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리면"
삶이 힘겨운 구름은
제 몸을 이기지 못하고
검은색 겉옷을 벗는다
살포시 아래로 떨어지면
하늘은 부끄러움도 모르고
푸른 속살을 드러내며 웃는다.
신이 난 초목들은
보내준 선물을 반기며
포장을 풀지도 않고
두 팔로 끌어안는다.
메말랐던 대지들도
온 몸으로 반긴다.
우산으로 몸을 가린
아이도 엄마도
운전하는 기사도
오늘을 싫어한다.
단단한 아스팔트는
흙탕물을 고인 채
무거운 구름을 닮아
찌뿌린 하루를 견딘다.
때로는 노아의 홍수처럼
누군가에겐 축복,
누군가에겐 짐이 되는
비가 오는 풍경.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리면, 땅을 흠뻑 적셔 소출을 내고 싹이 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자에게 빵을 주기 전까지는 다시 하늘로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이사야55:10 신세계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