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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Mar 11. 2021

오카방고 델타 OkavangoDelta(2) 롯지 일출

루나 세계여행


아프리카 여행/보츠와나(4)/오카방고 델타 Okavango Delta의 여명과 일출



이곳은 아프리카 내륙국 보츠와나. 오카방고 델타 Okavango Delta에 위치한 모레미 크로싱 롯지(Moremi Crossing Gunns Camp Lodge)에서 하룻밤 묵었다. 어제 경비행기로 마운에서 오카방고 델타로 들어왔다.

Delta는 흐르는 강물이 하류에 쌓아놓은 삼각형 형태의 퇴적 지형을 말한다. 세계적인 큰 강의 하류에는 흐르는 물이 큰 삼각주를 형성하고 있다. 나일강, 미시시피강, 우리나라 낙동강 하류 등, 하류의 비옥한 충적 지형은 농업에 유리하여 4대 문명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런데 오카방고 강 주변은 건조지역이다. 기후 변화로 건조지역이 확대되면서 흐르던 강은 사막으로 사라지고 흐르던 강줄기가 막혀 호수가 형성되고 구 주변은 세계 최대의 습지를 형성하게 되었다. 지도에서 보이는 녹색 손 모양의 충적지가 오카방고 델타이다. 강 유역의 습지는 온갖 동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보ㅌ츠와나 오카방고 델타Okavango Delta


항상 부지런하게 모든 사항을 정리하는 직원들의 손길은

여행객을 편안하게 해 준다.

냉장고에는 음료와 맥주가 준비되어 있고

언제나 마실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으며

사람의 손길이 거의 없는 초원의 시간은 아주 조용히 천천히 흐른다.

어제 밤늦게까지 파티를 벌였다.

술을 술술 넘기며 주고받는 대화로 밤은 깊어가고

여행자는 오로지 여행에 묻혀 아프리카를 음미하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 직원 모두 퇴근하고

우리만 남은 초원의 밤은 오로지 우리의 것이다.

바깥세상과 단절된 벌판, 전화 통화도 아니 되는

이름하여 여기는 고요한 천국.


여행 출발 전의 걱정은 날아가고

전혀 다른 환경에서 고난의 연속일 거라는 상상과는 달리

다양하게 갖추어진 편의 시설로 충분히 즐겁고 만족하다.

풍경은 이색적이고 서비스는 다른 여행지 그것과 다르지 않다.

충분히 다닐만하다.

물론 시간과 돈이 따라야 하지만.


이른 아침잠이 깨었다.

모든 것이 궁금하여 바로 일어났다.

대충 세수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낮과는 달리 서늘하고 습한 공기가 얼굴에 와닿는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는 이른 시간이다.

새벽 여명이 서서히 아름다운 빛깔을 띤다.

룸 메이트를 깨워 졸린 눈 비비고 나왔는데 이쁜 풍경에 그도 놀란다.

물안개를 헤치고 검은 새가 날고

습지에서의 여명이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모레미 크로싱 롯지(Moremi Crossing Gunns Camp Lodge의 여명


들소도 일어나 이른 아침 식사를 하는지
물안개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움직이고 있다.


현실 같지 않은 이렇듯 몽환적인 세상.

삭막한 초원이나 사막 풍경을 예상했었는데

뜻밖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아름답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이다.


물안개 깔린 이른 아침 풍경

이제 해가 나오려나.

점점 붉은 하늘이 된다.

오카방고에서의 불타는 하늘.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해가 구름으로 가리어졌나.

노란 하늘에 해가 뜰 시간인데 해가 나타나질 않는다.

새떼가 날아간다.



롯지 아침 여명



롯지의 여명

드디어 해가 나타났다.

화려한 여명을 뒤로하고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구름에 가려 기대하던 태양이 밋밋하다.

여명이 화려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바깥 세계와 단절된 오카방고 델타.

내 생애 가장 독특한 아침을 맞이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풍경.

어쩌다 내게 이런 행운이...


롯지의 아침 풍경


어느새 아침이 환하게 밝았다.

고양이가 멋진 포즈를 보여준다.

탐스런 꼬리가 길기도 하다.


축축한 아침 이슬을 머리에 맞으며

오카방고 델타의 아침을 기록한다.

초가지붕과 나무만을 엮어 지은 롯지.

특히 직선과 곡선이 적당히 어우러진 천정 모습이 너무 멋지다.

끝없는 초원, 아침 물안개, 롯지 센터의 기둥들.


꼬리가 긴 고양이
늘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리셉션장


식사 준비를 마치면 항상 상위에 하얀 테이블보를(상보) 덮어놓고 손님이 오기를 기다린다.

벌레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뷔페식 식사인데 접시를 들고 음식 테이블에 가까이 가면 상보를 열어주고

음식 담기가 끝나면 다시 바로 덮는다.

손님이 음식을 담을 때마다 상냥하게 수없이 이를 반복한다.


그곳의 친절한 서비스가 아직도 생생하다.

원래 천성이 착한 것인지

직업의식인지

경영자가 아닌 직원으로서의 매너인지

유럽인의 지배하에서 형성된 분위기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아직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꼼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

식사를 끝내고 차를 마시는데

롯지 매니저가 나타났다.

씩씩하게 좋은 아침! 행복한 아침! 을 외친다.


머리를 묶고 있는 이 옆으로 가더니 머리를 묶어 주겠다고 선뜻 나선다.

스카프를 잡더니 머리 묶는 모양을 보라 한다.

계속 설명을 덧 붙이며 칭칭 돌려서 깔끔하게 묶어 준다.

묶는 방식을 설명하며 손질하는 그를 보며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확실히 그들은 은근한 분위기 메이커이다.

장난하며 놀 때는 짓궂은 표정에 환한 얼굴이지만

그들은 이내 본래의 임무를 이행하는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머리 손질을 자처한 매니저


스타일이 다른 직원 모습

아직도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사방이 조용하고 안락한 친환경 숙소.

롯지 마당에 심심찮게 동물들이 어슬렁거린다.

멧돼지 두 놈이 풀을 뜯고 있다.

키 큰 야자수가 늘어서 있다.

우리가 타고 들어온 마차가 여기에 있구나.

공중 화장실을 지나는데

나무를 조각하여 만든 남녀 표지판이 재미있다.


델타의 사파리가 기대된다.

어떤 야생이 기다리고 있을지.


롯지 주변  풍경


야생화
공중 화장실



(사진 에세이 '그냥 와봤어'를 재편집하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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