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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Apr 03. 2021

오카방고 델타 Okavango Delt(4) 워킹 사파

루나 세계여행


아프리카 여행/보츠와나(6)/오카방고 델타 워킹 사파리 투어 Okavango Delta Walking Safari Tour  



아침 먹고 늑장을 부리다가 인솔자의 나오라는 외침에 허겁지겁 나와 보니

모두들 준비를 마치고 우리 둘(방을 함께 쓰는 동갑 멤버)을 기다리다 일행 일부는 모코로를 타고 이미 출발하고 있었다.

오늘은 오카방고 델타를 걸으며 동물을 찾아 워킹 사파리 투어를 하는 날이다.

오카방고 델타 투어를 위해 모코로 Mocoro(2인용 전통배)를 타고 강으로 나간다.


오카방고 델타 숙소


이곳 델타 습지를 드나드는 전통배를 모코로라 부른다.

Polor(폴러 : 뱃사공이자 안내인)는 Pole(폴 : 긴 막대기, 노)을 이용하여 쪽배를 이동시키는

2인승 무동력선을 말한다.

롯지 바로 옆에서 출발하여 강을 따라 목적지로 들어간다.


긴 막대기 Pole을 이용하여 이동

날씨도 좋고 강과 초원은 조용하여

막대기가 강바닥을 밀 때 물과 부딪히며 만들어지는 '촤르르륵' 소리가 적막을 깬다.

보츠와나의 칼라하리 사막의 보석.

칼라하리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세계 최대 습지.

이 거대한 자연 생태계를 오늘 걸어서 체험한다.


조용한 오카방고 델타

이제부터 배에서 내려 워킹 시작이다.

그늘 없는 땡볕 초원으로 나서니 햇살 뜨거운 날씨.

한참을 걸었다.

처음에는 바싹 마른 산더미 만한 코끼리 똥과 앙상한 동물 뼈를 적당히 피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것이 무디어져 먼지가 나도 그냥 밟으며 걸었다.

아무리 걸어도 동물들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가끔 새들만 푸드덕 나를 뿐 기대한 짐승은 나타나지 않았다.


뜨거운 햇살에 풀 무성한 초원

여름임에도 가뭄으로 누렇게 마른풀 가득한 초원에서 오랫동안 버티다가 고사목이 된 나무 기둥이 누워있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적어서 바싹 마른 형태로 팔을 뻗치고 쓰러져 있다.

비가 계속 오지 않으면 썩지 않고 마른 채로 몇 년이나 버틸 수 있을는지.


고목 위에서 주의 사항을 알려주는 안내인

쓰러진 고목의 뿌리 쪽을 보니 새싹이 움트고 있다.

강한 생명력이다.

아주 일부분 땅에 닿은 뿌리로 물과 영양분을 취하여 자라고 있는 푸른 잎이 신통하다.

모질고 긴 생명력을 여기서 본다.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임을 어렴 풋이 깨닫는 나이에 이런 상황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컷.


쓰러진 고목에서 움트는 새싹


마른 코끼리 똥을 감각 없이 밟으며 먼지 풀풀 내며 걷는데

가이드의 '쉿' 소리에 놀라

갑자기 멈추었다.

우르르릉... 소리가 멀리서 온다.

점점 가까이 들린다.

보인다.


검은 소떼가 우르르 떼 지어 달린다.

우리가 걷는 숲 가까이서 멈춘다.

긴장해서 한 줄로 나무 옆에 대기한다.

잠시 후 우리 일행 옆에서 그들은 태연하게 풀을 뜯는다.

일렬로 나란히...

공격성이 강한 짐승일수록 일렬 형태로 이동한다고 했다.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대형이 숫자도 많아 보이고 공격하기 어렵다고.


드물게 큰 나무가 자라는 건조 초원
일렬로 이동하는 들소 떼

그래서 우리도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일렬로 이동한다.

반드시 맨 앞과 맨 뒤에서 원주민 안내인이 일행을 보호하며 일렬로.

일렬에서 이탈했다가 공격받으면 보호해줄 수 없으니 반드시 일렬로 이동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했다.

날씨 변화가 심한 날씨 속에서 투어는 계속되었다.


짐승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워킹 투어시 반드시 일렬로 이동

크기가 다양한 개미집이 많은데

나의 키만 한 개미집이 나타났다.

그 작은 개미가 흙을 날라 쌓았다고 믿기지 않는 크기이다.

그늘이 만들어지는 시원한 나무 밑에 정교하게 만들어진 개미집은 미로 형태의 길과 방이 만들어져 있다고 했다.


오카방고 델타에서 흔히 보는 개미집


어제에 이어 오늘도 숲 속 피크닉.

현지 안내인들은 무척 유쾌하고 계속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델타 안내를 비롯해 가족 이야기까지 즐겁게 쉴 새 없이 수다를 이어간다.

그래서 모두 종일 얼굴에 웃음기 가득하다.


워킹 사파리 중 피크닉

휴식을 취하고 동물을 찾아 나섰는데 흐린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진다.

소나기라도 내리려나.

다행히 큰 비는 내리지 않고 어둑한 길을 걷는다.


동물 습격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일렬로 이동
오카방고 워킹 사파리


평지를 걷다가 언덕을 하나 넘었다.

그런데 하마가 나타났다.

덩치 큰 하마가 강물에 몸을 담그고 떼 지어 역시 일렬로.

안내인이 공격성이 강하니 절대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된다고 엄포를 놓았다.

덩치 큰 만큼이나 공격성이 제일 강한 동물이란다.


오카방고 물속 하마

하마는 오랫동안 머물러도 절대 물밖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안심하고 입 벌린 모습도 관찰하며 사진도 찍으며 그들 옆에서 놀았다.


떼 지어 서식하는 하마


어마한 크기의 하마 몸집


하마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도 찍고

개인 인증사진도 만들며

헤매느라 뻐근한 다리도 휴식하며

오카방고의 시간은 흘러간다.

언제 또 오겠는가. 이곳을...


현지 안내인과 하마
늘 장난기 넘치는 현지 안내인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식사가 정갈하게 차려져 있다.

가지런히 흰 상보를 덮고 기다리다가 손님이 도착하니 하나씩 열어 음식 더는 것을 도와준다.

식사 준비 안 하고 종일 놀고 난 뒤 대접받는 기분을 누가 알리요.

여행의 맛이 저녁 식사를 더욱 맛나게 한다.

여행이 일상이다.

오늘도 여행 중입니다.




(사진 에세이 '그냥 와봤어'를 재편집하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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