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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Apr 19. 2018

*내 글에 단 댓글에 대해 생각하며 쓴 글.

시어머니에 대한 아내의 생각과 관련한 글

  

SNS는 현대 문명이 나은 혁명적인 소통의 수단이다. 혁명에는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을 동반한다. 어떤 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근거를 가진 논리적인 비판이 되어야 한다. 글쓴이가 자신의 생각을 올릴 자유가 있듯이, 댓글을 다는 사람도 다른 의견을 말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과 다르다고 해서 논리적인 의견이 아닌 감정을 실어 일방적인 비난을 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이 축복이라고 말한 아내의 말을 인용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을 읽고 부정적인 댓글을 단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난 항상 이런 생각을 가지며 살고 있다. 사람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행복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글은 나의 이야기를 쓴 것이고 모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의 남편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서 쓴 글이 아니다.


아마도 그 분은 나의 글을 곡해를 했거나,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모든 며느리들은 불행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내처럼 그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 마치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환경은 모두 다르다. 같은 사실을 두고서라도 나의 아내는 축복이 되는 이유를 발견했고, 그 분은 축복이 아닌 이유를 발견한 것 같다.


또한, 아내는 불편하여 괴로운데, 그것을 모르고 내가 왜곡하여 말을 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우리 아내는 그것을 축복이라고 느끼면 안 된다는 말을 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그것도 아니면 글을 쓰는 나는 다른 며느리의 고충을 전혀 모르고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이도 저도 아니면, 자신이 처한 고충을 나의 글에 화풀이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난 내 아내의 말을 쓴 것이지 모든 며느리의 괴로움을 대변하여 쓴 글이 아니다. 그럴 이유도 없다. 그리고 아내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이 축복이라고 말을 했기에 그것을 소재로 삼아 글을 쓴 것이다. 그리고 장모님은 왜 모시고 살지 않느냐? 장모님을 모시고 살아도 그것을 복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였다.     


나의 이야기를 잠시하면, 노모를 모시고 산다. 아내는 그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아내의 어머니, 즉 나에게 장모가 되시는 분은 아내가 17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장인어른도 결혼하고 몇 년 되지 않을 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 즉 아내의 시아버지도 돌아가신지 20년 가까이 된다. 우리 부부에게는 시가 처가를 통틀어 부모라고는 87세 된 노모 한분 밖에 없다. 그렇기에 나는 어머니를 모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아내도 그러리라 믿고 있다.


아내는 자주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을 축복이라 말하곤 한다. 이런 내용을 브런치 앱에 올린 것이다. 그런데 어떤 한 분이 앞에서 언급한 그런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에 대해 바로 답 글을 달려고 하다가 달지 않고 며칠 동안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그 분의 심정이 일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의 심정을 일반화하여 이야기한 것 같다.     


다음은 그분의 댓글이다. 인용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게 아내도 복이라니 ㅎ

ⓑ님 아내는 어머니가 안 계신가요? 왜 님 어머니만 모시나요??    

ⓒ님 어머니는 안 모시고.. 아내 어머니만 모시면서.. 아내가 우리엄마 모시는거 신랑에게도 복이다.. 하면 수긍하실까요..    


ⓓ뒷수발은 같이 사는 님이 아닌 아내가 하고..

밥차리고, 잔소리 듣고.. 끔찍하게 살았을텐데.. 복이라니 ㅎ

작은형이 매일 집에 올때 과일하나라도 내는게 님인지 아내인지..

시가 식구들 들락거리며 아내는 괴롭게 사는데..    


ⓔ이제 님 어머니 내보내시고 장모님 모시고 그 수발도 님이 하면서 복으로 여기며 사세요.

처가식구들 장모님 뵈러 자주 오면 음식도 님이 챙기시구요.

님 아내에게도 본인부모님을 모시며 효할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님한테 큰 복일겁니다.>    


여기까지가 댓글 전문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게 아내도 복이라니 ㅎ    


☞아내가 복이라는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고 아내가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아내에게 복이라고 말하라고 강요한 적이 전혀 없다. 단지 아내가 어머니가 고맙게 해준 것에 대한 느낌을 내게 말한 것을 인용한 것뿐이다.    


ⓑ님 아내는 어머니가 안 계신가요? 왜 님 어머니만 모시나요??    


☞맞다.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장모님은 아내가 어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장모님을 항상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다. 시어머니도 어머니다. 아내는 오래 전 돌아가신 장모님의 사랑을 시어머니에게서 느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님 어머니는 안 모시고.. 아내 어머니만 모시면서.. 아내가 우리엄마 모시는거 신랑에게도 복이다.. 하면 수긍하실까요..    


☞가족은 누구의 어머니를 모시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모실 형편이 되면 모시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장모님과 함께 사는 사위들도 많이 있다. 나도 그럴 형편이 되면 틀림없이 그렇게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뒷수발은 같이 사는 님이 아닌 아내가 하고..

밥차리고, 잔소리 듣고.. 끔찍하게 살았을텐데.. 복이라니 ㅎ

작은형이 매일 집에 올때 과일하나라도 내는게 님인지 아내인지..

시가 식구들 들락거리며 아내는 괴롭게 사는데..    


☞아마도 본인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집의 이야기를 잠시하면 어머니는 그렇게 잔소리가 많으신 분이 아니며 아내가 일을 하기에 밥도 손수 차려 드시는 경우가 많다. 그것으로 불화가 생긴 적은 한번도 없다. 어머니는 우리를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신다. 그리고 한번도 아내가 끔찍하다고 말하거나 그렇게 느끼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작은형이 매일 집에 오더라도 과일은 내어놓지 않으며, 오히려 아내가 싫다는 작은형에게 음료수를 억지로 권하는 경우는 가끔 있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우리 작은 아주버님 같은 사람 세상에 없다.”


라는 말을 한다. 그런 상황을 아내도 전혀 싫어하지 않고 작은형을 무척 좋아한다. 아마도 세상에서 우리 가족 다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작은형일 것이다. 왜냐하면 어머니와 우리에게 너무 잘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가 식구들은 명절 때에 한두 번 정도밖에 부딪힐 일이 없으며, 그것으로 괴로워할 정도가 아니다.    


ⓔ이제 님 어머니 내보내시고 장모님 모시고 그 수발도 님이 하면서 복으로 여기며 사세요.

처가식구들 장모님 뵈러 자주 오면 음식도 님이 챙기시구요.

님 아내에게도 본인부모님을 모시며 효할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님한테 큰 복일겁니다.>    


☞글 속에 감정이 많이 묻어있음을 느낀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무척 좋겠다. 나도 장모님을 모실 수 있다면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지 못함이 아쉬우며, 처가 식구들과도 아주 친하다.     


댓글을 단 사람의 상황이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남의 가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감정까지 실어서, 그것을 모든 며느리가 처한 고통이라 일반화하여 이야기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또한, 아내가 그렇게 느끼고 인용을 한 것을 가지고 비꼬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SNS는 소통의 도구이다. 잘만 활용하면 아주 유익하지만 잘못 활용하면 칼이 되어 남의 가슴에 꽂을 수도 있다. 악의적인 댓글에 충격 받아 자살하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대할 수 있다. 보이지 않고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고 상대방의 의도를 왜곡 해석하여 비난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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