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무야! 잘 지내고 있니?

오늘은 율무 보러 가는 날

by 자연처럼

율무가 오늘은 뭘 하고 있을까? 우리 가족을 만날 때면 언제나 캥거루처럼 연거푸 팔짝팔짝 뛰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행여나 다리라도 다칠까 봐 다시는 뛰지 못하게 꼭 껴안으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솟구치던 무한 에너지를 어느 정도 발산하고 나서야 흥분이 가라앉는다.


한바탕 소란을 떨고 난 후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 저와 함께 놀아주지 않으면 이내 시무룩해져 소파에 턱을 괴고 살포시 잠을 청한다. 나는 장난을 치기 위해 머리 위로 내 손을 가까이 되면 이내 눈을 어느새 뜬다. 아마도 율무의 눈 가까이는 우리가 모르는 레이더가 숨겨져 있는 모양이다. 감긴 눈을 잠시 뜨자마자 스스로 눈이 다시 감긴다.


오늘은 딸아이가 결혼기념일을 맞아 멀리 여행을 떠날 모양이다. 아내와 난 오랜만에 눈에도 선한 율무를 보러 간다. 너무 오랫동안 보질 않아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자기 집에서는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식사와 놀이 습관이 꽤 절제되어 있지만 어쩌다 우리 집에 오노라면 우리 집은 율무의 에버랜드가 된다.


너무 귀여운 나머지 거의 참지 못하는 욕구에 번개처럼 대응해 줌으로 잘 훈련된 좋은 습관들이 이내 흐트러진다.율무는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여간 신나는 게 아니다.이방, 저 방을 기웃기웃 다녀 보기도 하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꺼리는 없나 뒤져도 본다.


잠시 뒤 거실 창문으로 다가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바깥세상을 구경하니 좋기만 하다. 오늘 저녁 아내가 직장에서 얻어 온 귀여운 꿀벌 모양의 백 팩도 메어주고 우리 집의 유행 선도자인 율무의 멋진 모습을 기념으로 사진도 찰깍...그리고 공원 산책과 함께 성내천 개울의 보행 길도 걸으며 물소리 , 풀냄새도 마음껏 취해 보자.


한동안 맛보지 못했던 단호박과 함께 삶은 달걀도 먹고,오랜만에 포만감도 느껴보자. 율무와 함께할 시간이 몹시 기다려진다. 율무야 기다려라. 저녁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