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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Sep 25. 2018

*노란 장미 2


시화전 내 시에 노란 장미 한 송이를 꽂아준 친구. 세상에 태어나 여자에게 꽃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다. 내 나이 스물네 살에. 그리고 장미는 빨간색이라는 내 관념을 깨어 부쉈다. 그 이전에는 노란 장미를 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장미는 모두 빨간색이라고 생각했다. 노란 장미는 나에게 많은 시적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아마 비 다음으로 의미를 부여한 것이 노란 장미가 아닐까. 노란 장미는 바다에도 피어 있었고 즐겨 마시던 소주에도 피어있었다. 언젠가 소주를 마시며 노란 장미 꽃잎 하나를 떼어 잔 속에 넣어본 적이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 잔을 마셨다. 꽃잎이 목젖을 타고 내려가 가슴에 담겼다. 한 병을 비우니 노란 장미 한 송이는 가슴에서 피어났다. 매일 마시던 소주 탓에 가슴에는 온통 노란 장미꽃 천지가 되어 있었다. 향기가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술과 향기에 취해서 쓴 시이다.

   

노란 장미 2    


술병엔 노란 장미 한 송이가

담겨 있어

술을 따르면

꽃잎이 흘러나와 고인다.    


한 잔을 마시면

하나의 가시에 찔리고    

한 병을 비우면

노란 장미 한 송이는

가슴에서 피어난다.    


그대를 알고 난 후로

하루에 한 병씩

마신 술에    

가슴은 온통

노란 꽃 천지    


아슴아슴 피어오른

노란 향기에

언제나 그대 이름

노란 장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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