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에게 친절을 "
지하철역 개찰구로 급히 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등이 굽어서 몸이 불편해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승차권 발매기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무언가 교통 카드를 발급하지 못해 당황해하는 듯 보였다. 나는 다음 열차를 타기로 마음먹고 어르신에게 다가갔다.
예상대로 어르신은 서울역으로 가야 하는데 표를 발급받지 못해 경로 우대카드를 손에 쥔 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 역시 경로 우대카드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어 처음엔 좀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발매기에서 2~3번의 실수 후 경로 우대증을 카메라에 정확히 인식시킨 후 500원을 투입하자 애타게 기다리던 교통카드를 날름 내주었다.
내가 어르신을 마주한 것은 불과 5분에 지나지 않은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조금 전 수심에 찬 어르신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고 나 역시 잠시의 친절로 커다란 기쁨을 맛보았다. 어르신은 마치 내가 구세주라도 된 것처럼 연거푸 고개를 숙이시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준 것도 아닌데 과분할 정도로 고마워하셨다.
어르신의 기뻐하시는 표정을 보니 나 역시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늘 낯선 사람들에게 친절을 실천하도록 배우지만 실천할 기회를 놓치곤 했던 내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누군가에게 작은 사랑을 실천하면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행복한 기분을 맛보게 된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잠시 후 헤어지기에 앞서 댁에 가셔서 보실 수 있도록 주머니에서 명함 지갑 속에 가지고 다니던 예수의 행적을 볼 수 있는 사이트 주소가 들어가 있는 명함 크기의 카드를 하나 전해 드렸다. 어르신은 카드를 받으시면서까지 연신 머리를 숙여 감사해하셨다.
우리가 친절한 행동을 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광경을 하늘에서 지켜보실 우리의 창조주 여호와께서는 자신을 닮은 이러한 친절에 매우 흐뭇해하실 것이다. 애초에 창조주께서는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시고 자신을 닮은 삶을 살아가도록 의도하셨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이웃들에게 친절을 베풀 때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큰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우리의 이러한 행동은 예수의 모범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하늘의 아버지 여호와를 쏙 빼닮은 예수께서는 특히 이러한 면에서 모범을 보이셨다. 그분의 생각과 행동은 온통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실천하셨다. 그래서 자신을 본 사람들이 마치 하느님을 실제로 본 것처럼 생각될 정도로 아버지를 완벽히 닮으셨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행하신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과 친절은 수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온 인류에게 깊은 감명을 주고 있다. (요한복음 14:9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도 본 것입니다.")
친절을 실천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이러한 친절한 행동은 우리의 본성을 찾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친절한 행동은 겨울철 따사로운 햇볕이 사람들을 이끌듯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준다. 아름다운 꽃이 저마다의 향과 색깔로 자신의 가치를 한껏 뽐내듯 우리 역시 사랑과 친절로 물질적인 가치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내면의 가치를 더 할 수 있다. 우리를 설계하고 창조하신 창조주께서는 누구보다도 우리의 특성을 잘 아신다. 마치 자동차 설계자가 그 자동차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분은 성서에 이렇게 기록해 놓으셨다."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 이처럼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과 친절을 실천할 때 더 큰 기쁨을 누리게 하셨다. 이러한 감정은 창조주께서 우리 인간에게만 주신 아름다운 특성이다. 오늘 아침 어르신에게 작은 친절을 베푼 후 들게 되는 생각은 기회가 닿은 대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지하철 역사에 들어서면 헐레벌떡 바쁘게 다녔지만, 기회가 되면 잠시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히브리서 13:2 "낯선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기를 잊지 마십시오."
빌립보소 2:4 "여러분 자기 일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도 관심을 가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