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5월 16일(금)부터 7월 20일(일)까지 서울관에서 기획전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장애, 질병, 노화 등 다양한 조건의 신체를 중심에 두고, 이를 어떻게 환대할 수 있을지를 탐색한다. 국제박물관협회(ICOM)가 2022년 개정한 박물관 정의에서 강조한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이용하기 쉬우며, 포용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기반한 기획이다.
전시전경 /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1부 '기울인 몸들'은 장애, 질병, 노화 등으로 인해 비정상으로 간주되어 온 신체를 주제로 한다. 구나의 조각 〈레드브라운캐비닛 안 상아뼈콜드스킨제스처〉(2025)는 신체 일부를 단면적으로 드러내며 사회의 시선을 환기시킨다. 김 크리스틴 선(Christine Sun Kim)의 〈일상의 수어〉(2022)는 수어를 언어로서 재조명한다. 사라 헨드렌(Sara Hendren)과 케이트린 린치(Caitrin Lynch)의 협업작 〈집에서 엔지니어링 하기〉(2016/2025)는 일상 속 작은 조정으로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2부 '살피는 우리'는 도시, 언어, 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몸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에 주목한다. 데이비드 기슨(David Gissen)은 장애인의 시선을 반영한 도시 재설계를 제안하고, 리처드 도허티(Richard Dougherty)는 수어 사용자에 적합한 공간 모델을 선보인다. 알레시아 네오(Alecia Neo)는 가족 돌봄자의 신체 동작을 춤으로 번안하고, 김은설의 〈흐려지는 소리, 남겨진 소리〉(2025)는 청각장애인의 감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윤충근의 〈캡션〉과 〈격언〉은 미술관 공간의 접근성과 정보 전달 방식을 점검한다.
3부 '다른 몸과 마주 보기'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김원영과 정지혜의 〈보철(물)로서 움직이기 – 머신, 어포던스, 케어〉(2025)는 보철을 통해 의존과 지지의 관계를 탐색하고, 윤상은의 〈어딘가의 발레〉(2025)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춤을 추는 과정을 기록한다. 최태윤과 연 나탈리 미크(Yon Natalie Mik)의 〈일하지 않는 움직임, 이주하는 몸들〉(2025)은 몸을 돌봄의 주체로 해석한다.
전시전경 /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입구에는 리처드 도허티의 설치작 〈농인 공간: 입을 맞추는 의자〉(2025)가 전시되어 있다. 계단 앞에 마주 보는 의자와 경사로를 설치해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경사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한다. 전시장 내부는 휠체어 이용자 동선을 고려해 설계됐으며, 점자 블록, 쉬운 글 설명 패널, 대화형 음성 해설 등 다양한 관람 편의 요소를 갖췄다. 전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과 안내 앱의 '접근성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외부 전문가와 유관 기관이 협업해 기획했으며, 전시 도록은 웹 형식으로 제작돼 밝기 조절, 음성 지원, 큰 글자 기능 등을 제공한다. 휠체어 사용자 유튜버 김지우(구르님)와 문화예술 평론가 안희제가 필진으로 참여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환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실험이자 실천"이라며 "앞으로도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취약함을 인정할 때, 서로를 환대하는 실천의 장이 열린다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