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

주머니도 가난했지만 마음은 더 가난했던 날

by 유성


처음에는 네발자전거를 탔다. 보조바퀴가 달려있는 덕분에 앞으로 나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문제는 두발자전거를 탈 때였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어 꽤나 쉬웠지만 뒤에서 손을 놓았을 때는 쉽게 중심을 잃어 휘청거리며 넘어지기도 했고, 무릎과 손바닥이 벌겋게 까지기도 했다. 상처를 보고는 집에 돌아와 빨간약을 발라야만 했다.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지 않아도 두발자전거를 혼자서 탈 수 있는 날이 찾아오게 되었다. 이제는 자전거를 타지 않아도 자전거를 타는 법은 몸이 스스로 기억하고 있다.


중심을 잡아주었던 손이 없어지고
혼자의 힘으로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갈 때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을 져야 할 때
그때부터 제2의 인생이 시작된다.


학창 시절 때 배운 1차 함수의 그래프처럼 인생도 직선으로 곧게 올라가면 좋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은 2차 함수의 그래프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많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손뼉 털고 일어나야만 하고, 상처가 생겨도 빨간약을 발라 딱지가 내려앉을 때까지 아픔을 견뎌내야만 한다.


우리의 인생도 자전거를 처음 탔을 때와 마찬가지로

넘어지고, 일어나고, 약을 바르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몸이 기억해 힘든 일이 갑작스럽게 찾아와도

오뚝이처럼 금방 일어날 수 있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니 지금 넘어졌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지 말라

넘어져 상처가 생겼다면 빨간약을 바르자

새살이 돋아날 때 즈음 한층 더 단단해질 것이니




인생에서 빨간약은 여러 종류일 것이다.

어떤 이는 하루 종일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거나

어떤 이는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어떤 이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풀거나

어떤 이는 바다에 가서 술을 마시거나


이처럼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중 자신과 제일 잘 맞는 빨간약을 재빠르게 바르면 된다.

자신만의 빨간약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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