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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Mar 23. 2018

사랑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행복학개론2-감정에만 의존하는 것은 사랑을 방치하는 것이다

*사랑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결혼을 한다. 하지만 많은 부부들이 이혼을 하고, 별거를 하며, 함께 살더라도 쇼윈도 부부로 살고 있다. 또한, 요즈음은 ‘휴혼’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아주 많다. 그 원인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한 부부도 많다. 서로를 아껴주며, 배려하며 산다.


사랑하는 것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사랑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성에만 의존하다보면 사랑이 깨어지기 쉽다. 아기들은 본능적으로 행동한다. 자라면서 부모의 교육과 친구들과의 관계와 학교생활을 통해 본능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자신만의 감정의 모양을 가진다. 똑같은 환경에서 자라나는 사람은 없으며, 같은 부모에서 성장한 형제라 할지라도 감성은 다르다.


결혼이란 다른 감성과 감성이 만나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다른 감성과 다른 감성이 만나 하나의 공통된 감성이 되는 것이 결혼이며, 끊임없이 다름을 맞추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다.


서로를 안다는 것은 역지사지를 하며 배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상대가 부족한 점이 보이면 지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결혼이 가지는 진정한 하나의 의미를 달성할 수 있다. 원과 원이 만나면 결코 하나가 되지 못 한다.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형태라야 하나로 결합될 수 있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 차이이다. 다름은 비난할 대상이 아니라 채워야할 대상이다. 그것이 상대를 위한 배려이다.    


많은 불행의 시작은 나와 맞지 않는 것을 상대방에게 바꾸기를 강요하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상대방의 단점은 장점이 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단점을 비난한다고 해서 그 단점이 절대 고쳐지지 않는다. 그 단점을 고칠 수 있게 도와주든가, 아니면 자신이 그 단점을 보완해 장점으로 만들면 된다. 


아내는 잔소리가 심했다. 말이 많은 여자라고 생각했다. 다 잘하고 그 말 때문에 잘한 것이 상쇄되어진다고 생각했다. 아내의 제일 큰 단점이 말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비해 나는 말이 별로 없는 편이다. 말주변도 없을 뿐만 아니라 논리적인 말도 잘 못한다. 아내는 쉴 새 없이 말하고 나는 듣기만 들었다. 듣다보면 짜증이 났다.


언제부턴가 아내가 말을 하려하면 자리를 피했다.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지 않았다. 부부생활에서 소통이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소통은 사랑의 혈관이다. 소통이 단절되면 사랑도 단절된다. 아내보고 바꾸기를 요구했다. 잔소리 좀 그만하라고.    


“이혼하자. 지금까지 당신 잔소리 들으며 살아왔는데, 아직 남은 내 인생 당신 잔소리 들으며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끔찍해.”    


이 정도로 아내의 잔소리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내는 결코 바뀌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아내가 바뀌지 않는다면 나를 바꾸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내의 말을 마음을 열고 들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지만 인내를 가지고 들어주었다. 그러자 아내의 말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아내의 말 많음이, 어릴 때 옛날이야기를 들었을 때처럼 재미있어진 것이다.


아내를 배려해준다고 해서 시작한 아내 말 들어주기는 결국 나를 위한 것이었다. 배려는 상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게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상대방을 바꾸라고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맞게 나를 바꾼다면 단점은 장점이 된다는 것도 알았다. 


글쓰기를 하면서 아내의 말은 소재 창고와도 같다. 아내의 말을 받아쓰기만 하면 그대로 글이 되었다. 요즈음처럼 아내의 말 많음이 고맙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아내에게 말을 들으려 먼저 말을 건다. 예전에는 도대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사람 일은 어떻게 아무도 모른다.”


라고 어머니는 항상 말을 하셨다. 그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음을 절감했다. 아내 말을 듣는 시간이 이렇게 즐거워지다니, 정말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바뀐 것에 대해 아내는 너무 행복해 한다. 그렇게 듣기 싫었던 잔소리에 대해 내가 마음을 여니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된 것이다. 아내가 어제 어떤 모임에서 한 말이라고 아침에 나에게 말했다.    


“난 지금 행복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어.”    


이렇게 말하는 아내가 있다는 것은 남편에게는 얼마나 큰 행복인가! 단지 아내의 말을 들어주었을 뿐인데 아내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행복해하는 것이다. 이성이라는 것은 감성에 대비되어 곧잘 사용되어진다. 그것도 인간의 특성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성이 인간의 특성으로 자리매김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혜는 이성의 영역이다. 그렇기에 사랑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상대방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그에 맞추는 노력, 그것이 사랑의 지혜이다. 


사랑도 현명하게 해야 한다. 감정에만 사랑을 맡기는 것은 사랑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 방치된 사랑이 행복을 줄 수 없다. 먼저 다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자. 그리고 상대를 바꾸려하지 말고 나를 바꾸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사랑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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