와 커피를 주문하고 한참을 기다렸다.

메뉴가 나왔는데 튀긴 생선이 그저 그렇다.

샐러드에 커피를 먹는 둥 마는 둥 하

왔다 갔다 하며 카페 구경만 열심히 했다.

초상권이 두려워 전체 분위기를 찍지는 못하고.


도구와 장식이 가득한 실내


페를 나와

케이프 벗어나 스텔렌보스를 향해 출발한다.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허름하기 짝이 없는 마을이 나타났다. 넓은 지에 줄지어 있는 아주 작은 알록달록한 2층 건물. 그래도 이건 좀 양호한 편이다.

조금 더 나가면 우리나라 옛 판자촌 모양의 허름하기 짝이 없는 회색 마을이 이어진다.

쓰레기 더미 같지만, 그것이 다닥다닥 붙은 집이다.

멋쩍어 차마 그것을 카메라로 잡지 못하고 멋진 길가 가로수만 담다.


잎이 무성한 포도밭이 이어진다. 

가도 가도 만한 지형  언덕이 모두 포도 과수원이다.

포도와 와인의 도시 스텔렌보스 Stellenbosch.

와인 농장이 4,700개, 남아공 최대 와인 산지이다.



케이프타운에서 스렐렌보스로


구름 덮인 산은 민둥산이고 포도나무로 덮였다.

교과서 내용대로 과일 재배에 적합한 남아공의 지중해성 기후라지만 포도밭이 이렇게 넓을 줄이야...

경사지에 내려 쬐는 평지에 비해 충분한 햇볕

밤에 마을로 내려오는  산바람이 만드는 낮과 밤의 기온차쨍한 여름의 건조 기후.

모두 꿀맛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조건들이다.


지형, 토양, 기후 조건을 모두 갖춘 땅이었다.

그렇구나.

케이프타운 주변에 10여 개가 넘는 와인 도시가 있는데 이들을 Winelands라 부른다.

(Stellenbosch, Paarl, Somerset West, Wellington 등등)

오늘 그 도시 중  스텔렌보스로 향하고 있다.

서서히 포도나무 밭과 초원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하얀 집과 와이너리 Winery가 나타난다.


스텔렐보스의 언덕과 포도 과수원


케이프 타운에서 1시간 정도 달려 예쁜 와이너리에 도착했다.

농장을 배경으로 세워진 하얀 집에 들어왔다.

고풍스러운 와인 농가에 점심  이다.


집과 포도 농장 구경하고

와인(나는 스파클)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달콤한 후식까지 먹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정원으로 나와 인증사진 찍으며 놀았다.




잔잔한 호수. 

잘 가꾸어진 푸른 잔디.

오래 자란 고목이 울창한 훌륭한 정원이다.

풍경 속에서 즐거워하는 일행을

나무 밑 빨간 파라솔에 앉아 담아본다.

초록 숲에 눈을 씻는 행복한 여행이다.





다시 와인 동네를 빠져나와 아기자기한 시내 도착.

눈에 띄는 원주민과 거리 모습을 보며

피부색이 다른 거리 들어서니 또 왠지 낯설다.





스텔렌보스 안내 센터가 보인다.

거리가 어찌나 상쾌한지

한참을 걸어도 힘든 줄 모르겠다.

도로에 가로수가 몇 백 년은 자랐나 보다.

처음 이에 들어온 네덜란드인이 심었다면

삼사백 년은 되었을 것이다.

그늘이 얼마나 넓은지 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원하게 시내를 걷는다.


익숙지 않은 친절한 원주민 직원은 아무리 만져보고 머물러도 나올 때까지 상냥하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상가 진열대를 찍고 싶었는데 사진이 별로 없다.

눈치가 보여 마음껏 찍지 못했다.

풍경은 신나게 찍어도 되 거리 사진은 그렇지 못하.

마네킹은 괜찮겠지...






아구~,  꽃분홍 꽃 넝쿨이 화사하다.

우리나라는 한참 추운 1월인데 여기는 여름이니 꽃들이 만발이다.





백인에 의해 지어진 17~18세기 고풍스러운 건축.

케이프 터치 Cape Dutch 식이라고 칭한다.

단순한 디자인에 하얀 벽이 특징이다.


Dutch는 덜란드인에 대한 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중에 들어와 식민지배를 한 영국인이(19세기)

케이프에 정착한(17세기부터) 네덜란드인을 비꼬아 칭하는 단어라 한다.

케이프에 정착한 네덜란드 후손(농목축인)을 보어인이라 한다. 

원주민과 혼혈인 보어인을 얕잡아 보는 영국인으로부터 Dutch라는 용어가 나왔다고.


영국인이 네덜란드인을 비는 데서 나온 또 하나의 말이 Dutch Pay.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건전한 각자 지불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그것이

잔소리하는 영국인에게 순응하지 않고 꼬치꼬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보어인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된 말이라고 한다.

산이 정확한 네덜란드인을 비웃고자 나온 단어.

유럽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말이라고.



흰색 벽과 케이프 터치 Cape Dutch 건물


하얀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내부가 궁금하여 들어갔다.

16세기 유럽 종교 개혁(루터와 칼뱅주의)으로 종교 전쟁이 일어나고

프랑스 위그노(프로테스탄트 : 신교도) 일부가 종교 박해를 피해 케이프 타운으로 이동하면서

프랑스 포도를 가져와 이곳에 심고 마을을 건설하게 되었다고(1650년대).

그것으로 보면 이 도시의 역사도 300년이 넘었단다.


교회 건물


평일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고 문은 열려 있다.

사실은 동행과 화장실이 가고 싶어 들어갔는데

아무리 건물을 돌아도 화장실이 없다.

빙빙 돌고 바깥도 살펴보았으나 찾아도 없다.


어디를 가도 도시를 메운

하얀 집과 푸르고 키 큰 가로수.

흰색과 푸른색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이다.

이탈리아 지중해처럼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 흰색을 칠했을까.



교회 내부
쨀한 햇볕을 피하기 위한 흰색 건물과 푸른 가로수


출입문 입구에 유난히 동물 형상 장식이 많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전에는 야생 동물이 많았겠지

이곳 야생 동물을 살아 움직이는 형태로 종종 문 앞에 모셔 놓았다.


그리고 긴 골목 끝 식당 입구가 운치 있다.

심심하게 들어 설 손님을 배려해 골목 입구를 길게 정원으로 구성했다.

멋져 보여서 한컷, 찰칵.


건물 입구 흔히 보이는 동물 조형물
운치 있는 레스토랑 입구


울창한 숲에서 넋 놓고 걷다가 길을 잃었다.

좁은 골목이 눈에 어 들어갔는데 이것이 미로였나.

조금 전에 지나 몇몇 일행을 아무리 찾아도 없고

기다리는 버스가 있는 그 도로를 찾을 수가 없다.

길눈이 어두운 내가 아니거늘. 어쩐다.

방향 감각을 잃고 뱅뱅 돌다가 어찌어찌 빠져나왔다.

아주 좁은 옛길이 많다.

차라리 거기에서 길을 잃고 계속 있을 걸...

후회 아닌 후다.


스텔렌보스 가로수


평소 즐겨 찍는 나무지만  

사진으로 거리나무를 볼 때마다 

커다란 나무 그늘로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지던 기억...

그 서늘했던 기억이 

더운 여름을 마주할 때면 나를 스텔보스로 향하게 한다.


고목 그늘에 덮인 도로



(사진 에세이 '그냥 와봤어'를 재편집하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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