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시아 Aug 28. 2022

다른 사람 말고 나한테만 집중

2022.08.28

진짜 이 놈의 입이 문제지!


나는 꽤나 말하는 걸 좋아하고 의견이 강한 편이다. 호불호는 꼭 밝혀야한다. 이 사람이 좋은지 싫은지 꼭 판단해야한다. 


그뿐 아니라 한번 누가 싫다는 생각이 들면 진짜 마음 속에서 그 생각을 떠나보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왜 그 사람이 싫은 지 설명하고 싶다. 또 여러번 설명하다보면 더 잘 설명할 수 있게 되어서 더더욱 설명하게 된다. 세번째쯤 이 사람이 왜 쓰레기인지 ^^ 얘기하다보면 진짜 엄청 재미나게 얘기할 수 있거든.


아직까지는 (물론 내가 모르는 것일수도 있지만!) 큰 문제 없이 그냥저냥 살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누굴 왜 싫어하는 지 알고, 또 그만큼이나 내가 누구한테 충실한 친구인지 알면서. 


하지만 그게 얼마나 가겠어! 나는 늘 언젠가는 "이 놈의 입이 문제지!" 라고 생각할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면서 산다. 그래서 호박씨까는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기숙학원 시절부터 이어온 긴긴 전통이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그 때는 덴 적이 좀 있는 것 같다.) 어쩔 땐 그냥 할 얘기가 없거든... 특히 문학 공부하는 대학원생들끼리 모여서 또! 읽은 책, 본 영화 얘기를 하는 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다. 잘난 척하는 사람부터, 내가 재밌었다는 데 굳이 그게 아니라고 하는 사람부터, 괜히 나한테 왜 일 얘기를 주말에까지 하냐고 되려 짜증내는 사람까지. ㅋㅋ 


어제 모임에서도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면 대화가 이미 그 방향으로 가 있다. 누가 새로 들어왔는지, 걔들은 어때 보이는지, 누가 그만두고 도망갔는지, 교수들은 어떤지... 또 누가 말을 꺼내면 나는 어느새 내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 하하 ㅡㅡ


싫다!


만약에 내가 나에게 더 집중하고, 내가 해야하는 학업에 좀 더 매달린다면, 이런 데 휩쓸려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냥 설렁설렁 공부하니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도는 것은 아닐까?


아침에 일어나 하루 일과를 적으면서 나에게 이 말도 같이 해주고 싶다. 다른 사람들말고 나한테만 집중. 내 일에만 집중. 내 공부에만 집중. 

작가의 이전글 주말엔 늘어져도 되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