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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24. 2024

미국 시카고현대미술관

[고영애의 건축기행]

Museum of Contemporary Art Chicago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각예술 작품 수천 점의 소장을 자랑하는 미술관"
- 건축가 요제프 파울 클라이휴즈
- 주소 220 E Chicago Ave, Chicago, IL 60611, USA
- 홈페이지 www.mcachicago.org   


사진작가 고영애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미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60곳을 프레임에 담아 소개한다. 뉴욕 현대미술관부터 게티센터, 바이에러미술관,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등 현대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12개국 27개 도시에서 찾은 미술관들을 생생한 사진과 맛깔스런 건축 이야기로 안내한다.


시카고의 초고층 빌딩 (사진 고영애)


시카고 현대미술관의 전경 (사진 고영애)


시카고 현대미술관의 야경 (사진 고영애)


1967년에 설립된 시카고 현대미술관은 건축의 도시답게 지어진 미술관이다. ‘MCA 시카고’로도 불리는 시카고 현대미술관은 세계적인 규모의 동시대 미술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각예술 작품 수천 점을 소장하고 있는 미국 현대미술관 중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손꼽히고 있다.


시카고 현대미술관은 본래 시카고 온타리오에 있었으나 1996년 현재의 위치인 이스트 시카고에 종전의 5배 규모로 재개관하였다. 재개관한 시카고 현대미술관은 독일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건축가인 요제프 파울 클라이휴즈(Josef Paul Kleihues)가 설계를 맡아 1996년 완공되었다. 그가 미국에 설계한 최초의 건축물 MCA 시카고는 시카고의 근대건축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혁신의 정신을 담아 새로운 모습의 건축물을 선보였다.


토마스 쉬테의 '노란색 군상' (사진 고영애)


마이클 엘름그린과 잉가 드래그셋의 설치 작품


MCA 시카고 외관에서 가장 상징적인 기능은 메인 계단이다. 정문 중앙에 넓은 계단을 두어 고대 아크로폴리스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공간은 지역 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건축가의 배려다. 건축가의 이 고안은 카를 프리드리히 싱켈(Karl Friedrich Schinkel)에 의해 설계된 베를린 구 박물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MCA 시카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정면의 수십 개 계단을 올라야만 비로소 미술관 1층으로 들어서게 된다. 계단 꼭대기에는 토마스 쉬테(Thomas Schütte)의 노란색 군상이 놓여 있다.


미술관 입구의 조그마한 정원은 조각을 설치하기 위해 만든 공간으로 부서진 자동차를 설치해 놓아서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은 마이클 엘름그린(Michael Elmgreen)과 잉가 드래그셋(Ingar Dragset)의 작품이다. 노르웨이 출신의 엘름그린과 덴마크 출신의 드래그셋은 2005년부터 텍사스의 황량한 광야 한가운데 프라다의 한 매장을 예술 작품으로 설치해놓아 더욱 유명해진 작가이기도 하다.


밀레니엄 파크 내 프리츠커 파빌리온 (사진 고영애)


밀레니엄 파크 내 크라운 분수 (사진 고영애)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로 향했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설계로 유명해진 프랭크 게리(Frank Gehry)는 시카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밀레니엄 파크에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Jay Pritzker pavilion)’을 세우게 된다. 넓은 공원의 파란 잔디와 하나가 된 은빛 스테인리스 구조물은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반짝이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나는 조형물 앞에 자유롭게 누워서 독서와 담소를 즐기는 시카고 시민들과 하나 되어 그들의 풍요를 잠시 누렸다. 마냥 즐거워하는 어린아이와 함께 일상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프레임에 담아보았다.


그 옆에는 인도 출신으로 영국의 세계적 조각가인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라는 부제를 단 거대한 스테인리스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수은 액체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콩 모양의 스테인리스덩어리로 된 이 조각은 밀레니엄 파크 안에서 일어나는 일상들을 조각 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감상자들은 각자의 움직임에 따라 자신의 모습이 왜곡된 형상으로 비춰질 때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조각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현실과 왜곡의 괴리된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다. 밀레니엄 파크의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는 시카고 시민들의 얼굴들을 LED로 된 대형 프레임에 담아 얼굴 표정이 바뀔 때마다 입속에서 물을 뿜어내어 행인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고 영 애


오랫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미술관을 촬영하고 글을 써온 고영애 작가는 서울여대 국문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사진디자인과를 졸업했다. 한국미술관, 토탈미술관 등에서 초대 전시회를 열었고 호주 아트페어, 홍콩 아트페어, 한국화랑 아트페어 등에 초대받아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미술관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글과 사진을 실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 잡지에 건축 여행기를 썼다. 

이 연재물은 그의 책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헤이북스) 중에서 <데일리아트> 창간을 기념하여 특별히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미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을 골라서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그가 15년 넘도록 전 세계 각지에 있는 현대미술관들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기록한 ‘현대미술관 건축 여행기’다.


고영애 글/사진,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 헤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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