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추억을 불러온다

얼굴에 추억의 미소를 그려준다

by 윤창영

글쓰기는 힘든 추억마저 은은한 미소를 떠올리게 한다.

오래 전 큰 아이가 아내 뱃속에 있을 때 적었던 시다. 그때의 기분을 지금도 느낀다면 과장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때 적어 놓은 시를 보면 추억의 단편을 기분까지 불러올 수 있다.


나는 글을 썼다. 나는 행복했다.

비가 많이 내린 신혼의 어느 날.


“비가 와서 남편 내일 회사 못 가고

나랑 놀았으면 좋겠다.”


큰 아이를 뱃속에 가진 아내는

이렇게 노래를 불렀고


약간 열어 놓은 문틈으로

스며 든 비의 향기와

양철지붕에 떨어지던 빗소리


은은한 파스텔 톤 불빛 속에서

나는 글을 썼다.

나는 행복했다.


큰아들을 낳을 때 아내는 고생을 많이 했다. 결혼 후 분가하여 따로 살았던 우리 부부는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아기가 태어나기 하루 전날 밤 진통이 왔다. 아내는 주변에서 들은 지식으로 진통이 오면 병원엘 가야한다고 알고 있었고 날이 새기를 기다려 새벽 여섯 시 병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몰랐던 부분이 있었다. 병원을 너무 일찍 간 것이며, 그리고 병원에 가기 전에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간 것이다. 새벽 여섯 시에 병원엘 갔지만 출산을 한 것은 저녁 9시 경이었다. 그때까지 아내는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었기에 힘이 없었다. 그래서 아이를 해산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 때문인지 퇴원하고 3일 만에 다시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서 한 달이나 입원을 하였다. 아기는 집에 있고 나와 아내는 병원에 있었다. 그때 작은 형수가 집에서 아기를 봐준다고 고생하였다. 이 기회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사는 것은 즐거움과 힘듦의 반복이다. 하지만 글로 써둔 기억은 힘든 기억마저 은은한 미소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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