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의 작은 친절

"낯선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기를 잊지 마십시오."

by 자연처럼

2021년 서울교통공사 운영 구간 기준 지하철 이용객 수가 약 19억 9,935만 명이라고 한다. 하루에 약 547만 명이 이용하는 꼴이다. 참으로 많은 사람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나는 이따금 종점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때가 있는데 이때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곤 한다.


요즘 새로 나온 지하철은 한 줄에 6명이 앉게 되어있고 이전의 모델들은 7명이 앉게 설계되어 있다. 7명의 앉는 지하철로 기준으로 하면 처음으로 탑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맨 코너 쪽 첫 번째와 일곱 번째 자리를 잡는다. 왜 그럴까 궁금해진다. 저마다의 이유는 있겠지만 옆 사람 신경 안 쓰고 기댈 수 있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자리여서일까?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폭풍처럼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옆 사람에게 기대어 자게 되는 민망함을 피하기 위해서일까? 이도 아니면 나중에 목적지에 다다르면 출입구와 가까워 쉽게 빨리 나가기가 좋은 자리여서일까?


이제 양쪽 구석의 자리가 차고 나면 그다음 찾는 자리가 네 번째인 가장 중간자리다. 이 자리는 양쪽 구석 자리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그나마 우승을 놓친 준우승에 비견되는 준수한 자리이다. 양옆에 아무도 없어 눈치 볼 것도 없는 좋은 자리이다. 그다음 사람이 찾는 자리 순서는 세 번째와 다섯 번째 자리이다. 이 자리 역시 아직은 양옆이 비어있는 좋은 자리이다. 이마저도 찰나의 순간이라도 머뭇거리게 되면 어느새 놓쳐서 허탈함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다음에 들어오는 사람이 앉는 순서의 자리는 양쪽 구석의 바로 옆자리인 두 번째와 여섯 번째 자리이다. 하마터면 자리에 앉을 기회를 놓치게 되면 목적지까지 한참을 서서 가야 할지 모를 아차상에 준하는 자리이다. 그러므로 편안히 앉아서 음악을 듣거나 잠을 깊이 잘 수 있는 자리이니 얼마나 감사할 인가?


자리다툼이 치열한 지하철 내이지만 여기서도 사람 냄새나는 광경을 볼 수가 있다. 자신이 서 있는 바로 앞의 사람이 갑자기 내림으로 자리가 비었을 때 근처에 서 있는 아주머니나 다른 사람을 둘러보며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이 있다. 곧 내리는 상황이 아님에도 기꺼이 자신의 몫을 양보하는 친절한 사람이다. 요즘 보기 드문 천연기념물 같은 사람이다.


반대로 이런 사람이 있다. 자리가 빈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쏜살같이 뛰어와 다이빙하듯이 자리를 낚아채는 염치 불고 형 사람이다. 얼마나 자리가 간절히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다음으로 자리에 앉아서 하는 행동이다. 가끔은 남들을 배려하지 하는 이기적인 행동을 볼 수가 있다.

제일 좋은 코너 자리에 앉았음에도 스텐 기둥 쪽으로 몸과 머리를 내밀어서 나만 좋으면 된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못 앉은 것도 억울한데 서서 기대어 가려는 사람의 작은 행복을 뺏어 버리는 몰염치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다리를 크게 벌리고 앉아서 옆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사람과 다리를 선 밖으로 쭉 벗어서 자기 집 안방처럼 생각해서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든 말든 막무가내의 사람들이 가끔 있다.

그리고 다리를 꼬고 앉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습관처럼 자신도 모르게 자기 집의 소파나 공원 벤치에 앉은 것처럼 편안하게 앉는다. 그러나 지하철은 복잡한 실내라 내가 다리를 꼬고 앉게 되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되기의 십상이다.


승강장에서의 친절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열차가 들어오는 시간이 한참 남게 되면 의자를 찾게 된다. 일반적인 나무 의자 같으면 3명이 앉게 되어있다. 그런데 이따금 맨 처음 앉는 사람이 다음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혼자 가운데 자리를 잡고 앉게 되면 다음 사람이 앉기가 미안해진다.


여러 가지 일로 몸이 지쳐 잠시라도 앉을 자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홀몸이 힘겨운 노인들, 무거운 가방을 짊어진 학생들, 새벽 육체노동으로 심신이 지친 노동자들 이처럼 다양한 우리 이웃들에게 이의자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상대를 배려한 행동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히브리서 13:2 "낯선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기를 잊지 마십시오."
잠언 19:17 "낮은 자에게 은혜를 베푸는 이는 여호와께 빌려 드리는 것이니 그분이 그가 하는 대로 갚아 주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하철내 행상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