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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Apr 24. 2018

갑질하는 사회

*갑질하는 사회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이 연일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 그들의 갑질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재벌들의 사고방식의 일면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아내와 아침에 우리나라 재벌들의 사회적 공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리 많은 돈을 버는가?”

“단지 갖지 못한 자에게 갑질하기 위해서? 군림하기 위해서?”    


빌게이츠 등 다른 나라의 많은 재벌들 중에는 사회를 위해, 인류를 위해 공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재벌들의 행태를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것이 일상생활이 되어있다. 사회를 위해 공헌하기를 바라는 것은 도저히 말도 되지 않는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사회적 공헌은 차치하고서라도 최소한 갑질만이라도 하지 않기를 바라야 되는 상황이니 얼마나 속이 쓰린가.


자기들이 번 돈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일에 속한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불법을 저질러가면서 번 돈으로 남을 하인 부리듯 한다는 것은 결코 당연한 일에 속하지 않는다. 그들의 갑질에 죽어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고통을 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것에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은 채, 죄를 짓고 법정에 나올 때는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라는 판박이 말만 되풀이 한다. 그리고 그들에 대해서 법은 왜 그리도 관대한가? 법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고들 하는데, 그들만은 법위에 군림하는 왕과 같다. 한 마디로 돈이 그들에게 특권의식을 심어주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가능하게 하는 것을 법이 용인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서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돈을 버는가? 갖지 못한 사람들은 기초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돈을 번다. 돈을 벌지 않으면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이 사회의 구조이다. 그런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적인 문제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하며, 급기야 굶어죽는 사람까지 있다.


재벌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다니면서 돈을 흥청망청 쓰고 있는데, 노인들은 폐지를 주워 팔아야 먹고 살 수 있는 실정이다. 근근히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극빈층들은 인생의 많은 시간들을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것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가진 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약육강식이란 말이 지금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극빈층을 벗어났다고 해도 삶의 질이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가능하다. 열악한 살림에 먹고 살기 위해 중노동을 하는 사람에게 행복은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갖지 못한 자는 이제 결혼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 예전에는 부부가 힘을 모아 살면 월세가 전세가 되고 전세가 집이 되는 꿈을 꿀 수 있었지만, 요즈음은 그것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가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아예 결혼하기를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갖지 못한 자는 인간으로서 가져야할 결혼이라는 기본적인 행복 추구마저도 포기하게 하는 사회적 구조가 되어버렸다. 가진 자들이 흥청망청 돈을 쓰며, 갖지 못한 자 위에 군림하여 갖지 못한 자를 하인 부리듯 할 때, 갖지 못한 자는 결혼도 포기하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하루살이가 되어버렸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하지만 돈은 갖지 못했을망정 분노할 줄은 안다. 그들의 부당한 군림에 갖지 못한 자의 분노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권력의 불합리한 군림에 촛불을 켜고 항거를 하여, 부당한 권력자를 쫓아내었다. 하면 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제 돈으로 사람들을 하인 부리 듯 하는 그들의 부당함을 더 이상은 용납하지 말아야 할 때이다. 대한항공의 직원들의 카톡 방에 참여한 인원이 1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제껏 그들은 얼마만큼의 울분을 속으로 삼켰을까. 가장으로서 밥줄을 책임져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얼마나 많은 부당함을 참아내었을까?     


비단 대한항공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힘없어 밟히기만 했지 이제껏 불의에 말 한마디 못하고 밟히고 참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제 그런 불합리한 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 박근혜라는 뚜렷하고 제한적인 대상에 전 국민이 촛불을 들었다면, 이제는 불특정 다수의 재벌들에 대해, 그리고 조그만 힘만 있어도 협력업체에 부당한 대우를 하는 업체와 그런 사람들에게, 이제 할 말을 해야 하며 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백화점에서 점원을 무릎을 꿇리고, 따귀를 때리는 인간 이하의 인간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갑질을 하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심어주어야 한다.


권력으로부터, 돈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면 촛불을 들자. 그리고 우리도 그들의 편을 들어주며 응원하자. 가진 자들은 갖지 못한 자들을 천민 취급한다. 하지만 정말 천민은 천민 취급하는 자신임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국민을 대표하여 구의원에, 시의원에 구청장에, 시장에, 도지사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민심이고, 그런 민심을 대변하여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것이 없는 사회가 정말 살만한 세상이다.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서 일을 하는 사람을 뽑으면 그들은 국민이 준 힘으로 또 다른 갑질을 하게 될 것이다. 최소한 우리는 갑질을 할 만한 그런 사람들을 우리 대표로 뽑아선 안 된다. 당하고도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은 정말 미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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