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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Feb 17. 2021

초베강 사파리에서  뜻밖의 한바탕 웃음

루나 세계여행


아프리카 여행/보츠와나(1)/초베 국립공원 Thebe National Park 유람선 사파리 투어


잠베지강 유역 빅토리아 폭포에서

오버랜드 트럭킹 차량을 이용하여

짐바브웨에서 보츠와나로 국경을 넘는 날이다.


아프리카 오버랜드 트럭킹 Overland Trucking은

벤츠 트럭을 개조한 차량으로 육로를 통해 여행하는 방식.

자격을 갖춘 드라이버, 요리사, 가이드가 함께하며 여행을 안내하고 요리하며 국경을 넘나드는 투어이다.

조리 도구와 자물쇠가 달린 개인 사물함 등이 갖추어져 있다.

최대 23인승이지만 우리는 인솔자 포함한 10여 명이 전세 내어 이용하였다.

출발 전 국내 예약이나 아프리카 현지 투어를 이용할 수 있다.


잠베지강 지류인 초베 강 유역 카사네(보츠와나)로 이동한다.

초베강 유람선 사파리 투어를 하기 위해서.

초베강이 잠베지 강과 만나는 지점은 네 나라의 경계이다.

잠비아, 짐바브웨, 나미비아, 보츠와나의 국경이 된다.


초베강(보츠와나 카사네)


짐바브웨에서 보츠와나 국경에서

차에서 내려 걸어서 넘는다.

보츠와나 출입국 사무실 앞에서 내려 수속을 하고

입국 서류 적어 사인하고 여권 보여 주고 도로를 건너면 통과이다.

직원들이 지나치게 느긋하여 시간이 오래 걸렸다.


차에서 내릴 때 가지고 다니는 신발을 모두 꺼내라고 안내한다.

국경선 통과 전 소독약이 질벅한 곳을 밟고 지나며

가지고 있는 모든 신발도 소독을 하는 절차를 거친다.

땅을 밟는 신발 바닥 소독만으로 세균이 차단되면 좋으련만...


차량과 사람이 각기 따로 국경을 넘고

다시 트럭에 올라 보츠와나를 달린다.





초베 국립공원 Thebe National Park 지역이다.

초베 강가에 위치한 전통 롯지 도착.

입구에서 재미있는 두 조각상이 제일 반긴다.

아프리카 여행하며 이동할 때마다 롯지 형태가 참 흥미롭다.

입구부터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구조와 장식은 여행에서 느끼는 신선함 그 자체다.


Thebe river lodge 입구


방을 배정받고 짐을 끌고 로비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통나무를 이용해서 만든 긴 복도가 운치 있다.

바깥에서 볼 때는 초가에 황토집이지만

실내를 들어서면 깔끔한 실내에 역시 모기장이 단정하게 매달린 침대가 있다.

모기가 거의 눈에 띄지 않으나 늘 이렇게 준비되어 있다.

이동할 때마다 숙소 모습이 또 다른 여행의 즐거운 요소이다.


Thebe river lodge


롯지에 짐 풀고 씻은 뒤 잠시 휴식하고

초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에 오른다.

강바람에 시원하다.

느긋하게 오후 사파리를 시작한다.

아이스 박스에는 시원한 음료(맥주 등)가 준비되어 있다.

과자 등 간단한 간식거리도 있다.

이제 나타날 야생 동물을 상상하며 강을 따라 이동한다.


생각해 보니 나는 지금 인생의 황금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낯선 땅, 낯선 강, 피부색이 다른 매력적이고 친절한 그들.

강을 따라 새들이 날고 스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동물을 기다린다.

코끼리, 버펄로, 워터벅, 악어, 임팔라.


초베 강 유람선 사파리(Thebe River SafarI

드라이버가 설명하느라 놓고 있는 운전대를

나와 늘 붙어 다니는 짝꿍과 번갈아 잡고

뱃머리를 좌우로 돌리며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운전대를 잡아 보니 자동차 운전하고 다르지 않다.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뱃머리가 움직이고

따로 정한 길도 없으니 그저 기분 내키는 대로 방향을 돌린다.




한참을 전진하니

한 무리 코끼리가 깊은 강물에 몸을 담고

물장난 치며 서로의 긴 코를 가지고 씨름을 한다.

한참 구경하니 첨벙거리던 장난 멈추고 숲으로 올라선다.

길게 누워있는 앙상한 나무는

코끼리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뼈대만 누워있다.


초베 강 코끼리 가족


이곳은 요즘 코끼리가 너무 번성하여

숲과 농작물을 망가뜨려

정부 차원에서 개체수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12만 마리에 달하는

아프리카 최대 코끼리 서식 공원이다.


초베  강 야생 코끼리 물놀이


초베강 유람선 사파리 투어


가이드 왈, '코끼리 다리가 몇 개일까요?'

'당연히 다리가 4개지요.'

‘코끼리를 자세히 보세요. 뒷다리 가운데 하나 더 안 보여요?

'자세히 보세요.'

그러고 보니 수놈 뒷다리 사이에 다리가 하나 더 보인다. 보여.

으하하하 호호호 한바탕 웃음으로 소란해졌다.

그것이 어떤 자는 25kg이나 된다고...

그것이 사실일까. ㅎ


코끼리 부부(뒤가 수놈)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그 사이에서 새들도 놀고 있다.

야생 동물의 천국이다.

우리나라 야생 동물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

어디로 갔을까.


덩치 큰 버펄로 등에 새가 앉아 있다.

새의 먹이가 소 등에 있나 보다.

서로 공생하는 이들이 평화롭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생태계의 보고.

그 아프리카 자연 생태계를 직접 눈으로 본다.



초베국립공원 소떼
초베국립공원 야생소와 새


워터벅 Waterbuck이 나타났다.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한가롭다.

궁둥이에 꼬리 위쪽까지 둥그런 흰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프리카 초원 초식 동물.

뿔이 없으니 모두 암놈이다.

때로는 악어의 먹잇감이 된다고.


워터벅 Waterbuck(물 영양)

지나는 유람선을 보니 형태가 다양하다.

크고 작은 배들이 세계 여행객을 싣고

넓은 초베강을 누빈다.


초베강의 다양한 유람선
초베강을 누비는 보트


넓디넓은 평원에 펼쳐진 밀림이나 초원을 볼 때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산지가 대부분인 한반도가 떠오른다.

산지 사이사이의 분지라는 좁은 평야에서

미래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묻혀

여유롭게 하늘 한번 쳐다보지 못하고 어른이 된다.

안타깝지만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가 가진 것을 그들은 갖지 못했고

그들이 가진 것을 우리는 갖지 못했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하다’ 했는가.



강바람을 쫓다 보니 어느새 노을이 연하게 나타난다.

초베강 투어의 마지막 장면은 아름다운 일몰로 유명하다.

그러나 불타는 붉은 노을은 어렵겠다.


그러나 날씨가 좋아도 날씨가 나빠도

그냥 좋은 날이다.


초베강 저녁
초베강 저녁노을


오늘 저녁 식사는 큰 접시에 수북하게 담긴 양념 돼지 등갈비.

우리가 흔히 먹는 들갈비 빨간 양념이다.

아구, 집에서 보다 더 맛나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 음식이 나와서 그럴까.

고기로 배를 가득 채웠다.

오늘도 여전히 고기를 먹어야 사는 나도  동물이구나.



(사진 에세이 '그냥 와봤어'를 재편집하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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