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 밀러의 바다, 2025, 캔버스에 유화물감, 162.1×130,3cm /출처: 전북미술관
서양화가 조헌의 《지각된 풍경》이 2025년 5월 22일(목)부터 6월 1일(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열린다. 오랜 시간 회화의 물성과 행위, 감각의 교차에 주목하며 제작한 조헌(b.1964)의 평면 회화 연작을 엿볼 수 있다.
그는《징후적 풍경》, 《느낌의 무게》 등 지난 개인전을 통해서 ‘풍경’을 보는 감각의 층위를 확장했다. 회화 속에서 시간과 감정의 흔적을 어떻게 지각할 수 있을지를 탐색해 왔다.
조헌, 바벨, 2025, 캔버스에 유화물감, 162.1 ×130.3cm /출처: 전북미술관
조헌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각각 인간의 욕망과 사유를 주제로 한 〈바벨(Babel)〉시리즈와 〈말러(Mahler)의 바다〉시리즈를 선보인다. 폐허의 이미지로 묘사된 '바벨'은 파괴와 고립을 의미한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통해 인간의 꺼지지 않는 욕망과 인간성의 피폐와 말살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인간에 대한 신의 징벌을 상징하는 성경 속 바벨탑으로 구현했다.
'혼란 속에서도 인간 존재의 숭고함과 필멸성은 유지된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비관을 초월한 듯한 수평선의 장엄함을 화면에 담았다.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말러의 바다〉는 공간적으로 우주와 만나는 경계선을 이루는 바다의 이미지를 통해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욕망에 의한 폭력과 대립, 그리고 숭고함과 필멸성에 대한 사유를 표현한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사라지지 않고, 무엇인가로 연결되어 있는 것, 그 힘을 느낌으로써 사유와 영감을 제공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헌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징후적 풍경》(2023), 《느낌의 무게》(2021) 등 22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두터움의 미학》(2023), 《전북의 불꽃》(2022), 《하늘 땅 사람》(2018) 등 2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1년 전주시예술상, 2006년 광주 신세계미술제, 2005년 전라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전주지방법원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동시대 전북미술의 실험성과 조형적 깊이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관람객들과 공유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서울분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년도에 대관 공모를 통해 개별 전시를 선정하며, 작가와 평론가를 연결하는 비평 매칭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한 대관 전시가 모두 종료된 이후에는 한 해 동안 참여한 전시를 아카이빙한 연감 도록을 발간할 예정이다. 전시기간 중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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