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로 업종을 바꾸면서 엄마와 지내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사실 원래도 고목나무에 붙어있는 매미처럼 엄마 주위를 맴돈다) 다만, 며칠 전 내 발가락이 똑 부러지는 바람에, 거의 엄마를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우리 엄마는 나 대신 여동생에게 잔소리를 듣고 계신다.
그 문제의 감자탕(엄청맛있음)
어제 감자탕으로 쓸 돼지등뼈를 두 다라이정도 사 오셨다. 시래기는 덤. 등뼈는 피를 빼야 하고 시래기는 하나하나 손질해서 보들보들하게 삶고 식초 넣어서 또 삶고.
문제는 이 과정을 혼자 하시려고 했나 보다. 게다가 청소기도 혼자 밀려고 하시고, 집 청소도 혼자 하려고 하셨는지 동생이 터져버렸다.
"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엄마 혼자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풉하고 웃어버렸다. 보살처럼 유순한 동생이 팡 터질 정도라면 말 다했다.
의자에 앉아서 엄마와 여동생을 구경하자면, 너무 귀엽다. 엄마는 여동생 몰래 살금살금 집안일을 하고 계시고, 여동생은 발 빠르게 집안일을 하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