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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Aug 09. 2018

하루 3KG 살빼기 도전

도전하는 삶

살빼기    

거실에 작은 칠판이 하나 있다. 그 칠판에는 잊기 쉬운 일들을 메모하기도 하고 가족 각자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기도 한다. 얼마 전 난 그 칠판에다 “나는 매일 도전한다.”라는 말을 적었다. 그리고 아침 산책을 할 때마다 어떤 도전을 하면 좋을까하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태화강변을 산책하는데, 잘 가꾸어진 강변을 걷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뇌를 자극해 좋은 생각을 가져온다. 요즈음 이시형 박사의 “세로토닌하라!”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책의 내용을 빌리자면 걷는 것이 뇌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고 한다. 세로토닌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이 책을 읽고 나름 정의를 내린다면 긍정 호르몬이라 부르고 싶다. 물론 책 내용 중에 세로토닌을 행복호르몬, 조절호르몬, 공부호르몬이라 정의하기도 한다. 내가 느낀 세로토닌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게 만들어주어 문제해결력이 생기고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하는 긍정호르몬이라는 것이다.   

 

아침에 태화강변을 걷다보면 강물 위로 파닥거리며 뛰어오르는 싱싱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바로 그거다. 그 싱싱한 물고기처럼 싱싱한 생각들이 머릿속 뇌의 강에서 파닥거리며 뛰어오른다. 그 동안 많은 싱싱한 생각들이 뛰어 올랐다. 그 중에 하나가 ‘이열치열 프로젝트’이다. 올해는 기상관측 이래로 가장 더운 여름이라고 했다. 더위에 지기보다는 이기고 싶어 최고로 더운 날 달리기를 하고, 자전거 여행, 오토바이 여행, 일당발이 노동일을 했다. 아침 산책할 때마다 생각나는 코스로 ‘이열치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덕택에 내 체력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어제 아침, 태화강변을 걸으며 문득 내 머릿속에서 뛰어오르는 물고기 한 마리를 보았다. 그 물고기는 다름 아닌 ‘살 빼기 도전’에 대한 생각이었다. 살 빼기에 대해서는 그 전의 스토리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둘째 아들 몸무게가 3개월 전만 하더라도 103kg이었다. 어느 날 나에게 아들이 살 빼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85kg까지 빼겠다는 것이다. 18kg을 빼는 것이었는데 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 아들은 매일 치킨이나, 피자나, 햄버그, 초코파이 한 통을 먹는 식탐 최고의 청년이었기에.     


“좋다. 한번 해봐. 달성하면 아빠가 10만 원의 상금을 줄게. 또한 아빠도 75kg까지 살을 빼는 것에 한번 도전해볼게.”    


그 말을 하던 당시 내 몸무게는 83kg이었고 예전에 다이어트를 해서 75kg으로 줄인 적이 있었기에 자신이 있었다. 그때는 슬림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몸 관리를 하지 않았기에 몸무게가 다시 원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때 몸무게를 뺀 것을 기념하여 옷도 여러 벌 샀는데, 다시 살이 찌니 입을 수가 없었다. 살빼기는 나에게도 필요한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둘째와 나의 살 빼기 도전은 시작되었다. 그런데 불가능할 것이란 내 생각과는 달리 아들은 약 2주 전에 85kg 살 빼기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이건 아들에 대한 내 관념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그런데 난 1kg도 빼지 못했다. 아들은 다시 80kg으로 목표를 정했고 지금 81kg까지 몸무게를 뺀 상태다. 


이런 아들을 보면서 아버지로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서 어제 태화강변 아침 산책을 하는 중에 ‘나도 다시 살을 빼자’ 라는 싱싱한 물고기가 뇌의 강물 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막연한 목표보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다. 오늘 오전까지 80kg의 벽을 깨어보자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텔레비전 프로 백년손님에서 이만기가 하루에 3kg을 빼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떠오른 것을 보게된 것이 계기라면 직접적인 계기였다. 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도전을 시작했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몸무게를 측정해보니 82.4kg(산책하기 전에 몸무게를 재었다면 아마도 83kg이 나왔으리라.)이었다. 우선 식사량을 대폭 줄였다. 이 방법은 둘째가 시도해서 성공한 방법이었다. 간장 종지에 밥을 담아서 아침, 점심,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둘째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체중을 달아보니, 81.4kg. 식사 조절만으로 1kg이 줄어 약간 만족감이 들었지만 목표에는 턱 없이 모자라는 숫자였다. 태화강변으로 산책을 하러갔고 다른 날보다는 약간 먼 거리를 걸었다. 그런 후 집에 와서 몸무게를 재니 80.8kg이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줄넘기를 가지고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로 향했다. 그곳에서 2,000회를 뛰었고 바로 목욕탕으로 향했다. 옷을 벗고 몸무게를 재니 79.85kg,  80kg의 벽을 깨는 목표는 달성을 했다. 하지만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열기욕실에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들어가 땀을 뺏다. 그리고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50분 정도 목욕을 하고 밖으로 나와 몸무게를 재니 79.15kg이 되었다. 애초에 목표했던 80kg의 벽을 깬 것을 넘어 3kg 몸무게 빼기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내일 오전까지 78kg의 벽을 깨자는 것. 탄력이 붙었으니까 이 정도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나이 들어서 급하게 몸무게를 빼면 건강에 좋지 않다.”    


라는 이야기를 간혹 듣곤 한다. 하지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라는 판단이 선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종 목표는 75kg이다. 배가 나온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날씬해진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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