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9
진짜 알면서도 왜? 나쁜 습관은 잘 안 고쳐질까?
나랑 친한 선배가 자주 나를 나무라면서 하는 말이 있다. 제발 말 좀 들으라고. 대부분의 초년 박사생들은 (나 포함) 다 "응, 너는 그렇겠지만 나는 달라~" 라는 멘탈을 가지고 있다고. 근데 그게 아니니까 제발 일찌감치 정신차리고 말 좀 들으라고.
학교생활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나쁜 생활 습관은 나쁜 결과를 가지고 옴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또 그렇게 하게 되니까.
시차를 조금이나마 고쳐보려고 어제는 저녁 먹고 나서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그리고 게임에 매진. 저녁도 원래는 해먹으려고 했는데 집에 와보니 와이프가 피자를 시켜놔서 마지못해 먹었다. (인플레의 탓인지 평소와는 다르게 맛도 진짜 더럽게 없었다.) 둘 다 이제는 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는 일들. 이제는 느즈막히 커피를 마시고 잠을 뒤척이지 말고, 몸에 안 좋은 걸 좀 줄여 먹어야지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막연히 "오늘 하루쯤은 괜찮겠지" 라는 생각에 그냥 옛날 습관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시가 넘으니 슬슬 졸리기 시작했고 9시가 되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이 졸렸다. 졌다 졌어.
여기까지만 놓고 생각하면 정말 "하루쯤은 괜찮겠지" 같다. 커피 마셔도 졸린데 뭐! 오후에 좀 마시면 어때! 다른 사람들은 두근두근하고 잠이 안온다고 해도, 난 아냐!
아니긴 뭐가 아냐. 밤에 이상한 꿈을 꾸면서 엄청 뒤척였을 뿐 아니라 잠도 두 번이나 깼다. 화장실 가고 싶어서. 두번째 깼을 때는 진짜 하늘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에도 분명 충분히 잤는데 엄청 피곤하다. 5시에 한번 깨고 나니 다음에 눈이 떠진 건 7시. (6시반쯤 기상이 목표인데.) 스트레칭을 해도 몸이 풀어지지 않는다. 커피와 피자가 온 몸에 덕지덕지 낀 것 같은 느낌. 어제 못한 일을 아침에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손이 가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이런 유혹을 쉽게 이겨낼 수 있을까? "오늘 하루쯤은 괜찮겠지"의 유혹.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도 나는 아니겠지"의 유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