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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24. 2024

이카루스의 날개를 현실에 재현하다 - 작가 윤두진

[강의실 밖 그림 이야기]

이카루스의 날개를 현실에 재현하다 - 작가 윤두진 
gatekeeper series, 35x24x3cm, F.R.P casting, 2024

6년 간 부친의 병 수발을 들면서 멈추었던 작업 혼을 불태우고 있는 윤두진 작가는 그 공백을 채우려 하기보다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멈추었던 작업을 다시 시작할 만큼 진중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윤두진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신화 속의 한 장면이 연상될 될 만큼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이상 세계에서 바라보았던 신의 모습을 한 형상이다. 

illusion series, 11.5x24.5x2cm, onyx +크리스탈레진 레진 ,2024


illusion series, 11.5x24.5x2cm, onyx +크리스탈레진 레진, 2024



gatekeeper series, 28x39x3cm, F.R.P casting +흑연, 2024



표현 방법은 얕은 돌출 방식을 선택한다. 저부조 방식은 고대 이집트의 중세 성당 신전의 벽면에 많이 사용되었던 조각으로, 환조와는 달리 객체가 전체와 분리되지 않는 하나의 매스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근원으로부터 시작된 연결고리의 의미를 갖는 것이며 작가의 작품 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독립된 환조가 탄생하기 이전의 상황, 즉 태동의 시작부터 형상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인물들은 인간이 가진 끝없는 욕망을 투영하고 단편화하여  이상향의 최고봉인 엘리시움에 있는 신적인 존재로 나타난다. 

gatekeeper series, 27x28x3cm, F.R.P casting, 2024



작가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스케치로 옮기며 유토로 1차 제작 과정을 거친다. 신화라는 테두리에서 설명되어 온 윤두진의 작업은 현상계의 모든 이야기로 확장하며 다각적 입체화로 전환한다.


윤두진 작가는 2000년대 초 ‘Mask Series'를 통해서 인간의 다면(多面)성에 대해 고민한 바 있다. 부친의 병간호를 하면서 환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경험으로 탄생하게 된 ‘Protecting Body Series’는 신들을 모티브로 하는 작품의 모태가 된다.

gatekeeper series, 28.5x28.5x3cm, F.R.P casting, 2024



‘Protecting Body'(2013), ‘Guardian’(2017), ‘Elysium’(2020) 연작을 통해 이상적인 신체를 가진 신격화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작업해 왔다. 섬세하게 조각된 남녀의 모습을 한 육체는 천상의 세계에서 땅과 하늘을 오가는 신들처럼 숭고하고 순결하며 순수하다. 작가는 화이트 톤을 중심으로 한 무채색의 이야기로 작품을 풀어내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기본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gatekeeper series, 36x34x5cm, F.R.P casting, 2024

또한 윤두진 작가는 날개를 작품의 주된 모티프로 사용한다. 그가 생각하는 날개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엘리시움(Elysium)'에 도달하기 위해서 시공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의미를 포함하며, 무언가에 몰두할 때 탄력을 받아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의미도 포함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작가는 평면적 얕은 부조 형태에 입체를 접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작업은 작가가 평면을 다루는 데생력의 탄탄함과 입체적 감각의 정교함을 두루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부친의 병간호를 하면서 유한한 생명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손, 팔, 다리 등 인체의 부분을 기계 부속품처럼 갈아 끼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영원할 수 없는 생명을 연장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보이는 인체에 대한 탐구는 건강의 영원성을 바라는 마음이 기초가 되어, 전쟁터에 나가는 무사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갑옷을 입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신체적 영역이든 정신적 영역이든 갑옷과 같은 보호 장치가 필요함을 메시지로 전하려는 것이다. 

illusion series, 37x29x3cm, F.R.P casting, 2024

작가는 인간 수명의 유한성 앞에서 무한성의 욕망에 대한 답을 찾고자 이상의 세계 엘리시움을 꿈꾼다. 신을 창조하는 조물주로 그 꿈이 사후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유토로, 폴리코트로, 인조대리석으로 빚고, 흑연을 덧입혀 아름다운 모습을 한 신의 형상으로 만든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 윤두진 작가의 신화가 우리를 이상 세계로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제목:illusion series 15x15x15cmonyx +투명 폴리코트 2024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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