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추상과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만남: 서승원 개인전

by 데일리아트

6.5 - 7.12, PKM갤러리
한국 추상미술 1세대 대표 작가 서승원, 4년만의 PKM 갤러리서 개인전

3370_9577_2719.jpeg

전시 전경 /출처: PKM갤러리

PKM 갤러리는 오는 7월 12일까지 서승원 화백의 개인전 《The Interplay》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1년 개인전에 이어 4년 만에 열리는 자리로, 작가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조형적 실험과 미학적 탐구를 조명한다.

서승원 화백( b.1941)은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1960년대부터기하학적 추상과 한국적인 미의식을 접목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최초의 기하추상 그룹 ‘오리진(Origin, 1962)’과 전위미술 단체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1969-1975)’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전후 한국 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해왔다.

3370_9572_2112.jpeg

서승원, 동시성 23-617(Simultaneity 23-617), 2023 /출처: PKM Gallery

특히 그가 50년 넘게 천착해온 개념인 동시성(Simultaneity)은 보이지 않는 세계, 즉 ‘피안(彼岸)’을 화면 위에 조형적으로 드러내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의 화면 안에 공존하도록 만드는 작업은, 빛과 색, 구성의 조화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3370_9573_2237.jpeg

서승원, 동시성 22-802(Simultaneity 22-802), 2022 /출처: PKM Gallery

이번 전시 《The Interplay》에서는 선, 면, 색, 공간이 서로 스며들고 교차하는 회화 20여 점이 소개된다. 특히 최근작에서는 화면의 경계가 흐려지며 색면들이 부드럽게 겹쳐지는 방식으로, 깊고 은은한 감각의 추상 세계가 펼쳐진다. 빛이 번지듯 스며드는 색감과 공간감을 통해, 평면 위에서 새로운 차원의 깊이를 형성한다.

3370_9574_2314.jpeg

서승원, 동시성 22-702(Simultaneity 22-702), 2022 /출처: PKM Gallery

작가의 기억과 감성 또한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어린 시절 머물렀던 한옥의 창살 문양은 화면 구성의 바탕이 되었고, 창호지 너머로 비치던 햇빛과 달빛은 오늘날의 색채 감각으로 이어졌다. 다듬이질 소리와 흰옷의 질감은 그만의 고유한 ‘걸러진 색’의 감각으로 구현되어, 초기 오방색이 시간이 흐르며 정제된 빛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3370_9575_2340.jpeg

서승원, 동시성 24-919(Simultaneity 24-919), 2024 /출처: PKM Gallery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100호 이하의 작품들로, 스케일보다는 밀도와 깊이에 집중했으며 화면과 화면, 작품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하나의 호흡을 만들어낸다. 추상의 이미지들이 단순히 나열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3370_9576_2439.jpeg

서승원, 동시성 23-628(Simultaneity 23-628), 2023 /출처: PKM Gallery

서승원의 회화는 단순한 형식 실험을 넘어, 한국적 감수성과 현대적 언어가 만나는 접점에서 조용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는 관객들이 그 울림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국현 덕수궁',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