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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횡성 가족 여행

"푸짐한 요리와 좋은 포도주로 연회를 베푸실 것이니"

by 자연처럼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횡성으로 여행을 떠났다. 자동차로 지나는 고속도로는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푸른 산이 기분까지 들뜨게 한다.가던 길에 '율무'를 위해 가평 휴게소의 반려견 놀이터인 '옐로우스탑'에 들렀다. 노란색으로 꾸며진 놀이터는 큰 개와 소형 개로, 칸막이가 분리되어 있어 작은 개들도 편안하게 마음껏 뛰어놀 수가 있다. 보호자들도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까지 있어 매우 편리하다.

드디어 목적지 횡성 펜션에 도착했다. 준비한 여정을 풀자, 창밖으로 펼쳐지는 호수의 경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한 폭의 산수화 같다. 아마도 겸재 정선이 보았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그림에 소질이 없어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고, 감동이 사라지기 전 몇 자의 글로 남긴다.


눈 앞에 펼쳐진 가까운 산은 진한 녹색으로 보이고, 먼 곳의 산은 연한 녹색으로 원근을 표현한다. 잠시 뒤 우리를 시샘하듯 철새 한 무리가 호숫가에 미끄러지듯 앉으며 물놀이를 즐긴다. 이 새들은 이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 신기하기만 하다. 마치 고대 아담과 하와가 살았던 에덴동산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상상해 본다.


다음 날 맛집으로 소문난 '강림 산초 두부'를 찾았다. 직접 두부를 만드신다는 부부의 얼굴엔 친절함과 선함이 묻어난다. 가격과 맛 또한 일품이라 착한 가게로 이미 소문이 나 있다. 손님이 많아 영업을 늦게까지 해서 돈에 욕심을 부릴 만도 한데 오후 3시까지만 한다고 하니 주인장의 넉넉한 마음이 인상적이다.


저녁 무렵 바비큐파티를 벌였다. 처마 바깥엔 가랑비가 내리며 금세 어두워 진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화로 속의 붉은 빛이 색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그리고 숯불에 잘 익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아름다운 경치는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다. 여기에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은 고기의 맛을 한껏 더한다. 작은 술잔에서 올라오는 위스키 향 역시 코끝을 자극한다.


잠시 후 후식으로 마음씨 착한 사돈 아가씨가 준비한 호박 고구마와 밤 또한 맛있게 잘 익었다.파티가 끝나고 거실로 들어서자, 창가엔 빗방울이 맺힌다. 호수의 경치는 비에 가려졌지만, 빗소리와 어우러진 어둠은 특별한 감흥을 준다. 그리고 엘피판에서 찍찍거리며 들리는 멜로디, 붉은 빛 조명과 핸드드립 커피는 카페에 와 있는 착각을 일으킨다.

맑게 갠 다음 날 햇빛에 비친 호수의 경치는 결혼식 신부의 화장한 얼굴처럼 빛난다. 아쉽지만 떠날 시간이 되어 서울로 오는 길에 카페에 들렸다. 카페 내부는 녹색 식물과 다양한 꽃들로 소공원에 와 있는 느낌이다. 넓은 뜰에는 이국적인 닭들이 보이고 엄마를 따르는 병아리들의 종종거리는 발걸음이 귀엽다.

점심 무렵 사슴이 놀고 간다는 '주록천'에서 다슬기 잡기에 나섰다. 수심이 얕아서 엄마와 함께 다슬기 잡기에 나선 '율무'도 신났다. 이번 여행은 가족과 함께하며 상상 속에나 그려볼 법한 멋진 호수를 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가올 신세계에서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멋진 연회를 상상해 본다. 잠시 즐기는 한두 번의 잔치가 아닌 그곳에서는 건강한 육체와 정신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벗들과 함께 하게 될 멋진 추억을 그려본다. 행복하고 멋진 횡성 추억 여행이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 산에서 모든 민족을 위해 푸짐한 요리와 좋은 포도주로 연회를 베푸실 것이니, 골수가 가득한 푸짐한 요리와 잘 거른 좋은 포도주로 연회를 베푸실 것이다."(이사야 25:6 신세계 역)


"이런 백성은 행복합니다! 여호와를 하느님으로 모시는 백성은 행복합니다!" (시편 144:15 신세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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