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것이라면 왜 받지 않은 것처럼 자랑합니까?"
우리는 때로 자신도 모르게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친구들이나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면 자신의 지식과 부를 마치 경연 대회라도 나간 듯이 자랑할 때가 있다. 이것도 모자라 아내 자랑 자식 자랑을 하며 푼수처럼 처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은 강물처럼 지나갔고 기다리는 것은 무덤뿐이다"하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한 노인이 하염없이 흘러가 버린 인생을 안타까워하며 내뱉은 말이다. 그런데 우린 바보처럼 이러한 현실을 깨닫기 위해 무덤이 가까워져 오지 않으면 참 어려운 것 같다. 청춘의 때에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느라 앞날을 생각할 겨를이 없고 자신의 젊음이 무한정 계속될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살기 십상이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서 한 번쯤 인생에서 굴곡진 삶을 경험하다 보면 그때야 비로소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우린 가끔 높은 산에 올라가 까마득한 아래를 내려다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러면 저 아래쪽에 보이는 작은 집들을 보며 온 세상이 내 것이고 온통 세상을 다 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러한 자만은 현실 세계에 와서도 자신이 이 세상에서 대단한 사람인 양 뽐내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참 보잘것없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의 존재라는 것이 하느님의 관점에서 높은 곳에서 우리 인생을 내려다보시면 마치 우리가 높은 산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연상이 될 때가 있다. 높은 산에서 우리 개인이 보이지 않듯이 우주 저 멀리 더 높은 곳에서 우리는 한 마리 개미보다 못한 크기로 아예 보이지도 않는 존재이며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창조주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따뜻한 관심을 나타내시고 사랑을 나타내신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자랑하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성서에 보면 하느님의 하루는 천 년과 같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을 약 80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하느님의 관점에서 우리는 약 1.9시간을 사는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영원부터 영원까지 존재하신 그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인생은 찰나의 한순간을 사는 것에 불과하므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우리가 가진 얕은 지식과 부를 내세우며 잘난 척해봐야 가소롭기 그지없는 일이다. 마치 조그만 개미가 사람을 쳐다보며 내가 잘 낫는다고 자랑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도토리 키재기"란 말이 있듯이 조금 잘나 보이나 못나 보이나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창조주의 탁월한 지혜와 전능하신 능력에 비하면 우리가 가진 지식과 능력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능력 또한 창조주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것이기에 자랑할 것이 못 된다.
또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별것이 없다. '생로병사' '희로애락'과 같이 우리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며 옛 성현들은 이를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우리가 지나온 날들은 기쁘고 행복했던 날들보다는 몹시 아픈 날들의 연속이었음을 돌아보게 되면 크게 자랑할 것이 없다.
오히려 우리는 우리의 존재가 별것이 아님에도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크나큰 은혜에 대해 감사를 드려야 할 것이다. 마치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듯 우리를 사랑으로 돌보아 주심을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치 부모가 지식을 바라보는 애틋한 마음은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않음을 우린 경험하게 된다. 부모는 눈을 감을 때까지 자식의 안녕과 행복을 늘 염려하며 오늘도 밤잠을 설친다. 이렇게 늘 노심초사 자식들이 잘되기만을 바라는 것이 부모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창조주께서는 우리 인간 자녀의 미래가 항상 행복하길 간절히 바라신다.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탁월한 지혜를 소유하신 그분은 인간들의 가장 행복한 비결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다. 혹시라도 우리가 곁길로 가게 되면 겸손하게 자신의 조언을 듣고 얼른 제자리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신다.
우리가 부지중에 짓게 되는 죄의 무게나 횟수에 상관없이 항상 넓은 품으로 우리를 안아 주신다. 성서 탕자의 비유에서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어리석은 행로를 걸었던 탕자가 돌아왔을 때 가슴으로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다. 그러한 점은 우리 각자를 대하는 그분의 깊은 사랑을 생각나게 한다. 한결같은 사랑 많은 아버지 여호와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뜨겁게 사랑하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린 때로 어린 자녀가 식탁에서 밥투정하고 장난감을 사달라고 보채는 것처럼 어리광을 부린다. 이러한 철없는 행동에 대해서도 창조주께서는 커다란 호수처럼 우리를 품어 주신다. 사실 우리가 이룬 많은 업적은 보이지 않는 부모의 많은 수고가 함께했음을 기억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가 이룬 많은 것들은 사실 창조주의 은혜와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늘 자신을 돌아보며 겸손하게 그분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고린도 전서 4:7 "누가 당신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만듭니까? 사실 당신이 가진 것 가운데서 받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받은 것이라면 왜 받지 않은 것처럼 자랑합니까?"
예레미야 9:23 "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지혜를 자랑하지 말고, 용사는 자기 힘을 자랑하지 말며, 부자는 자기 부를 자랑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