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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Aug 01. 2018

생각산책-1,2

생각산책-1    


태화강변 산책을 하다 비둘기가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고 제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먹이를 찾는 것인지, 한가롭게 노는 것인지 무척 평화로워보였다. 순간 ‘비둘기는 왜 사람을 겁내지 않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 답을 생각해내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헤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비록 자신들을 잡으려고 해도 사람보다 먼저 움직여 도망갈 자신이 있음이 그 이유이다. 미래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데 굳이 몸을 움직여 귀찮게 도망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오든 오지 않든 평화롭게 자신들의 할 일을 하고 있는 거다.    

비둘기도 이러한 자신감으로 여유롭게 사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사람이 걱정에 사로잡혀 평온함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가?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해서 걱정에 사로잡혀 산다는 것은 비둘기보다 더 못한 일이며,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는 인간으로서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자신을 믿어야 한다. 우려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과 설사 일어난다고 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비둘기가 날아가지 않고 유유히 제 할 일을 하는 것처럼, 사소한 일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평화롭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생각산책-2    


한 분기가 3개월. 1년은 4분기로 나눈다.  언제부터인가 난 한 분기마다 하나씩 프로젝트를 이루고자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의 결과가 이루어지든 그렇지 않든 그 분기에는 그 일에 대해 집중하곤 했다. 올해 4월까지는 책을 출간하기 위한 글을 썼고, 7월까지는 하고 싶었던 공부를 했다. 7월 이후 8월초인 지금까지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열치열 프로젝트’를 계획하여 폭염 속에서 달리기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오토바이를 탔다.     

또 하나는 ‘가슴 펴기 프로젝트’. 살아오면서 허리가 구부정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특히 아내는 가슴을 좀 펴고 걸으라는 말을 잔소리처럼 해대었다. 내 자세에 문제가 있음을 나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던 터여서 이번 기회에 허리를 펴보는 노력을 해보기로 했다. 거창한 것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허리를 쭉 펴고 아침마다 태화강변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허리를 펴니 복부에 힘이 들어갔다. 툭 튀어나온 배도 들어갈 것 같고, 이렇게 한 달만 하면 굽어진 허리도 쭉 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약 4킬로미터를 걷는데, 걸으면서 태화강변도 보고, 생각도 하고 7080 인기 가요도 듣는다. 오늘 아침에는 김정호의 노래를 들었다. 젊었을 때부터 무척 이 가수를 좋아했는데 요절하여 그 모습을, 새로운 노래를 들을 수 없음이 아쉽다.    


“루루루루, 세월이 가네. 루루루루, 젊음도 가네.‘

언젠가 우리 인생도 가고 없을 것이다. 내 인생이 다 가버리기 전에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이루면서 살아가고 싶다. 어깨를 펴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배는 집어넣고 멋진 남은 삶을 살아가고 싶다. 당신도 한 분기 당 작은 목표 하나라도 세우고 실천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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