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내 행상이 사라진다.

"밥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

by 자연처럼

내일 소나기가 예상된다는 일기 예보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던 중 연세가 지긋한 아저씨 한 분이 들어선다.아저씨는 바퀴 달린 큰 검은색 가방 속에서 녹색 우의를 꺼내며 불안한 눈빛으로 내일 비 오기 전 한 개 사두라고 홍보를 한다.


그러나 사냥감을 찾은 독수리가 낚아채듯 채 1분이 지나지도 않아 옆 칸에서 청원경찰 두 명이 갑자기 나타난다.눈치 빠른 아저씨는 이내 간절한 외침을 멈추고 비옷 판매를 체념하듯 가방에 넣고 만다. 시간상으로 볼 때 거의 한 장도 팔지 못한 것은 물론 과태료 부과로 하루를 허탕치고 말 것이다.


청원경찰은 오자마자 카메라로 현장을 체증하고 다음 역에 이르자 곧장 아저씨를 내리라고 재촉한다. 아저씨의 오늘 드라마는 막을 올리자마자 끝나고만 연극처럼 되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어느 때부턴가 그 많던 지하철 행상들이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때는 시골의 장터처럼 재미난 추억을 남기기도 했지만, 현재는 보기가 힘들다.아마도 단속을 워낙 심하게 하니 더는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어쩌면 승객들 처지에선 조용한 지하철 내에서 큰 소리로 외치는 이들이 불편했을 터이다. 하지만 이분들에겐 가족의 생계가 달린 절박한 문제이니 어찌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입장에서 돌아보면 대중 교통 안 낯선 이들을 앞에 두고 이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어려웠을까? 웬만한 각오가 아니면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다.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자녀를 돌아보며 삶에 의욕을 가졌을 것이고 큰 용기를 가진 것이다.이들이 한 행동은 남의 것을 도둑질하거나 남들을 해코지해서 무얼 하겠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단지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하철 내에서라도 무언가를 해 보려고 하는 용기 가득한 분이니 이들을 위한 뭔가 좋은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도 있는데 하물며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애쓰는 저분들의 노력에 응원은 해주지 못할망정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칠 않다. 아마도 저분들 가운데는 이번 코로나 19로 폐업하신 분이거나 갑작스럽게 실직당한 분,아니면 최근에 교도소를 출가한 후 새로운 삶을 위해 분투하는 분 등 우리가 모를 남모르는 어려운 사연들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이들의 용기에 손뼉을 치고 격려해 줘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러질 못하고 무조건 막기만 해야 하니 이를 어쩌나! 몇 년 전 서울시와 여러 지자체에서도 노점상들과 포장마차 차량의 무질서한 상행위 때문에 크게 사회 문제가 되어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실타래 같이 엮인 복잡한 문제들이 해결되어 시내 곳곳의 거리도 아주 깨끗해지고 이들의 생계 문제도 해결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둔 것 같다.그러므로 지하철 행상들에게 이들의 해법을 비슷하게 적용하면 좋은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들에게 막무가내로 과태료부과하고 쫓아내기만 할 것이 아니고 이들을 구제하려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고민해 본다.이글을 적으면서 관심을 두고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인터넷 사이트를 한번 들어가 보았다.공단 홈페이지를 보고 지하철 상가가 2가지 형태가 있는 것을 알게 됐다. 한가지 형태는 지하 통행을 위한 지하상가가 25개 구역 2,788개 점포가 있고 또 다른 형태는 지하철과 연계된 지하철 상가가 1,954개 점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이 점포 중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오늘도 우연히 서울의 을지로입구역을 지나다 괘 큰빈 점포가 여러 칸 눈에 띄는 것을 보게 된다. 이들 중 어떤 점포들 가운데는 몇 달 간 비어 있는 것도 있다.. 아마도 이러한 빈 점포를 잘 활용하고 큰 점포 한 칸을 쪼개서 나눈다면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그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렇게 한다면 지하철 승객들에게도 민폐를 끼치지 않고 이들도 가족들을 위해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약자를 배려하고 그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성숙한 사회가 아닐까 여겨진다.


사실 우리 사회엔 오래전부터 이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들이 계속해서 발전되고 있다.예를 들면 집 없는 이들을 위한 임대주택 정책과 노인과 장애우를 위한 저상버스 보급 등 이러한 정책들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조처가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므로 지하철 행상을 위한 마련도 하루속히 검토되길 바란다. 왜냐하면 이들의 행복이 우리 모두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누가복음 14:13,14 "잔치를 베풀 때에는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과 저는 사람과 눈먼 사람들을 초대하십시오 그러면 그들이 당신에게 보답할 것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당신은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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